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천연기념물 산양의 울진·삼척 서식 현황 분석

2013.04.25 | 산양

천연기념물 산양의 울진·삼척 서식현황, GIS 최초 분석

-GIS 분석을 통해, 천연기념물 산양의 생태적 특징 확인

-도로, 등산로 등 인위적 환경에 의한 간섭 심각

울진·삼척 산양 서식지에 대한 최초 GIS 분석

2010년에서 2013년까지 약 3년간에 걸쳐 녹색연합이 진행한 산양모니터링을 통해서,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인 산양의 울진삼척 지역 서식실태와 생태현황에 대한 정보가 밝혀졌다. 특히 녹색연합은 울진•삼척 지역 산양모니터링 결과를 최초로 GIS(지리정보시스템) 기법으로 취합, 분석하여, 산양서식지와 주변 환경과의 연관성을 분석하였다. 이번 GIS 분석을 통해 도로와 등산로 등의 인위적 요인이 산양 서식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또한 무인카메라를 통한 모니터링을 통해 산양의 생활과 생태에 대한 생생하고 구체적인 정보가 확보되었다. 울진 삼척 지역이 천연기념물 산양의 최남단 집단 서식지임에도 관리 보호 조직이 전무한 상황에서, 이번 녹색연합의 모니터링 결과는 향후 산양 보호 관리를 위한 토대로서의 가치를 지닌다. 천연기념물이나 멸종위기종에 대한 이와 같은 GIS 분석활동은 국내 민간에서는 최초로 실시한 것이다.

 

울진삼척 지역 산양의 의미

산양은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종 1급이자 문화재청 지정 천연기념물 217호로 지정된 보호종이다. 울진·삼척 지역은 2002년 실시된 환경부 전국 산양 분포 조사 결과에 따르면 강원도 비무장지대, 설악산과 함께 최소존속개체군 50마리를 넘는 100개체 이상의 산양이 무리를 이뤄 서식하는 ‘집단 서식지’이다.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산양인 Naemorhedus caudatus(영명 : Amur goral, Long-tailed goral) 종이 집단으로 서식하는 최남단 집단 서식지는 울진·삼척 지역이다.

산양 집단 서식지의 남방한계선은 우리나라 산양(Naemorhedus caudatus)이 어떤 환경에서 집단으로 살아 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척도(기후변화, 자연환경 등)가 될 수 있다. 이는 울진·삼척 지역이 산양이 집단으로 살아가기에 적합한 지형과 환경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비무장지대, 설악산에 버금갈 정도로 울진·삼척 지역의 자연환경보전 정도가 우수한다는 것을 나타낸다.

 

산양 서식에 대한 GIS 분석 결과

 

1. 서식지 특성

이번 GIS 분석 결과, 산양의 핵심 서식지는 산림청 지정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과 대부분 겹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우수 산림지역의 관리가 산양 보호로 이어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사람의 간섭이 적고 암릉, 바위지대가 많은 지역이 산양 서식에 유리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행정구역 상으로는 울진군 북면 두천리, 소광리와 삼척시 가곡면 동활리, 풍곡리, 사곡리 일대가 울진·삼척 지역의 주요 산양 서식지로 조사됐다. 그 중 핵심서식지는 바위가 많고 사람의 출입이 어려운 삼척시 풍곡리 용소골 일대로 확인됐다.

또한 고도, 경사도, 방향과 관련한 산양 서식지의 특성도 GIS 분석을 통해 밝혀졌다. 고도 400m~800m까지의 지대가 전체 서식지의 63%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400m~800m가 주로 암봉, 암릉, 바위지대로 구성되어 있어 산양이 서식하기에 좋은 환경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한 400m이하의 지역은 도로, 민가, 농경지 등 사람으로 인한 서식지 파편화 요인이 많아 꺼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산양서식지의 경사도는 전체적으로 고르게 분포하는데, 산양의 은신처, 쉼터, 대형 똥자리는 전체의 41%를 차지한 30°~45°에 위치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산양은 주로 경사가 있고 바위 지대를 등진 곳을 휴식처로 삼는 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산양 서식 흔적은 주로 북, 북동, 동에 분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양은 여름철에는 햇빛이 덜 드는 북향이 여름철에 남향보다 시원한 조건을 가졌기 때문에 북향을 더 선호한다. 또한 북향이 습하고 초본식물이 많기 때문에 산양이 먹이를 구하는데 있어 쉽기 때문으로 보인다.

 

2. 인위적 간섭의 영향

특히, 이번 연구결과에서 의미 있는 것은 산양서식지의 간섭 요인을 밝혀 낸 것이다. 대표적인 요인이 바로 도로와 등산로이다.

(1) 도로와의 관계

첫 번째로 도로와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도로로 인한 산양 서식지 단절 현상이 심각했다. 산양 서식지의 80% 이상이 도로와 1km 이상 떨어져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차량 통행이 빈번한 지역은 산양 서식지가 1km이상 떨어져 있었으며, 삼척 쪽은 지방도로와 최소 약 1km 이상, 울진 쪽은 36번 국도와 최소 약 2km 이상의 이격을 보인다. 또한 울진지역은 서면과 북면의 산양 서식지와 왕피천생태경관보전지역 내 산양 서식지가 단절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그 사이 위치한 36번 국도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산양 서식지가 도로와 일정한 이격을 나타내고 있음을 봤을 때 산양은 차량 등 도로에 민감한 것으로 보인다. 낙동정맥을 따라 분포하는 산양 서식지는 910번 석개재 지방도로로 단절된 형국이다.

