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좌후기]동물이 행복한 동물원?!

2013.05.20 | 행사/교육/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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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 동물은 행복할까’라는 주제로 5월 13일 전경옥 대표의 강의가 시작되었다.

난 동물보호단체에서 잠깐이지만 일해본 적도 있고 동물원에서 사육사의 업무를 돕는 자원봉사를 해본 적도 있어서 한쪽에만 쏠리지 않고 있었기에, 이번 강의가 무척이나 기대됐다. 동물원이란 동물원은 다 가보셨다는 분은 동물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무조건 안 된다고 할까..?

동물보호운동 그리고 동물원의 시작부터 차근차근 설명하며 강의가 진행됐다. 간단히 정리하자면, 식민지가 대부분 열대지방이었던 영국이 보기 힘든 야생동물들이 많은 것을 보고 이를 전시하면 돈을 많이 벌수 있겠다 싶어 한 마리씩 잡아서 전시한 것이 동물원의 시작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렇게 잡혀온 동물들은 의욕 없이 가만히 있으니 사람들이 재미없어 했고 그걸 해결하기 위해서 동물쇼가 생겨난 것!

동물원은 여러 동물을 직접 볼 수 있다는 것을 제외하면 문제점이 많은 곳이다. 일단, 극지방이나 적도지방에 사는 동물들은 우리나라의 기후와 맞지 않아 쾌적하게 살기가 쉽지 않고, 좁은 곳에 1~2마리씩 갇혀 지내기 때문에 외로움과 심심함에 정형 행동을 보이기 일쑤다. 또, 멸종위기종을 보호한다는 명분하에 번식을 시키지만 계획적인 것이 아니기 때문에 성공하기가 힘들다. 그에 반해 개체수가 많은 동물들은 제한 없이 번식이 이뤄져 보호공간이 부족하게 되는 현상이 발생한다.

이런 시설문제뿐만 아니라 교육을 한다는 체험 프로그램도 역시 문제다. 사람들 특히 통제가 힘든 아이들이 무분별하게 주는 먹이, 만지기 프로그램은 동물들의 건강에 이상이 오기 때문에 동물 사랑을 가르치진 못한다. 단순한 재미일 뿐이다. 또 하나의 문제로 떠오르는 동물쇼는 야생에서는 전혀 하지 않는 행동들이기 때문에 먹이로 훈련을 시킨다. 분명 그 행동을 하지 않으면 굶겼을 것이고 먹기 위해서 동물들은 복종하게 된다.20130513_1

이밖에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문제점이 많은 곳이지만 큰 규모의 동물원들은 나름 동물복지를 이루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올바른 동물보호교육, 멸종위기종의 계획적인 복원사업, 학대 받은 동물 보호, 이 세 가지를 잘 이행하는 동물원이라면 동물들이 좀 더 행복해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무리로 강의가 끝났다.

내가 자원봉사를 했던 동물사의 사육사 분들은 다행히 동물복지 부분에도 생각이 많았고 동물원의 방침이 잘못됐다 생각하면 따르지 않는 용기도 보여주는 분들이었다. 이번 강의를 들으면서 내가 직접 만난 사람들이 동물복지를 생각할 줄 아는 분들이라 다행이었고, 차츰차츰 그런 분들의 영향으로 동물원이 더 나은 모습으로 바뀌지 않을까 생각해보았다.

글 : 노두리(녹색아카데미 장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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