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을 말하는 회원총회 “녹색희망, 우리 회원입니다.”

2009.02.20 | 행사/교육/공지

녹색을 말하는 회원총회

“녹색희망, 우리 회원입니다.”

2월 14일 차가운 날씨 속에서도 제3회 정기회원총회는 막을 올렸습니다.

2005년부터 회원들의 직접참여와 민주적인 운영을 위해 시작된 회원총회가 벌써 3회째를 맞이했네요. 녹색연합에서의 회원은 가장 중요한 구성원 중의 하나입니다. 신입 활동가 교육을 받을 때 귀에 때가 끼도록 들은 이야기입니다. ‘시민단체’라는 단어에서 보듯 녹색연합은 ‘시민’을 빼놓고 이야기 할 수 없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시민격인 ‘회원’은 더더욱 그런 것이겠죠. 녹색연합의 최고의사결정을 ‘회원총회’에서 한다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총회는 3시부터 7시까지 4시간에 걸쳐 진행되었기 때문에 회원님들을 위한 다과가 준비되었습니다. 떡과 과자, 과일음료 등이었죠. 녹색연합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쟁반이나 컵은 모두 사무실에서 준비해온 것이었습니다. 특이한 점으로 접시를 뻥튀기로 사용했다는 점입니다. 1회용이 아니면 어떻게 백여명분의 접시를 준비할까 고민했던 제가 미웠죠. 대부분 자연스럽게 뻥튀기를 접시로 이용하는 모습이 보기에 참 좋았습니다.



오후 3시가 조금 넘어서자 좌석의 많은 부분이 채워졌습니다. 총회는 그로부터 30분이 더 지난 후에 시작됐습니다. 박영신 상임대표님께서 ‘녹색다움을 다시 다지고자’라는 주제의 말씀으로 총회는 개시되었고, 곧이어 김규복 대전충남 상임대표님, 이원배 회원님, 최승아 회원님 그리고 손유진 회원님의 ‘녹색을 말하다’ 라는 순서가 이어졌습니다. 하나같이 녹색의 중요성에 대해서 언급하셨습니다. 특히나 초등학생인 손유진 회원의 말이 귀에 쏙 들어왔습니다. ‘자연을 소중히 여기는 공부도 했으면 좋겠습니다.’ 라는 내용이 그랬죠.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자연을 이용하기 위한 교육이나 사회에 적응하기 위한 교육을 주로 하지 함께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교육, 그들이 소중하다는 교육 같은 것은 소외당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니까요. 초등학생의 가슴으로 느껴지는 현실은 오죽했을까요.

‘아름다운 지구인’ 시상이 이어졌습니다. 녹색연합에서 조금은 특별한 활동을 하신 분들에게 감사하는 뜻이었죠. 15년동안이나 녹색연합을 후원해주신 회원님들, 지난 6년간 공동대표이셨던 윤경은님, 지난 두해동안 녹색운동에 기여하셨던 분 등 비교적 많은 분들에게 감사패 및 상장이 주어졌습니다. 무슨 일이든지 생각만으로는 되지 않고, 더구나 녹색운동은 실천이 중요합니다. 그런 분들에게 이 상장은 어울렸습니다.

시상식이 끝나고 휴식, 그리고 본회의가 시작되었습니다. 15년 동안 가족회원이신 최성호님 가족께서 강령전문을 낭독했습니다. 몇 번씩이나 봤던 강령이지만 입으로 소리내어 읽으니 더욱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강령에 녹색연합의 정신이 녹아 있다는 것이 빈말이 아니었죠. 녹색 세상을 꿈꾸는 저에게는 강령을 읽을 때마다 저절로 다짐을 하게 됩니다. 강령에 씌여진대로 실천하고 있는가! 부족함을 살펴 녹색인에 더 가까워지도록 노력하자! 라구요.

곧 ‘진지한 회의’로 들어갔습니다. 2008년 운동 평가보고 및 심의, 법인등록 심의승인, 정관개정, 임원선출 등 중요한 안건 결정을 했습니다. 상임대표님께서 총회 자료집에 나와있는대로 부족함 없이 설명을 하고 회원님들께 가부를 물었습니다. 대부분 동의의 뜻으로 ‘네’라고 대답했습니다. 잘못된 부분을 지적하는 의견도 있었고, 설명이 부족한 부분에 있을 때는 잘 아시는 회원님께서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녹색생활을 실천하시는 분들이 많아 그런지 반대되는 의견을 개진할 때에도 차분하게 말씀해주셨지요. 경험은 많이 없지만 많은 회의에서 의견충돌이 일어나 큰소리가 오가는 것을 생각해보면 이번 총회는 조용하고 차분히 이루어졌습니다.

올해는 녹색연합에서 할 일이 참 많은 듯 보였습니다. 녹색주의를 널리 퍼트리기 위한 녹색주의 담론화로부터 마을이 지구를 구한다 프로젝트까지. 최승국 사무처장이 2009년 운동계획에 대해 브리핑을 하는데 한참이나 걸렸습니다. 매우 적은 수의 인원으로 많고 무거운 일들을 해내는 것 같았습니다. 역시나 많은 분들의 ‘이번 정부’에 대한 언급이 빈말이 아니었습니다. 개발 지상주의의 이번 정부 덕으로 예년에 비해 할 일이 아주 많아졌으니까요.

정신없이 듣다보니 회의는 어느덧 마칠 때가 다 되었습니다. 시계를 보니 7시가 가깝더군요. 마지막으로 녹색인 수칙을 낭독했습니다. 강령에서 나타난 정신을 직접적인 실천 수칙으로 나타낸 것입니다. 참석한 모든 분들께 녹색인으로써 마음을 다잡는 계기가 될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육식을 더 줄여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여러 동물들이 자유를 박탈당하고 인간의 ‘먹이’로만 사는 현실이 안타까워서지요.



저녁식사로 이어졌습니다. 버섯이 듬뿍 들어간 전골류의 식사였습니다. 녹색연합답게 고기류가 들어가지않은 깔끔한 것이었죠. 맛있게 식사를 하고 있는데 ‘공연’이 시작되었습니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의 김현님과 광주에서 오신 정인봉님의 오카리나 연주였습니다. 식당 안 다른 손님들의 큰 대화소리에도 김현님의 클래식 기타소리는 감미롭게 퍼졌습니다. 여섯 개의 기타줄, 작은 손이 만들어내는 음악은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혀 주었습니다. 오카리나 연주도 매우 특별했습니다. 영상과 함께 연주를 하셨는데, 그 영상이 또한 일품이었습니다. 특히나 만화로 된 영상은 눈물을 맺게 만들었습니다.

곧 뒤풀이가 이어졌고 총회가 끝났습니다. 여러 가지로 걱정이 앞서던 총회였지만 무사히 끝났네요. 많은 회원님들과 만남을 기대했지만 그러진 못했습니다. 총회장은 자연스러운 녹색의 토론장이 될 것이라, 다양한 분들의 ‘녹색’에 대해서 들을 기회라고 생각했거든요. 다음번 총회는 더 많은 회원들이 나오셔서 직접 의사결정에도 참여를 하시고 다른 회원님들과 교류도 하셨으면 좋겠네요.

총회를 마치고 돌아보니 작년 한해 한 일도 많지만 올해 해야 할 일은 더 많은 듯합니다. 녹색연합이 할 일이 많다는 것은 세상이 병들어 있다는 뜻인 것 같네요. 언젠가는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세상, 아니 인간과 자연을 구분하지 않아도 되는 그런 세상이 오길 간절히 바랍니다.

글 : 김성만 (녹색연합 자연생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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