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우리 아직 살아있습니다.

2013.08.01 | 산양

안녕하세요. 야생동물탐사단 4기입니다.

전국적으로 비가 많이 오는데, 야생동물탐사단은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하신가요?

비가 와도 조사는 진행을…. 하지 않습니다. 굉장히 위험하기 때문이에요!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 셋째도 안전! 조사도 중요하지만 안전이 최우선 아니겠어요?

그래도 그동안 야생동물의 흔적 조사와 식생 조사, 그리고 비박까지.. 여러가지 일이 있었답니다.

야생동물탐사단 4기가 작성한 일지, 한번 읽어보시겠습니까? 출바알~

2013년 7월 29일

작성자 : 하바라

2시간 정도 차를 타고 이동해서 이사를 했다. 짐을 풀고 된장찌개로 두 번째 아침을 먹고 곧 바로 산행에 나섰다. 임도를 벗어나서 계곡을 건너는데 마땅한 길이 없어서 미끄러운 돌을 밟고 건너는데 선생님이 직접 물에 들어가서 한 명 한 명 손잡고 건너게 해주셨다. 처음 치고 올라간 부분은 키 작은 소나무들과 관목들이 많아서 힘들었다. 다른 참가자들이 합류한 날이라서 야장 쓰는 법, 카메라 설치하는 법 등을 다시 한 번 배우기도 했다. 비교적 둘레 60 이상의 금강소나무가 많아서 산행에 시간이 꽤나 걸렸다. 중간에 쉬면서 준비해온 감자와 삶은 계란으로 점심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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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탈길을 오르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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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레 300cm가 넘는 대경목 소나무!

정상에 도착하니 산양의 대형 똥자리가 굉장히 많았다. 절벽이 심했고 바위지역이었다. 상당히 위험했지만 경치는 끝내 줬다. 그 부분이 강원도와 경상북도의 경계라고 하셨다. 산양 똥자리를 중심으로 무인카메라를 설치했다. 거기서 길게 쉬면서 자두를 먹었다. 다들 하나를 두 명에서 나눠 먹었는데 나는 나눠 먹을 사람이 없어서 혼자 다 먹었다(아싸). 내려오면서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려서 두 팀으로 나눠서 먼저 간 팀은 취사 준비를 하고 나머지 팀은 더 조사를 하면서 내려오기로 했다. 나는 먼저 간 팀으로, 여섯시 쯤에 계곡 옆 임도에 자리를 잡았다. 한 시간 후 두 번째 팀이 도착했다. 본격적으로 짐을 풀고 비박준비를 했다. 저녁은 김치찌개에 햄 넣고 라면을 넣어 먹었다. 야외에서 먹는 맛이 정말 좋아서 라면을 더 끓여 먹기도 했다.

얘기를 하면서 놀다가 하늘을 봤는데, 별이 굉장히 많아서 감동이었다. 그리고 좀 더 놀고 참가자들끼리 산책도 다녀와서 침낭을 꺼내서 취침했다. 간단명료하지만 유치한 일지 끝!

 

2013년 7월 30일

작성자 : 권재민

즐거운 밤을 보내고 임도 옆에서 잠을 잤지만 공기가 맑아서 그런지 맑은 정신으로 상쾌하게 아침을 맞이 할수 있었다. 아침에 눈을 뜨면 자연스럽게 오는 생리 현상을 산 깊은 곳에서 해결하고 오늘 여정 준비를 시작했다. 어제 밤 산을 열심히 올랐던 우리에게 젖과 꿀을 공급해주셨던 지원팀이 아침에 합류 하면서 우리는 빠르게 출발 준비를 마칠수 있었다. 3개 조로 나뉘었고, 조사를 진행하게 되었다. 산을 오르기 전에 늘 하던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 셋째도 안전! 이라는 야생동물 탐사단 구호를 시작으로 차량에 탑승 한 후 바로 옆이 낭떠러지인 구불구불한 산길을 올랐다. 차 안에 사람이 꽉 차서 그런지, 산이 구불구불 하고 비포장 도로여서 그런지, 어제 밤 즐거운 밤을 보내서 인지 모르겠지만 차 안에서 속이 많이 좋지 않았다.

구불구불한 산길을 올라 여기서 왜 멈쳐야 하는지 의문이 드는 도로 중간에서 우리 조는 하차했다. 우리 조는 간단한 스트레칭을 하고 가벼운 담소로 긴장을 풀었다. 그리고 작은 관목을 갈라 도로 옆 굉장히 가파른 길 없는 산길 내려가기를 시작했다. 야생동물 탐사단 5일째 이지만 정말 힘들다. 2,3일 지나면 익숙해진다는데 꼭 그런 건 아닌가 보다. 길이 아닌 길을 내려가다 길을 잘못 내려가기도 몇 번 하고 여길 내려갈 수 있나? 하는 엄청난 경사를 만나기도 했지만 탐사단과 함께 내려가다 보니 가볍게 위기를 극복했다. 정말 무서웠지만 지금 생각했을 때는 잘 극복한 것 같다. 내려가는 길에 산양의 흔적은 찾지 못했고 1개에 금강소나무 대경목 조사를 했다. 내려가는 길이 그리 짧은 거리가 아니었는데 1개에 금강소나무 만 조사를 하게 되서 우리조는 이번에 별로 조사를 못하려나 하는 괜한 걱정을 하기도 했다. 가파른 내려가는 길 을 내려오고 임도를 걸어 갑작스러운 홍수를 막기 위해 만든 사방댐 근처에서 점심을 먹기 시작했다. 어제 챙겨온 마늘빵과 여러가지 곡식이 든 맛있는 빵을 먹으면서 과거 순수했던 어린 시절 만화영화 애기를 하며 즐거운 점심을 먹은 후 다시 한번 길이 아닌 길로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가파른 길을 오르 내리다 보니 점심을 너무 맛있게 먹어서인지 눈이 무거워지고 있었던 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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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종 2급인 담비의 배설물도 발견!

