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도시의 건물 하나하나가 숲이 될 수 있다면

2014.09.30 | 재생에너지


건물에너지효율화(BRP). 
왠지 어려울 거 같은, 짧은 세 단어입니다. 하지만 하나씩 뜯어보면 참 단순하고 명확한 말입니다.
건물/에너지/효율화. 

서울의 에너지 사용량 중 건물이 차지하는 비중은 60%, 전기사용량 중 건물이 차지하는 비중은 80%에 이른다고 합니다. 특히나 아주 오래된 건물인 경우는 에너지를 잡아먹는 거대한 괴물이 되어버립니다. 이렇게 노후화된 기존 건물을 리모델링하는 에너지 효율화 사업은 도시 안에서의 실질적인 에너지 절감뿐 아니라 보다 쾌적한 근무환경, 지역경제 활성화를 함께 도모할 수 있는 아주 중요한 활동입니다. 하지만 계약전력 1000kW 이하 민간 건물의 경우 에너지 절감에 대한 관심은 높지만 건물에너지효율화에 대한 정보를 얻기가 참 힘든 실정입니다. 

그래서 녹색연합이 노원구청과 함께 나섰습니다. 중소규모 건물에너지효율화 사업에 대한 설명회를 열고 건물 담당자, 정부, 지자체, 에너지관련 기관이 함께 모여 논의 하는 자리를 가졌습니다. 

 

 

제대로 효율화 했다. 노원에코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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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원에코센터 가보셨나요? 외부차양을 설치하여 열 전달을 조절하고, 황토흙을 실내마감재로 사용하고, 그린커튼을 사용하여 강한 태양열을 차단하고, 단열에 탁월한 록셀보드XPS 복합단열재를 사용하는 등, 들어서는 순간부터 ‘아~ 이 곳이 바로 에너지효율화 건물이구나!’ 싶었습니다. 
특히 150m의 땅굴을 파후 그 곳의 공기를 뽑아 올리는 장치를 사용하여 에어컨을 틀지 않고도 시원~한 여름을 보낼 수 있게 해주는 장치는 이마를 탁, 치게 하더군요.
http://ecocenter.nowon.kr/ 구경해보세요~

 

 

그린리모델링, 에너지효율화의 또 다른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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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발표자인 건설기술연구원 녹색건축센터의 조동우 센터장은 훈훈한 이야기로 말문을 열었습니다. 시각장애인이었던 고객 한 분은 다른 사람들보다 소음에 민감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사를 갈 수도 없는 노릇이고 집을 다 뜯어 고치기도 힘든 실정이었지요. 그런 집에 기존 창틀을 활용한 단열창호 교체작업을 실시했고, 결로·소음·단열 세 마리 토끼를 잡는 효과를 보았다고 전하며 그린리모델링의 필요성에 대해 역설했습니다. 오래전에 지어진 노후한 건물 뿐 아니라 겉보기에는 그럴 듯 해 보이는 고급 저택도 단열이 되지 않아 비닐을 치고 사는 집이 적지 않다는, 에너지효율을 무시한 우리 주택의 현실도 짚었지요. 결국 그린리모델링은 에너지효율화를 극대화 하는 작업이고, 기존의 것들을 최대한 이용하여 생활을 윤택하게 만들어준다고 하니 참가자들의 귀도 솔깃해져 갔습니다. 

 

 

모든 이를 설득해야 하는 아주 고된 작업, 건물에너지효율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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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는 이태원에 위치한 ‘동호프라자’의 건물에너지효율화 사례를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건물 전체를 바꾼다는 건, 그 안의 수많은 입주자를 설득해야 하는 아주 지난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일단 새 건물로 탄생하게 되니 입주자들의 만족도가 올라가고, 화장실도 단열이 잘되어 겨울마다 얼었던 수도 걱정도 안하게 되고, 모두 행복한 결과를 얻었지만 그 과정은 만만치 않았다고 합니다. 공사기간 내내 불편한 상황이 계속되는 통에 입주자들에게 불려다니며 고생했다는 말을 전하는 지인수씨의 표정을 보니 그 험난한 과정이 느껴지더군요. 

하,지,만. 연간 사용량이 4만kWh, 그러니까 한달치의 전기사용량이 감소했다는 이야기(서울의 143가구의 전기사용량과 맞먹어요!)와 건물의 가격이 자그만치 두배나 뛰었다는 이야기를 전할 때는 다들 입이 떡! 벌어졌습니다. 자, 이제 관심이 생기시나요? 호호.

 

 

못 다한 이야기
이 이외에도 많은 이야기가 있었답니다. 하지만 모든 이야기를 싣는 건 무리가 있겠지요. 제가 하려는 이야기는 결국, ‘이 도시를 가득 채운 빌딩. 이 빌딩들이 모두 에너지절약형 빌딩으로 변신할 수 있다면, <지구에 조금은 덜 미안한> 도시로 변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입니다. 에너지를 효율화 하는 것은 탈핵의 지름길이니까요. 녹색건축물을 활성화하기 위한 서울시 건물에너지효율화사업 융자지원제도도 있으니 꼭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주택은 최대 1천만원, 건물은 최대 20억원까지 융자받을 수 있어요. [더 자세한 정보는 : http://opengov.seoul.go.kr/section/440091] 이 포스팅으로 건물에너지효율화에 관심이 생기신 건물 주, 건물 관리인 여러분들을 만나고 싶어요. 

문의 : 녹색연합 에너지기후국 신근정팀장 minimu@greenkorea.org

 

글 : 녹색연합 에너지기후국 신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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