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면에 대한 전면적이고 종합적인 대책.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2009.04.10 | 유해화학물질

석면에 대한 전면적이고 종합적인 대책.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 석면 수입, 제조, 사용 전 부문에 걸친 종합적 조사와 대책, 제도를 마련하라

  베이비파우더로부터 시작한 석면문제가 화장품, 의약품에서까지 드러나면서 정부의 석면문제에 대한 대처가 얼마나 허술한 것이었는지가 드러나고 있다. 우리는 이번 석면사태가 정부의 부적절한 석면대책이 낳은 필연적 결과라고 판단하며 다음과 같이 우리들의 입장을 밝힌다.

  첫째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의약품 등 석면함유제품에 대한 대책은 보다 신속하고 철저해야 한다.
  현재 베이비파우더, 화장품, 의약품 뿐 만 아니라 석면함유제품은 탈크의 용도가 광범위한 만큼이나 그 범위가 광범위하다. 그러나 이에 대한 정부의 대책은 이미 늦장대처라는 점은 차치하고라도 철저한 것과는 거리가 멀다. 석면함유제품에 대한 정부의 대처는 가능한 빠른 시일내에 석면함유제품 전체를 밝히고 국민들에게 이의 사용을 즉시 중단하도록 권유하는 것이 옳다.
  석면제품 의약품의 경우 정부는 “위험성은 미약하지만 국민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서”라고 회수 및 폐기를 발표했다. 이 때문에 이미 처방하거나 복용중인 의약품의 경우는 회수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그러나 정부는 최소한 석면의 위험성을 제대로 알려야 한다. 의약품의 경우 약을 갈아서 복용할 수 있으므로 이렇게 분말이 된 의약품은 흡입이 가능한 형태가 되고 약국종사자, 어린이, 시럽에 분말약을 타 먹이는 부모들이 위험에 노출된다. 또한 석면함유제품을 먹었을 경우도 그 위험성이 확립되지 않았을 뿐, 안전성이 확립된 것도 아니다.
  석면 검사법도 정부가 주장하는 석면검사법은 정확하지 않은 검사법이다. 석면의 검출방법은 편광현미경검사법이 표준적인 방법이다. 다른 검사방법으로 석면이 확인되지 않았으므로 안전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일관성도 없을뿐더러 사람들의 의구심을 더욱 증폭시킬 뿐이다.
  
  둘째 제품이 유통되었다면 수입, 제조 단계에서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석면에 노출되었을까?
  문제가 되고 있는 석면제품유통문제는 석면종합관리대책이 없다는 한국정부의 무대책이 낳은 극히 일부만을 드러내고 있을 분이다. 최종제품 유통단계에서 문제가 발견되었다는 것 자체가 문제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최종제품이 유통되었다면 그 제품이 수입되고 제조되는 과정에서 석면에 노출되었던 노동자와 사람들이 더 많았다는 것을 뜻한다.
  일상생활용품에서의 문제는 한국의 석면문제의 일부일 뿐이다. 정작 큰 문제들은 학교·병원에서의 석면노출문제, 건물철거시의 석면문제, 탄광에서의 석면문제, 석면 함유 제품 생산 공장의 석면 문제 등이다. 석면제품에 노출되는 주민들과 노동자들의 문제가 더 큰 문제라는 것이다. 일본의 경우 2005년 전국의 학교와 병원, 전철역사와 공공기관에서 아이들과 시민들이 지속적으로 석면에 노출되고 있는 것이 밝혀져 수백군데의 학교가 접근 금지조치가 내려졌다. 일본에서 석면 제품을 제조하던 대기업 구보타의 경우 반경 1km내에서만 50가구의 주민들이 중피종에 걸린 것으로 드러났다.

  셋째 정부는 범정부적차원의 종합대책을 마련하고 석면특별법을 조속히 제정해야한다.  
  오늘 우리가 목도하고 있는 현실은 석면의 위험이 최종소비자에게까지 이르렀을 만큼 석면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이다. 또한 1997년부터 시작하여 2009년 1월 1일 모든 석면 함유제품의 제조, 수입, 양도, 제공 또는 사용을 금지시킨 정부의 조치가 전혀 시행되지 않고 있음이 드러난 것이다. 따라서 석면의 수입, 제조, 사용, 폐기에 미치는 모든 과정에 대한 정부의 전면적인 현황조사와 그 대책이 종합적으로 시급히 마련되어야만 한다.

  따라서 석면이 수입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 제품 제조에 이용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 생활환경 및 산업 환경의 다양한 제품에 사용된 석면의 이용 실태를 밝히고 관리하는 것, 건축물 등에 사용된 석면의 실태를 파악하고 실제적인 관리를 실행하는 것, 그리고 석면 노출 피해자들을 보호하고 보상해주는 것 등 아직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고 노동부, 환경부, 식약청 등이 각각 부분적으로 맡고 있는 정부의 석면대책을 시급히 마련하고 이를 위한 석면특별법이 제정되어야 한다.

  한국사회는 바야흐로 ‘조용한 시한폭탄’이라는 석면의 폭발을 눈앞에서 보고 있다. 석면은 노출에서 중피종 발생까지 평균 잠복기가 38년이다. 지금 이시간에도 학교와 공공시설, 노동현장에서 어린이들과 주민들, 그리고 노동자들이 석면가루에 여전히 노출되고 있다. 한국의 노동단체, 그리고 시민사회단체들이 석면에 대한 종합적 대책을 요구해 온 것이 이미 수년이다. 그러나 정부는 언제나 미봉책으로만 대처해왔다. 도대체 정부는 언제까지 석면에 대해 미온적인 땜질식 처방을 계속할 것인가? 이미 늦어도 한참 늦은 석면문제 대책, 더 이상 미루어서는 안된다. 당장 종합적인 석면대책이 필요하고 이를 위한 제도적 정비가 필요하다.

2009년 4월 10일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노동건강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녹색연합 민주노총, 원진노동환경건강연구소 환경소송센터 발암물질감시네트워크

녹색연합의 활동에 당신의 후원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