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순례4일차] 죽음의 방조제를 걷다.

2011.05.02 | 녹색순례-2011




아침에 일어나니 우리를 맞아 주었던건 안개가 자욱한 시골마을풍경이었습니다. 안개가 자욱한 마을을 보며 주변에서 “아~오늘은 무지 덥겠다~” 이런 말들이 곳곳에서 나왔습니다. 오늘 우리가 걸어야 하는길은 순례기간중 제일 많은 방조제를 걷는 죽음의 코스! 선배들은 큰 특징없이 계속 펼쳐진 바다와 아스팔트 도로는 정말 지루하고 제일 힘든 코스라며 이번에 순례를 처음참가하는 신입들에게 겁을 주기 시작했습니다. 신입들은 다시한번 마음을 다잡으며 걷기 시작했습니다.





죽음의 방조제 코스는 정말 무서웠습니다. 봄볕은 한여름의 햇빛보다 더 뜨겁게 우리를 내리쬐기 시작했습니다. 방조제 옆으로 펼쳐진 넓은 바다를 보니 처음엔 위안이 되었지만 그것도 잠시…. 점점 지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조금을 걷다보니 지친마음을 달래주는건 역시 옆에 있는 선배, 동료들과의 대화였습니다. 지루한 길에서 우리는 평상시에 하기 힘들었던 마음 속 깊이 묻어두었던 이야기를 나누며 뜨거운 아스팔트 위를 걸어갔습니다.





길고 지루했던 방조제의 끝에서 우리를 맞이 한 건 너무나도 예쁜 폐교였습니다. 이곳은 오늘 우리가 체육대회를 할 곳으로 따사로운 햇살과 그늘을 동시에 주는 체육대회 최적의 장소였습니다. 체육대회는 제기차기, 여자팔씨름, 줄넘기, 4인5각, 복불복 이어달리기로 진행되었습니다. 1등은 식사당번 1회 면제의 상이 주어졌고 꼴지는 서울로 올라가 아이스크림을 사야 하는 벌칙이 주어졌습니다. 죽음의 코스를 걸어온 우리들은 처음엔 체육대회에 별 의욕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체육대회가 진행되면 진행될수록 열기는 뜨거워 졌고 절대 꼴지는 해선 안된다는 마음이 커졌습니다. 꼴지는 면해야 겠다는 힘이었을까요? 평균연령이 제일 높은 5조는 복불복 이어달리기에서 넘어지기까지 하면서 종합 2등을 하였습니다. 서울에선 어려워서 쉽게 다가갈 수 없었던 처장님들과 신나게 웃고 뛰면서 지난 3일동안의 힘들었던 기억들은 다 사라졌습니다. 보너스로 3명의 처장님들과 마피아 게임을 하면서 마무리를 했습니다. 마피아 게임을 처음 접해보신 처장님들은 그 매력에 푹빠져 아이처럼 좋아하셨습니다.

순례기간중 제일 지루하고 힘든날일 줄 알았던 오늘은 선후배가리지 않고 제일 신나고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날이었습니다. 앞으로의 순례길에서 오늘같은 즐거운 마음들이 계속해서 이어져 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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