(2) 등산로와의 관계

두 번째로 등산로와의 관계다. 사람의 출입 정도가 산양 서식과 상관관계를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람의 출입이 자유로운 삼척 응봉산 등산로(일반 등산로)의 경우 최소 200m 이상 등산로를 벗어난 지역에서 산양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었다. 반면 울진 금강소나무숲길(예약탐방제)에서는 탐방로와 인접한 지역에서도 산양의 흔적이 발견되었다. 전체적인 산양 서식 분포도에 있어서도 응봉산 등산로보다 울진 금강소나무숲길이 뛰어났다. 이는 예측 가능한 예약탐방과 예측 불가능한 일반 등반이 산양 서식에 미치는 영향에 있어 큰 차이가 난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번 분석 결과, 산양은 사람의 출입을 예측하지 못하는 경우 스트레스를 더 많이 받으며, 회피하는 경향을 확인할 수 있다.

 

울진 삼척 산양 보호를 위한 제언

녹색연합의 모니터링과 GIS분석 등을 통해 볼 때, 국내외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울진 삼척 지역의 산양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1. 서식지 위협 요인에 대한 대책

GIS 분석 결과, 도로와 등산로와 같은 인위적 간섭 요인이 산양 서식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확인했다. 따라서 이러한 간섭 요인을 최소화할 수 있는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통행량이 현저히 떨어지는 910번 지방도를 생태적으로 복원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산양 서식지의 파편화를 가속화시키는 36번 국도의 경우, 직선화 공사 이후 구도로를 생태복원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되어야 한다. 또한 우리나라의 등산 인구가 1,800만 명을 넘어서는 수준으로 덕구계곡-응봉산 등산로와 용소골-응봉산 등산로 등도 탐방수요와 그에 따른 등산로 개발이 강요되고 있는 분위기다. 따라서 산림청과 관련 지자체는 예약탐방제 도입 등 산양 서식지에 악영향을 줄일 수 있는 방안들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2. 각 관계기관의 협력을 통한 현지 관리 조직 건립

무엇보다 울진·삼척 산양을 현장에서 보호·관리할 수 있는 현장 관리조직이 절실하다. 비무장지대와 설악산 지역은 현재 멸종위기종 산양에 대한 보호·관리기관 및 시설이 있으나 울진·삼척지역은 산양 집단 서식지임에도 현재 보호·관리기관 및 시설이 없어 산양의 보호에 있어 열악한 환경에 처해있다. 산양서식지는 산림청에서 관리하고 있는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과 거의 일치하며 문화재청환경부도 관리책임이 있다. 그러나, 2010년부터 3년간 겨울철에 35개체의 산양이 폐사하는 초유의 사태를 계기로 대구지방환경청에서 겨울철 먹이주기활동을 정기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것이 전부다. 궁극적인 산양서식지 보전을 위해서는 각 기관이 적극적인 협력체계를 갖추어 산양 보호에 대한 순차적 계획을 수립해 실질적인 종과 서식지 차원의 통합적인 보호·관리방안을 마련하여야 한다.

녹색연합은 울진·삼척 산양 보호·관리방안으로서 정부 및 지자체에 계속적으로 ‘산양 구조센터’ 건립을 제안해왔다. 산양 구조센터는 지금까지의 야생동물 구조 및 보호·관리단체와 다른 새로운 모델이다. 정부, 전문가, 민간단체, 지역 주민이 참여하여 산양 구조와 서식지 관리를 기본으로 하고 전문가를 중심으로 한 치료활동과 연구활동을 병행하는 것이다. 또한 민간단체는 산양에 대한 인식 증진을 위해 주민은 물론, 시민을 대상으로 한 대중교육을 진행하는 것이다.

3. 충분한 연구활동을 통한 사람과 산양의 공생을 추구

울진·삼척 산양에 대한 전문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먼저 기본적인 산양 서식지 모니터링 체계, 틀을 구축해야 한다. 3년마다 전지역을 조사하는 정밀조사, 매년 하는 일반조사, 특수한 목적으로 진행하는 특별조사 등으로 세분화하여 울진·삼척 산양 서식지 모니터링 체계를 갖추어야 한다. 산양서식지의 정밀 조사를 통해 지역과 산양의 연관관계를 밝혀내고 개체 유전자 조사, 추적 장치 등 과학적인 방법을 동원해 울진삼척 산양의 생태적 연구가 선행되어야 한다.

울진·삼척 지역은 산양을 비롯한 수많은 야생동물이 살고 있는 지역이며, 미래세대에 물려주어야 할 중요한 생태 보고이다. 울진·삼척 지역이 산양의 최남단 집단 서식지로서 건강한 생태계가 유지되어야만 개체수가 증가해 다른 지역으로 퍼져나갈 수 있게 된다. 현재 울진 삼척 지역은 도로와 등산로만이 아니라 송전탑 신설과 같은 또 다른 위협요인도 증가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서식지 위협에 대처하는 보전방안 수립은 매우 시급한 과제이다. 문화재청, 산림청, 환경부, 지자체 등 부처를 넘어 서로 협력하여 통합적인 보전방법을 수립하여야 한다. 이 속에 지역주민, 시민이 참여하여 사람과 산양의 공존을 모색해 나가야 할 것이다.

2013년 4월 19일

녹 색 연 합

문의 : 한만형 (자연생태국 야생동물 담당, 010-4115-5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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