4대강 농성 19일차 소식 “뜨거웠던 4대강 저지 범국민대회의 현장”

2009.06.30 | 4대강

오늘은 현 정부의 독주를 막고, 4대강 사업의 폐기를 촉구하는 전 국민적인 염원을 모아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 4대강 저지 범 국민대회가 열렸습니다. 시청광장에는 이른 아침부터 모인 시민들이 오후 6시 행사가 끝날 때쯤엔 2,000명으로 불었습니다. 올들어 가장 더운 날이었음에도 우리의 강을 4대강 사업으로부터 살려야 한다는 시민들의 의지까지 꺽지는 못하였습니다.



시청광장에는 아침 7시부터 시민들이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시청광장을 지켜내기 위해서입니다. 범국민대책위는 시청 광장 이용을 사전에 신고하였지만, 정부는 불법집회로 변질될 가능성이 있다며 허가를 내주지 않았습니다. 행사를 진행하는 중간중간, 남대문서에서는 미신고된 불법집회이니 해산하라는 경고방송을 여러 차례 내보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신고를 하지 않은 것이 아닙니다. 경찰이 말도 안되는 이유로, 사실은 현 정부 정책에 반하는 내용이라는 이유로 일방적인 미허가를 통보한 것입니다.
우리는 한국 민주화 운동의 근간이 된 광장, 서울 시청 광장을 다시 시민의 품으로 안기위해 이른 시간부터 시청 광장을 지켜냈습니다.

작은 천막 외에 그늘 하나 없는 넓은 광장에서 시민들은 저마다의 방법으로 무더위와 싸웠습니다. 어린 딸이 부쳐주는 작은 바람을 흐뭇하게 맞는 아버지, 종이 박스로 햇볕을 가리고 부족한 잠을 청하는 시민들, 피켓으로 햇볕을 막고 무료한 기다림의 시간을 독서로 채우는 아저씨 등 나름의 방법으로 9시간을 기다려 행사를 함께 했습니다.

범국민대회는 참가자들의 발언 그리고 문화행사로 진행될 예정이었습니다.
그러나, 경찰이 공연 차량과 공연용 엠프의 출입을 막으면서 문화행사들이 모두 취소되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6명의 활동가들이 연행되고 전경과의 마찰도 빚어졌습니다. 연행된 활동가들을 태운 버스가 떠나려고 하자 김상희의원을 비롯한 민주당 의원들이 도로에서 연좌시위를 벌이기도 하였습니다. 이러한 대치 상황은 범국민대회 내내 발생했고, 시청광장은 중간중간 전경버스와 전경들로 봉쇄되었습니다.

시청광장이 봉쇄되면서 곳곳에서 마찰이 발생했습니다. 경찰이 한 활동가를 끌고 들어가며 활동가가 폭행을 당하기도 하였고, 시민이고 국회의원이고 할 것 없이 많은 사람들이 경찰 무리 속에 갇히기도 하였습니다. 우리는 쇠파이프를 들고 있지도 않았고, 각목 하나도 가지고 있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경찰은 시청광장으로 들어오는 모든 물품을 빼앗으며, 시청광장으로 진입하려는 시민들의 접근도 막았습니다. 시민들을 불법을 저지르고 있는 ‘나쁜’ 사람들로 몰아가는 가는 것은 시민들 스스로가 아니라 바로 정부입니다. 국민이 이 나라의 주인이라고 하지만, 국민들이 주인행세를 할 수 있는 상황은 이 정부에선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한편으론 화가 나기도 하고 슬프기도 했던 날이었습니다.

범국민대회는 강의 생명과 평화를 기원하는 4대 종단의 종교의식 거행 후, 오후 4시부터 2시간 동안 운하백지화국민행동 김종남, 최승국 공동집행위원장의 사회로 진행되었습니다. 국민행동 조명래 공동대표의 발언을 시작으로, 민주당 추미애 의원, 민노당 강기갑 대표, 창조한국당 유원일 의원,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의 발언이 이어졌습니다. 문화행사가 취소된 아쉬움은 급하게나마 조직된(사실은 준비된) 여성환경연대의 즐거운 율동과 노래로 달랠 수 있었습니다. 홍일선 시인의 ‘강 께서 자기도 꿈이 있다고 했다’라는 절절한 시가 군중의 마음을 울렸고, 이어서 민노총 김경자 부위원장, 진보연대 이강실 대표, 여성민우회 권미혁 대표의 발언이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강을 걱정하는 김현지양의 발언과 함께 4대강 유역인 한강, 낙동강, 영산강, 금강에서 올라온 시민들의 4대강 사업 규탄과 성토의 시간 후, 한도숙 전국농민회총연맹회장의 선언문 낭독으로 행사가 마무리 되었습니다.

행사는 인터넷 방송 아프리카를 통해 생중계되어 수 백명의 네티즌들이 시공간을 함께했습니다. 시청 앞 현장과 인터넷을 통해 반 4대강 사업의 뜻을 모아주신 모든 시민들에게 감사드립니다. 비록 여러 예기치 않은(혹은 예기하기도 했던?) 문제들로 행사가 원활히 진행되지는 못했지만, 끝까지 함께 자리를 지켜 힘을 더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그 힘을 얻어 운하백지화국민행동과 4대강 저지 범국민대책위는 우리 4대강의 생명들을 위해 더욱 열심히 활동하겠습니다.

4대강 사업이 궁금하시다면, 4대강 사업을 강행하는 이 정부가 답답하시다면, 언제든 조계사 농성장을 찾아주세요. 농성장은 언제나 시민을 향해 열려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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