산 능선에서 충분히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정말 집에선 느끼지 못할 꿀 맛을 넘어서는 달콤한 낮잠을 마치고 우리는 소나무숲에 들어서게 되었다. 500m가 넘는 경사진 소나무 숲을 지나면서 수많은 금강소나무 대경목을 만나게 되었고 우리는 지칠수가 없었다. 많은 소나무를 조사하여야만 했기 때문에. 계속되는 조사를 하다보니 어느새 도로에 도달할수 있었고 자신의 영역을 과시하기 좋아하는 삵에 배설물을 발견! 야장에 작성을 했다. 소광천에 도달하니 지원팀이 또 다시 굉장히 멋진 모습으로 나타나 우리를 태워 숙소에 오게 되었다. 너무너무 피곤하고 힘든 하루 였지만 즐거운 경험을 많이 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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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생 처음보는 노루뿔도 발견!

 

2013년 7월 31일

작성자 : 이현주

벌써 야탐단의 7일 째 아침! 야탐단 OT 때, 분명히 내가 조사를 하기 위해 들어갈 산과 타야 할 절벽들의 사진을 봤었다. 그때는 야탐단원들끼리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핳” 하면서 넘겼었는데, 역시 카메라는 아무리 좋아도 많은걸 담을 수 없는 것 같다. 산에 들어가면 내 몸에는 건강한 근육이 붙지만, 영혼이 없어져간다. 감각만이 살아있다.

어제 1박 2일 야영을 마치고 돌아와, 오늘 비가 올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를 하시는 것을 얼핏 들었었다. 솔직히 마음으로는 비가 쏟아져서 조사활동 외에 다른 활동을 하더라도 조금은 쉬운 하루를 보내고 싶었다. 머리로는 여기까지 왔으면 산에 들어가야지!! 조사를 해야지!! 하면서도. 그렇게 오늘 아침 6시 우리의 예정된 기상 시각에, 알람 소리를 듣고도 이불 속에서 밍기적 거릴 때 즈음, 밖에서 오전에는 산에 들어가지 않기로 결정했다는 소리를 얼핏 듣고 나도 모르게 너무 행복한 마음으로 잠이 다시 들었다. 30분 남짓 더 자고 일어나 맛있는 카레를 먹고 양서류 채집망을 설치하러 계곡으로 갔다. 꼬리치레 도롱뇽은 정말 정말 깨끗하고 차가운 물에서만 사는 양서류 동물이다. (만약 여러분이 계곡에 놀러 가셨다 꼬리치레 도롱뇽이라는 확신이 드는 생물체를 봤다면 그 계곡물은 마음껏 마셔도 됩니다. 특 1급수 이니까요!) 우리 나라에는 도롱뇽 과에 5개 정도의 개체가 있고 특히 이 종은 그 지역이 특급 청정 지역이라는 지표가 되기 때문에 이 종에 대한 조사에는 의미가 있다. 우리는 그렇게 4개의 채집장치를 계곡에 설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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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조사지역은 산양 보호구역!

 

 

오후에도 강수 확률이 있었기 때문에, 우리는 금강소나무 숲길로 문화탐방을 갔다. 금강소나무숲길은 우리 나라 최초로, 거의 유일하게 생태관광이 이루어지는 곳이다. 실제로 내 컴퓨터에 언젠가 가보려고 즐겨찾기에 추가한 곳 이기도 하다! 우리는 지도 보는 법도 익힐 겸 지도 공부를 약간 한 후 지도를 들고, 길로 걸을 수 있다는 행복감에 젖어 숙소를 나섰다. 그렇게 각자 손에 지도와 GPS를 들고 금강소나무 숲길을 걷는데 선생님께서 정말 다채로운 설명을 해 주셨다. 우리가 걷고 있는 길의 역사부터, 전통가옥 양식, 화전민들의 생활, 숲의 생태 등 굉장히 많은 것을 설명해주셨다. 오늘은 우리들의 공식 힐링데이! 중간에 통나무로 만들어진 쉼터에서 모두 눈을 감고 명상을 하기도 했다. 독 있게 생긴 빨간 개구리도 보았다. 집에 돌아와서 김치 돼지찜! 모처럼 만의 돼지 고기도 맛있게 먹고 충전충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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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남아 있는 화전민의 흔적..

 

오늘 열심히 쉬었으니, 내일은 다시 열심히 달려야겠다! 해피해피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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