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에 관한 세 가지 질문, 어느 정도가 되어야 할까?

2009.12.02 | 기후위기대응

<첫 번째 질문>
우리가 배출했던, 또 현재 배출하고 있는 이산화탄소 농도는?

우리에게 간단한 질문이 던져졌다. 기후변화로부터 지구가 감당할 수 있는 온실가스 배출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시피, 지난 100년간 온실가스 증가로 인해 지구의 온도는 급격히 상승했다. 현재 대기 중으로 배출된 온실가스의 작용으로 인해 북극의 빙하가 약 40%가 소실되었다. 이는 영국 면적의 약 5배에 해당하는 면적이다. 현재 많은 과학자들은 이미 2011에서 2015년 사이에 빙하면적이 모두 없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약 80년 후에야 빙하면적이 모두 없어질 것으로 보아왔던 예측이 크게 어긋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온실가스 배출량이다. 대부분 온실가스 배출량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지만 접근하기가 어렵거나 정보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기후변화의 원인이 되는 온실가스가 어느 정도 선에서 배출되어야 우리는 기후변화로부터 ‘살아남을’ 수 있을까? 쉬운 질문이 던져졌으니 이제는 어려운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만이 남았다. 우선 현재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에 대한 과학적 사실에 대한 접근부터 해보자.

-현재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농도는 384ppm, 매년 2ppm 증가한다.-

기후변화라는 이슈가 아직 ‘인위적인 것’이냐, ‘자연적인 것’이냐 라는 해묵은 논쟁이 시작되기도 전에 이미 대기 중 온실가스(이산화탄소)의 농도를 측정한 인물이 있는데 그가 바로 데이브 킬링(Dave Keeling) 박사다. 그는 1958년 3월, 하와이에 위치한 ‘마우나 로아(Mauna Loa)’ 실험실에서 치밀한 측정을 시작했다. 데이브 킬링 박사는 그 이후 1974년 4월까지 매 4시간마다의 이산화탄소 농도를 꼼꼼히 기록했다. 현재 이 작업은 ‘미 국립대기해양국(NOAA, National Oceanic and Atmospheric Administration)’에서 넘겨받아 매달 홈페이지를 통해서 발표하고 있다. NOAA가 2009년 11월 11일에 발표한 현재 대기 중 농도는 384.38ppm을 기록하고 있다.

NOAA에 의하면 약 200년 전에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275ppm에 불과했다. 그러나 18세기가 시작되면서 인류는 에너지와 상품을 생산하기 위해서 석탄과 가스와 석유를 태우기 시작하면서,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농도는 증가하기 시작했다. 최초에는 천천히 증가하다, 최근에는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현재는 약 390ppm에 달한다. 현재는 1년마다 2ppm씩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두 번째 질문>
기후변화, 티핑 포인트가 언제인가?

기후변화를 이해하는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것은 기후변화로 인한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의 시점이 어디에 있는가에 대한 논란이다. ’티핑 포인트‘란 기후변화의 위기가 인간이 도저히 손을 쓸 수 없는 한계점을 넘어가는 시점을 의미한다. 비유하자면, 기후변화에 있어서 ’티핑 포인트‘는 물이 가득담긴 컵에 물이 넘치게 하기 위한 마지막 물 한 방울과도 같다. 물이 넘치면 인류의 운명은 거의 되돌릴 수 없게 된다. 기후변화는 장기적인 영향으로 서서히 변화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현재 나타나는 기후변화의 영향은 지난 200년 전부터 인류가 공기 중으로 배출해 누적시킨 온실가스로 인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는 기후변화를 이해하는데 아주 중요한 메커니즘이다. 즉 인간이 배출하는 온실가스의 배출 속도와 지구가 반응하는 속도가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현재 이미 기후변화의 ’티핑 포인트‘에 매우 근접했다는 경고를 보내고 있다.

대부분의 과학자들이 의견으로는, 기후변화의 ‘티핑 포인트’는 2도 상승이다. 이러한 주장을 펼친 과학기구와 전문가들은 다음과 같다.

-지구환경 변화에 관한 국가과학기술회의(WBGU)
:1995년 지구온난화의 최대허용치를 2도로 설정할 것을 제안
www.wbgu.de

-기후변화 태스크포스(International Climate Change Taskforce)
:2005년 ‘Meeting the Climate Challenge’ 장기적인 목표로
2도 이상 상승하지 못하도록 노력할 것 제안
www.americanprogress.org

-영국 왕립환경오염위원회(Royal Commission on Environmental Pollution)
:2003년 “이산화탄소의 농도를 550ppm 이하로 억제하면 지구의 온도가 산업혁명 이전에 비해 2도 이상 오르는 것을 막을 수 있다.”
www.rcep.org.uk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패널(Intergovemental panal on Climate Change)
2207년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를 450~550ppm으로 안정화시키고 산업화 이전에 비해 지구평균 온도를 2도 상승 이하로 유지시켜야 한다.
www.ipcc.ch

