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 뉘-우스입니다

2009.09.22 | DMZ

녹색현장강좌 “생명과 평화의 땅, DMZ” 후기

유소영 아나운서 : 안녕하십니까? 녹색뉴스의 유소영입니다. 녹색연합은 3년 동안 꾸준히 DMZ 생태 탐사와 보전 연구를 진행해왔습니다. 그 성과를 바탕으로 처음으로 20명의 회원을 대상으로 비무장지대 보전활동 현장강좌를 1박2일 일정으로 진행했습니다. 총 3곳의 전망대와 철원 평야의 여러 근대문화유산을 둘러보고, 우리나라에서 민간인이 걸을 수 있는 유일한 철책을 걸었습니다. 다녀오신 회원들 중 두 모녀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 저희는 먼저 연천에 있는 열쇠전망대에서 DMZ를 관망하였습니다. 안개가 살짝 있어서 그런지 웅장한 경관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나무들이 별로 없었는데 이유는 북한에서 시야를 확보하고, 부족한 연료를 보충하기 위해서 매년 산불을 놓거나 베어냈기 때문입니다. 철책을 따라 걸어보았는데, 끝없이 펼쳐진 철책을 보면서 한반도 분단의 아픔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 철책을 지키기 위해 군인들의 무릎이 다 망가진다고 합니다. 정전협정이 평화협정으로 바뀌어 젊은이들이 세월을 낭비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DMZ 안의 물웅덩이에서는 고라니가 놀고 있었는데요.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아 생태계가 잘 보존되어 있었습니다. 들어가고 싶지만 들어갈 수 없는 현실이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엄마 : 다음으로 저희는 철원으로 이동하여 국방문화제 연구원이신 이우형 님의 안내로 평화전망대, 철원 두루미관과 노동당사, 얼음공장, 월정리역, 농산물검역소 등의 근대역사건축물들을 둘러보았습니다. 일제 때 철원평야에서 생산된 대부분의 쌀은 일본으로 수탈되었고, 현재 철원평야의 땅은 대부분의 지주가 서울사람들이라고 합니다. 역사는 우리가 가야 할 길을 말해주고 있는 듯 했습니다. 철원은 겨울엔 두루미로 장관을 이룬다고 합니다. 추수를 앞둔 풍요로운 철원평야와 다양한 생태계는 겉으로는 낙원을 보는 듯 아름다웠지만, 속으로는 전쟁, 지뢰, 군부대, 철책, 토지분쟁으로 상처가 아물지 않고 있었습니다.

: 다음날 저희는 승리전망대에서 망원경을 통해 논둑을 한가로이 걸어가고 있는 북한군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북한전사들은 10년 동안 군생활을 하며, 직접 논에서 농사를 지어 생활한다고 합니다. DMZ 안을 흐르는 강에는 물보다 고기가 더 많다고 하는데, 몇 년전 한 북한군이 고기를 잡다가 떠내려와서 다시 돌려보내기도 했다고 합니다. 빨리 통일이 되어 자유롭게 DMZ내에 들어가 고기를 잡아보고 싶습니다. 몇 백 미터의 거리를 두고 생활하는 모습까지도 볼 수 있었는데 빨리 통일이 돼서 신기하게 지켜보지 않고, 옆에서 도와줄 수 있는 우리 한민족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녹색연합에서 참으로 알찬 1박2일을 준비하여 주셨습니다. 다음 현장강좌는 등용마을 탐방이라고 하는데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엄마 : 착하고 순수한 녹색회원들과 따뜻한 연대감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앞으로 녹색연합이 해야 할 일이 얼마나 많고 막중한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는 녹색연합이 하는 일에 더 많이 관심 갖고, 참여하고, 회비도 잘 내야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민통선지역은 여전히 개인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이 아닙니다. 어려운 행사를 진행하시느라 수고해주신 유소영, 박효경, 황주란 활동가님 감사합니다. 비좁은 버스에서 함께 고생한 녹색회원님들 사랑해요~ 철원 두루미 보러 같이 가자구요.

글 : 김성민 (녹색연합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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