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녹색순례자 사티쉬 쿠마르와 녹색연합 활동가들의 만남

2004.04.30 | 녹색순례-2004

4월 30일 11시, 녹색연합에 귀한 손님이 찾아오셨다. 녹색순례자 사티쉬 쿠마르, 녹색연합 활동가들은 설레이는 마음으로 그를 마중했다. 함께 자리하신 이병철 대표님의 제안으로 둥그렇게 둘러앉아 녹색 스승을 맞는 공손한 마음을 모아 큰절로 올리고 나서 잠시 동안 명상에 들어갔다. 살아있는 것들 하나하나 깨우는 봄날, 둘러앉은 마음을 하나하나 흔들어 깨우는 맑고 분명한 녹색 노래를 들었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하루하루 낯선 땅, 낯선 세계를 향해 길을 떠나 걸으면서 인간들이 단지 지구에 모든 생명들과 어울려 있을 뿐이라는 것이 분명해졌다.”

“자신을 고치고 바꾸지 않는 평화는 없다. 자신의 내면을 바꾸는 일 없이 바깥 세상의 변화를 기대할 수 없다. 생각을 바꾸는 것은 머릿속에서 이루어지는 일이 아니라 내가 움직이고 몸으로 겪으며 걸어가는 행위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이는 존재하는 것들이 단절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지구전체가 하나의 ‘살아있는 유기체’이다. 그러므로 자연을 이용가치로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 존중되고 보존되게 해야 한다.”

“그 누구도 인간을 지구의 보호자나 지킴이로 세우지 않았다. 아무도 우위에 있지 않고 지배하지 않는 순수한 지구의 친구이다. 지구는 싸워서 이겨야 하는 대상도 아니며, 더불어 평화를 이루지 않으면 사람 사이의 평화도 깨어지게 마련이다. 환경운동은 평화를 지키는 일이다. 동전의 양면과 같다. 평화를 자연과 더불어 이루는 것이다.”

“평화를 이루기 위해서 소박한 삶(simple life)을 살아내야 한다. 이것은 가장 영성적인 삶이다. 이렇게 자발적인 가난은 평화를 이루는 중요한 방법이다. 자신과 평화를 이루고, 사회 속에서 평화를 세우고, 자연과 평화를 이루는 것, 이는 가장 성스러운 세계관이다.”

따스하고 맑은 그의 눈빛으로, 군더더기 없고 명쾌한 말로 둘러앉은 모든 식구들의 마음을 일깨우고 생각을 열어주었다. 짧은 강연을 듣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어지는 질문에 단순하고 명료한 대답을 해주셨다.

‘단순한 삶’은 탐욕적인 개발을 극복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그 속에는 아름다움과 우아함, 축복이 담겨있다. 걷기는 하나의 명상이며, 땅에 닿아있는 느낌을 품고 느리게 걸어가면서 말하고 있는 것이다. 거기에는 많은 메시지가 담긴다. 마르틴 루터 킹이, 간디가 그랬듯이, 비노바 바베가 그랬듯이 말이다. 그들은 걸었고, 그 걸음은 하나의 정치적 메시지가 되었다. 영성과 정치는 함께 걷는 것이다.
‘일상에서 평화를 위해서 어떻게 일할 것인가? 미국이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지만, 세계 시민의 대중적인 의견이 더욱 강해져야 하고, UN의 역할과 힘이 더욱 커져야 한다. 만델라, 지미카터, 달라이라마, 투투 주교 등 이들이 참여하는 UN 평화이사회가 구성되어야 한다. 안전보장이사회의 견해는 평화이사회의 검증을 거치도록 해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지구에서 자기흔적을 가장 적게 남기는 것’이 지구에서 평화를 이루는 방법이다. 이는 몇몇 개인이 아니라 대규모의 사람들이 살아야 하는 삶의 형태이다.‘



사티쉬 쿠마르 님은 남한과 북한을 잇는 걷기순례를 이 땅의 평화 실천가들과 함께 걸으실 뜻이 있지만, 우선 이 땅의 사람들이 해야 할 일이라 하셨다. 또한 슈마허 대학에 녹색연합 활동가들이 1년에 한사람씩 3주간 공부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하겠다는 약속을 하셨다. 이 녹색별에서 모든 생명체들과 함께 평화를 짓고, 친구로서 더불어 살아가는 녹색 걸음은 지금도 계속 이어가야 하는 녹색영성이며, 녹색삶이다. 가슴 따스한 감동은 둥글게 맞잡은 손에서 손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글 : 작은것이아름답다 편집장 김기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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