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향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도록 해주어서 고맙습니다. 녹색연합!

2016.11.29 | 행사/교육/공지

저는 주식회사 녹색친구들에서 대표로 일하고 있습니다. 녹색친구들은 서울시와 함께 사회주택을 짓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사회주택이란 민과 관이 협력해서 주거취약 계층에게 저렴한 임대료로 장기간 거주가능하게 만든 주택입니다. 같이 사는 사람들이 공동체를 만들어 살아갈 수 있도록 지어진 주택이기도 합니다.

녹색친구들은 기왕이면 친환경 공동체를 만들어 살았으면 해서 지난 8월 22일 녹색연합과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공동체 프로그램 등에 대한 조언 등 여러 가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녹색연합은 일을 하는 데서도 저에게 소중한 존재가 되고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가 4대강 사업을 벌이기 시작할 무렵 너무 안타까워서 어떻게 아름다운 금수강산을 지켜낼 수 있을까 하고 애를 태웠습니다.

그러던 중 4대강 공사가 이뤄지고 있던 때에 녹색연합이 기획한 현장 순례에 참여한 적이 있었습니다. 한창 건설 중이었던 이포 보(댐) 부근은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라는 동요의 배경이 된 금모래 은모래 모래사장이 정말 아름다운 강이었는데요. 부드럽게 휘돌아 나아가던 강물은 직선으로 뚫렸고 금모래 은모래는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멸종위기 야생식물로 지정된 단양쑥부쟁이는 포크레인의 모진 삽날 앞에서 떨다가 조금 위쪽 급조된 인공 서식지로 허겁지겁 옮겨졌습니다.

그때 단양쑥부쟁이의 처량한 모습을 바라보면서 가슴이 너무 아팠습니다.

지금 4대강의 모습은 어떻습니까. 물고기가 사라지고 어종이 씨가 마르고 있으며 녹조류가 잔뜩 끼어 보기에도 참담합니다. 그러나 당시에 국민들은 정권의 거짓말과 언론의 외면으로 진실을 접하기도 어려웠습니다.

그 때 녹색연합의 활동가들은 수없이 현장을 누비고 다니면서 공청회 토론회 등을 기획하고, 4대강 사업이 사실상 4대강 파괴 사업이요, 대기업 건설사의 배를 불려주는 대국민 사기극임을 국민들에게 낱낱이 알려주었습니다. 국민들의 절망과 한숨을 분노와 반대투쟁으로 이끌어 냈습니다. 4대강이 인간의 탐욕으로 파괴되는 현장을 지켜보는 것은 힘들었지만 그래도 녹색연합과 함께 했던 4대강 반대 싸움은 한편으로는 나를 행복하게 만들었습니다. 혼자가 아니라 같이 할 수 있는 듬직한 친구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친구는 분야의 전문가이자 용감한 활동가였고, 어떤 사람보다도 동물과 식물을 사랑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러니 나처럼 산과 나무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는 그 친구를 좋아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죠.

4대강 만이 아닙니다. 나는 우리나라가 탈핵 국가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기후재앙을 막아야 하고 설악산 케이블카도 반대 합니다. 멸종위기에 있는 산양도 인간과 함께 오랫동안 같이 살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지역주민들의 농가 소득에도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금강소나무도 지키는 ‘울진 금강소나무 숲길 사업’처럼 지역주민들을 주체로 세우면서 주민들과 함께 가치 있는 일을 만들어 나가는 사람이나 조직이 있다면 얼마나 기꺼운 일이겠습니까. 물론 울진 금강소나무숲 사업은 녹색연합 활동가가 지역에 오랫동안 머물면서 일궈낸 성공적이고 모범적인 사업입니다.

맘 같아서야 녹색연합이 하는 모든 활동을 같이 하고 싶습니다. 가끔 자원봉사도 했지만 보람도 있고 너무 재밌습니다. 그런데 저는 생업이 있기 때문에 이 모든 일에 동참할 수가 없습니다. ‘사람과 자연을 살리는 일‘은 이 시대에 반드시 누군가는 해야 할 일입니다. 나 대신 누군가가 이 일을 대신해줄 수 있다는 믿음은 나에게 대리 만족을 줍니다. 나를 덜 불안하게 하고 세상을 향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도록 해줍니다. 한발 나아가서 나를 넘는 우리가 될 수 있다면, 그래서 사람과 자연과 동식물이 하나로 어우러져 온 우주가 조화롭고 평화롭게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 수 있다면, 우리가 꾸는 꿈은 그 간절함 만큼이나 더 빨리 올 것입니다.

녹색연합이 존재한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스럽고 고마운 일인지요.

그래서 녹색연합에 한마디 꼭 하고 싶습니다.

“사랑한다. 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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