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곡보 어류폐사, 생명이 사라져가는 4대강

2014.08.12 | 4대강

지난 7월 21일부터 낙동강 칠곡보 하류에서 강준치 수십여마리가 폐사체로 발견되기 시작했습니다. 수자원공사는 21일 이 사실을 알았지만 23일이 되어서야 대구지방환경청에 어류 집단 폐사 사실을 통보했으며, 대구지방환경청은 28일이 되어서야 이에 대한 설명자료를 내놓았습니다.

녹색연합이 칠곡보를 찾은 28일 밤에도 폐사한 강준치가 많이 떠올랐습니다. 다음 날 아침, 수자원공사는 폐사한 강준치를 수거해 감추기 바빴습니다.

강준치

 

 

 

 

(출처 : 대구지방환경청 설명자료)

21일부터 28일까지 수거한 폐사체의 양입니다. 400마리에 가까운 수입니다. 29일 아침부터 오후까지 반나절을 넘게 칠곡보에 머무르며 살펴보니 오후가 되어갈수록 보 바로 아래에 폐사한 물고기가 늘어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폐사한 개체수가 400마리를 훌쩍 넘겼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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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치 폐사의 원인은 무엇일까요. 대구지방환경청의 설명자료에 의하면 물고기 폐사지점의 용존산소량도 정상 범위이고 독성물질 유입이나 조류의 영향도 아니라고 합니다. 이밖에 독성, 질병 등 기타 다른 요인들에 대해 조사가 이루어지고 있는 중입니다. 지난 사례를 돌아보면, 2012년 금강에서 발생했던 어류 대량 폐사 사건의 원인이 4대강 사업 때문이었습니다. 이번 칠곡보 폐사 또한 아직은 정확히 말할 수 없지만, 4대강 사업 때문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아직은 이 많은 강준치들이 왜 죽었는지 알지 못합니다. 면밀한 조사가 필요한 부분이겠지요. 저희 역시 전문가와 함께 열심히 원인을 찾고 있는 중입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낙동강은 이제 생명을 키우는 강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것이 낙동강만의 문제일까요? 아프게 파헤쳐졌던 4대강 전 권역의 문제일 것입니다.

 

녹조

7월 29일. 칠곡보에 가득한 녹조

낙동강의 네 번째 보, 칠곡보에 조류경보가 발령되었습니다. 남조류 세포수가 500세포수를 넘으면 발령되는 조류경보 첫 단계, 출현 알림이 발령된 것입니다.(7월 21일) 주로 하류에서 관찰되던 녹조현상이 이제 점점 상류에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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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다섯번째 보, 강정고령보 하류에 위치한 화원유원지에서 관찰된 녹조입니다.

이곳은 4대강 사업 이후 녹조현상이 심해진 곳입니다.

좌우안 모두 '녹조범벅'이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 녹조현상이 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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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고령보 좌안입니다. 녹조 알갱이들이 둥둥 떠다닙니다.

 

산호대교

구미보 아래 산호대교에서 내려다 본 녹조입니다. 띠를 이루며 피어올랐습니다.

구미보는 낙동강 세번 째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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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단보 하류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녹조 알갱이들이 가득합니다.

녹조가 피어오를 수 있는 조건만 맞는다면, 강을 초록으로 물들이게 될 것입니다.

 

대구지방환경청은 칠곡보 조류경보 보도자료를 통해 먹는 물에는 이상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강물은 사람이 마시기위해서만 존재하지 않습니다. 강이 키우는 수많은 생명들과 강 주변 일대의 생태계, 그것을 모두 포함한 것을 우리는 강이라고 부릅니다. 녹조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강이 흐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해마다 더 심해질 것입니다. 강은 이미 호수로 변하고 있습니다. 강이 호수로 바뀌며 앓는 몸살, 죄 없이 고통받는 애꿎은 생명들, 이 것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 재자연화입니다. 해마다 심해지는 녹조, 올 해 처음 대량 번식한 큰빗이끼벌레, 반복되는 어류 폐사.. 내년에는 강에 어떤 일이 일어날 지, 벌써부터 걱정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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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원유원지. 녹조에 뒤덮인 큰빗이끼벌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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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보(낙동강 첫번째 보) 하류 강창교에서 발견한 큰빗이끼벌레 사체

 

강에 일어나는 변화를 우리가 눈 부릅뜨고 지켜봐야합니다. 눈이 되어주시고 귀가 되어주세요. 녹색연합이 전하는 현장의 소식들에 귀 기울여주세요. 더이상 강을 함부로 건드리지 못하도록 든든한 감시자가 되어주세요. 손잡고 함께 걷는 이들이 많아질수록 강을 본래의 건강한 모습으로 돌리는 날 또한 빨리 다가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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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평화생태국 이다솜

사진 : 평화생태국 황인철, 이다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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