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리왕산집담회후기]산아, 미안하다!!!

2014.07.07 | 행사/교육/공지

지난 6월 28일 토요일, 가리왕산을 지키기 위한 이야기 자리에 시민들이 모였습니다.

가리왕산에 대해 궁금한 것들 이야기하고 싶은 것들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자리였습니다.

모두들 '화가 난다', 혹은 '어찌해야 할 바를 모르겠다'는 안타까움을 토로하였고,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각자의 역할을 나누고 아이디어를 공유했습니다.

그 중, 녹색연합 회원이자 자원봉사자인 강윤경님의 특별한 후기를 나눕니다.

 

먼저, 가리왕산에게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었다.

나의 무관심에 의해, 우리의 무관심에 의해 500년 이땅의 생태 역사를 품어온 숲이 훼손이라는 빨간불이 켜질때까지 방치해 놓았다는 것에 스스로한테 화도 나고, 슬프기도 하였다. 집담회를 들으면서 그 감정은 훨씬 더 짙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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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이령사람들 이병천 박사(좌) 녹색연합 정규석 자연생태국장(우)

석회암 지대라는 특성상 풍열이 일어나 싹을 틔웠을때 발아가 되고 3~4년 뿌리를 안전하게 내릴때까지 보존해 줄 수 있는 토양을 지닌 숲. 그래서 한반도 유일의 세대별로 주목을 관찰할 수 있는 건강한 숲. 상식적으로도 또래만 모여있거나, 나이든 이만 있거나, 어린 아이들만 있는 사람의 지역은 건강하지 못하다. 세대별로 영속성이 있고, 서로간 이끌어주고, 지켜주고, 상부상조할 수 있는 공동체가 훨씬 생명력이 강한것은 당연한 이치 아니겠는가.

평창조직위와 강원도 공무원들은 복원을 할거라고 한다. 그러나 아직 어떻게 복원할건지는 구체적으로 나와있지 않다. 그 계획이 설령 나오더라도, 800m 고도의 스키 활강장을 물리적으로 토양을 파혜쳐 만들어놓고, 거기서 잘려진 나무를 어딘가로 옮겨 심어본들, 숲의 순환적인 생명력이 복원이 될것인가? 아니다, 그리될리 없다고 부정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숲이란 곳이 인간의 눈에 보이는 것으로만 이루어진 곳인가?

보이지 않는 땅속의 수만가지 생명활동들, 나무간의 호흡, 풀과 벌레들의 관계, 새와 나무간의 교환등은 인간의 눈에는 보이지 않으나, 그들만의 법칙으로 500년 숲을 지탱해오고 있는 생명의 원천들이다. 단순히 벤 나무 다른 곳에 심고, 자연 복원을 기대하며 숲이 다시 좋아질거란 발상으로 가리왕산 스키장을 강행하겠다는 것을 도대체 어떻게 이해를 해야할지.. 조직위에서 복원 계획을 세우면 공사는 바로 진행이 된단다.

지형/지질은 한번 물리적으로 훼손되면 한세대를 거쳐도, 아니면 영영 복원이 불가능하다. 자연은 무릇 나만, 우리만, 이 세대만 쓰고 버릴 것이 아닌 세대를 거쳐 과거의 선조들이 우리에게 물려줬듯, 우리의 후손에게 고이 잘 물려줘야할 생명에겐 가장 중요한 자원이란 생각이 든다. 무슨 도리로, 권리로, 권력으로 이런 만행을 저지르려고 하는지 용납이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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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연합 윤기돈 사무처장

다행히 IOC와 협상할 수 있는 2RUN 조항도 우이령 사람들의 노력으로 찾아냈다고 한다. 민간인이, 세금을 내고 있는 이 땅의 국민이 다 찾아준 협상카드도 세금받아 연맹하는 공무원들이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한다. IOC는 한번도 그렇게 동계올림픽을 치른적이 없다는 이유로, 대한민국 조직위, 관련 공무원들은 이미 IOC와 계약을 한 국제 협약을 어떻게 깨냐, 국가적 명분이 없다는 이유로 우리의 선조들이 물려준, 어쩌면 스스로의 생명력으로 굳건히 이 나라에서 버텨온 500년 숲에 스키날 같은 칼날을 들이대고 있다.

잘못 계약된 것은 책임을 지고, 더욱 성공적으로 치를수 있게 최선을 다해 준비를 하면 되는 것이다. 우리의 아이들이, 그 아이들의 아이들이 600년, 700년, 1000년의 숲에서 한반도의 생태가 어떻게 공존해왔는지 제대로 알고, 자연의 소중함을 알게해주자는 어른다움 명분이외, 더이상 어떤 명분이 필요한건지 묻고 싶다.

결단과 용기가 필요한 때이다.

일제의 수탈에도 살아남은, 대한민국 국민만큼 질긴 생명력을 갖고 있는 우리를 닮은 숲이다.

"우리는 한민족과 함께 이 땅에 살면서 굳건히, 우직하게 이 숲을 이어오고 있었다오. 힐링이 필요해서, 나들이를 위해, 좋은 경치보고 눈호강하자고, 뻥뚫린 청정 공기로 폐에 좋은 공기 넣으려고, 가족 , 사랑하는 사람들 손 잡고 가는 곳이 숲이라고 인간들은 얘기한다지요. 자연 그대로의 자연으로 숲을 지켜온 우리가 뭘 잘못했기에 콘크리트, 얼음 활강장을 택하고, 그대신 이 숲을 함께해온 우리를 버리려 하는게요? 사람들…우리 같이 삽시다"

라고 가리왕산 500년 나무 산지기가 한탄하며 얘기하고 싶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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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 우리는 가리왕산과의 의리를 지킬 수 있을까? 힘을 다해 지켜주고 싶다는 생각이 내내 들게한 시간이었다.

바람으로만 끝내지 않게, 용기를 내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500년 생명의 세월을 지켜내고 싶다.

함께 용기를 내어주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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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강윤경, 녹색연합 회원

"숲해설 수업을 들었다. 가리왕산 소식을 듣고 너무 화가 났다.

녹색연합 자원봉사자로 활동하고 있다.

<남 좋은 일 하는 날> 자원봉사를 땡땡이 치고 집담회로 달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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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https://mrmweb.hsit.co.kr/default.aspx?Server=y95QNtCjffH7I4mBPIkQdA==&action=once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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