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피해증언대회 – 4대강을 본래대로 되돌려 달라는 주민의 증언

2016.11.01 | 4대강

국회의원들이 4대강 유역 주민의 피해 상황을 듣고 있다.ⓒ 녹색연합
4대강 사업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주민들과 국회의원들이 만남을 가졌다. 지난 26일, 국회 간담회의실에서 ‘4대강 사업 피해 증언대회’가 열렸다. 환노위, 국토위의 국회의원 12명과 4대강복원범국민대책위원회, 낙동강네트워크 등 7개의 시민단체 네트워크가 공동주최하였으며, 낙동강, 한강, 금강, 영산강의 주민 40여명이 참여해 4대강 사업의 피해 상황을 증언했다. 또한 더불어민주당 이원욱, 민홍철, 서형수, 이용득 의원과 정의당 이정미 의원이 참석해 주민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이날 열린 증언대회는 20대 국회들어 처음으로 주민과 국회의원이 만나 4대강 사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자리였다.
4대강 사업 피해 증언대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원욱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녹색연합
지난 여름 낙동강 농지 침수 피해 지역을 직접 방문했던 이원욱 의원(더불어민주당)은 낙동강 현장 방문 당시 기억을 이야기하며 “4대강 사업 사후 문제의 근본적 해결방안을 찾아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정미 의원(정의당)은 많은 주민이 참석한 것에 놀라움을 표하며 “많은 분들이 절박한 마음을 가지고 국회에 오는 동안 4대강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국회의 책임을 무겁게 느낀다. 주민들의 마음을 잘 담아가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서형수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예산을 사용하는 데는 세 가지가 있는데 유익한 사업과 무익한 사업, 유해적 사업이 있다. 4대강 사업의 22조는 무익적 사업이 아니라 유해적 사업이다. 이런 사업이 되풀이 되면 안되겠다”고 이야기했다. 또한 민홍철 의원(더불어민주당)은 “국회가 피해주민, 전문가들과 함께 정확한 피해에 대해 조사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라며 “피해주민분들의 의견과 전문가 의견을 도출해서 국회와 함께 문제해결을 위한 출발점이 되었으면”한다고 말했다.
낙동강 어민 유점길씨가 4대강 사업 피해 상황을 증언하고 있다.ⓒ 녹색연합
국회의원 발언 뒤에는 주민들의 증언이 이어졌다. 주민들은 ‘5년 전 4대강 사업으로 강의 흐름이 멈추었을 때, 평생을 강에 기대어 살아온 우리의 삶도 함께 멈춰버렸다’며 국회가 4대강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 줄 것을 요청했다. 낙동강 어민 유점길씨는 ‘4대강 사업을 한 후에 물고기가 멸종했다. 448척의 배가 조업을 못하고 있고, 생계유지를 위해 비가 많이 올 때 강으로 떠내려 오는 쓰레기를 청소해서 생활비를 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고령에서 수박 농사를 짓는 농민 곽상수씨는 4대강 사업 이후 보 수위로 인해 농지가 침수된 상황을 전하며 ‘올 여름 양수기 고장으로 한 달간 200만 평의 농지면적에 양수장이 가동되지 않았다. 온 들이 물 천지가 된 것이다. 4대강 사업 이후 고령, 합천, 창녕에서는 양파와 마늘 농사를 짓지 못하고 있다. 5년째 제 값도 못 받고 빚지고 살고 있다. 농사짓는 입장으로서는 생계의 문제가 절박하다.’고 이야기했다. 금강에서는 친수구역법으로 토지가 강제 수용된 농민 안명근씨가 “친환경적인 논을 친수구역법이라는 잣대를 대서 농민들을 우롱하고 농지를 강제수용해서 빼앗아갔다”며 “지금이 일제강점기도 아닌데 땅을 수탈해갔다”고 전했다. 한강의 주민 신재현, 최영섭씨는 최근 한강에서도 4급수에서 서식하는 실지렁이가 발견되었고, 동양하루살이가 대량 번식하여 주민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고 증언했다.
김정욱 교수와 이현정 박사가 4대강 수질 안전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녹색연합
전문가들도 발제를 통해 보를 없애야한다고 주장했다. 백경오 교수(국립한경대학교)는 국무총리실의 4대강사업조사평가 가운데 보의 필요성과 관련된 부분에 대해 반박하며, 쓸모없는 4대강 보를 철거하는 것이 옳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현정 박사(국토환경연구소)는 4대강 사업 이후의 식수 안전성과 원수 수질 안정성에 대한 발제를 통해 4대강 사업 이후의 강 물을 식수로 사용하기 위험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많은 주민들이 국회를 찾아 간담회실이 가득 찼다.ⓒ 녹색연합
특히 주민들은 녹조로 가득한 물을 고도정수처리하면 안심하고 마실 수 있는지에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김정욱 교수와 이현정 박사는 취수장의 녹조 유입을 막고, 소독응집약품 투입량을 증가시켜 고도정수처리를 해도 정수된 물에 소독 부산물이 잔류하는 등 완전한 정수 처리는 불가능하다고 답변했다.
한강 주민 최영섭씨가 4대강 사업으로 인한 피해를 증언하고 있다.ⓒ 녹색연합
이 날, 주민들은 성명서를 통해 ▲정부는 4대강 사업으로 인한 농어민 피해와 수질, 생태계, 보구조물 정밀조사 등 4대강 사업 재평가를 추진할 것 ▲ 4대강 사업 대형보를 완전 개방할 것 ▲ 4대강 사업 진상규명과 비리 책임자 처벌을 위한 4대강 청문회를 실시할 것 ▲야당은 4대강 재자연화를 당론으로 채택하고 농어민 피해 보상과 4대강 재자연화를 위한 특별법을 제정할 것 등을 요구했다.
4대강사업 피해증언대회에서 정의당 이정미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녹색연합
현재 국회에는 ‘4대강 사업검증 및 인공구조물 해체와 재자연화를 위한 특별법안’이 계류중이며, ‘4대강 사업에 따른 농어업인 피해조사 및 보상에 관한 법안’이 준비중이다. 4대강 사업 이후 녹조가 심각해지는 여름에만 그 현상에 주목할 것이 아니라, 주민 피해에 대한 조사 및 4대강 사업에 대한 재평가, 4대강 재자연화에 대한 각계의 구체적 노력이 필요하다.
글, 사진 : 평화생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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