-2도 상승의 ‘티핑 포인트’를 넘어섰을 때는 되돌릴 수 없을 것이다.-

영국 정부의 과학수석고문인 데이비드 킹과 가브리엘 워커는 2도 이상 상승하면, 시베리아 대륙 지하의 메탄가스의 대량배출과 같은 양성되먹임(positive feedback)이 일어날 가능성을 이야기 하고 있다. ‘6도의 악몽’의 저자 마크 레이너스 역시 2도 상승이 가져올 연쇄반응에 대해서 심도있게 이야기하고 있다. 마크 레이너스에 의하면, 지구 온도가 2도 이상 상승하면 아마존이 붕괴하고 토양의 탄소배출이 유도되는 티핑포인트를 넘어선다. 이로 인해서 대기중으로 이산화탄소 250ppm이 추가로 배출되면서 온도가 1.5도 상승한다. 이는 다시 곧 4도 상승으로 이어진다. 일단 그 단계에 접어들면, 시베리아의 영구동토층이 녹으면서 나오는 탄소와 메탄의 배출이 가속화되어 대기 중으로 배출되는 온실가스 더 늘어나며 우리는 곧 5도 상승의 세계로 접근한다. 이 정도로 온난화되면 바다 심해에 저장되어 있는 메탄하이드레이트가 대기 중으로 배출되어 6도 상승에 따른 대 멸종의 재앙을 맞이하게 될 수 있다.

위와 같은 과학적 주장에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아주 명쾌하고 간단하다. 최소 2도 상승까지가 우리의 최대 마지노선이라는 것이다. 2도 상승 이상이 되면, 티핑 포인트를 벗어나 인간의 손으로 도저히 막을 수 없는 연쇄반응이 시작될 수 있다. 그러나 이 말은 2도 상승이 될까지는 괜찮고, 2도 상승이 넘어가는 시점부터 위험하다는 얘기는 아니다. 우리가 이미 대기 중으로 엄청난 양의 온실가스를 배출시켰고 누적된 배출량에 따라서 지구의 기온이 오르는 것은 상대적으로 ‘시간 차’가 발생하기 때문에 아직 2도 상승이 되지 않았다고 해서 안심할 수 는 없는 것이다. 이러한 ‘시간 차’ 때문에 지구 온도가 2도 상승한 순간은 이미 늦었다. 2도 상승을 확정짓게 만드는 바로 그 시점이다. 따라서 현재 0.74도 상승한 지구의 상황을 고려해 볼 때, 향 후 십 수년 안에 과감한 결단을 하지 않으면 우리는 매우 위험한 시나리오대로 흘러나가될 것이다.

<세 번째 질문>
온실가스, 얼마나 감축해야 하는가?

현재까지 기후변화 과학에 있어서 가장 공신력 있는 국제기구인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패널(IPCC, Intergovemental panal on Climate Chage)’에 의하면 금세기 안에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를 450ppm~550ppm으로 안정화시키고 산업화 이전에 비해 지구 평균 온도를 2°C 이하로 낮춰야 한다고 권고했다. 현재 IPCC가 말하는 권고치는 약 2050년까지 1990년 기준으로 최소 약 50% 감축안(최대85%까지)이다. 이를 위해 전 지구적으로 2020년 이전에 온실가스가 감축 추세로 접어들어야 하고 개발도상국의 경우에도 2020년 경 감축추세로 전환되어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선진국은 2020년까지 25~40%를 감축해야 하고, 개발도상국들도 역시 BAU 대비 약 25% 감축을 해야 한다.

기후변화의 위험성을 최초로 경제적으로 분석한 ‘스턴 보고서(2006)’에 의하면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우리의 배출 목표치는 550ppm 이었다. 그러나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550ppm 정도에 달하면 지구의 온도는 약 4도가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6도의 악몽을 쓴 저자 마크 라이너스에 의하면, 티핑 포인트의 기점을 2도 상승으로 잡았고, 이를 위해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최소 400ppm에서 수렴해야 한다고 밝혔다. 도대체 우리가 살아남을 수 있는 수준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얼마가 되어야 하는가? 최근 몇 년 사이, 기후변화 과학이 급격히 성장하면서 이러한 수치조차도 매우 보수적이라는 시각이 일어나고 있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 350ppm 까지 맞추자!-

과학적 진실은 400~550ppm 수준으로는 결코 힘들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현재 새로운 대중적인 흐름으로  350.org 라는 국제단체를 중심으로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농도를 350ppm까지 낮추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이러한 주장은 여러 유수의 과학자들로부터 지지를 얻고 있으며, 전 세계적인 대중 운동의 흐름을 바꾸어 놓고 있다. 미 항공 우주국 나사(NASA)에서 근무했던 제임스 핸슨(James Hansen)은 지난 20년 전에 지구온난화에 대한 경고를 한 최초의 과학자 중 한 명인데, 그는 최근 ‘만약 인류가 지구라는 행성이 기후변화로부터 현재와 같이 보존되기 위해서는 이산화탄소를 현재 385ppm에서 350ppm 수준으로 감축해야 한다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밝히고 있다. 그는 적극적으로 350 캠페인에 동참할 것으로 호소하고 있고, 350이라는 수치가 과학적 근거가 명확한 캠페인이라는 것을 대중들에게 알리고 있다. 20008년 폴란드 포즈난에서 열렸던 제 14차 기후변화 당사국 총회에 등장했던 미국의 전 부통령인 앨 고어 역시 이러한 캠페인에 지지를 표한다. 그는 350ppm 이라는 수치가 가능하냐는 질문에 ’과학적 진실은 협상의 대상이 아니다‘라는 명쾌한 발언을 한 바 있다.

손형진 (녹색연합 기후에너지국 활동가)
*녹색으로 그리는 아름다운 세상 http://blog.naver.com/1102s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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