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순례5일차] 참말로?!

2011.05.03 | 녹색순례-2011

슬슬 순례가 하반기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활동가들의 발에는 물집이 하나 둘 늘어나는 순례 5일차인 오늘, 봄비 소리로 아침을 맞이하였습니다.

빨간우산, 파란우산, 찢어진 우산 대신 알록달록한 비옷으로 무장한 활동가들


마을을 떠나는 길목에 통학버스를 기다리는 아이들과 정겹게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아이들은 “지금 뭐하세요?”라고 알록달록한 우비를 입은 활동가들에게 손을 흔들어주며 물었고, 걷는 중이라고 대답하니 “차 타고 가면 편한데?”라고 대답해 주었습니다.
아이들 말처럼 차를 타고 가면 편한데 비를 맞으며, 바람을 맞으며 우리의 길을 만들기 위해 한걸음 한걸음 천천히 내딛고 있습니다. 이번 순례를 통해 우리의 길을 잘 만들 수 있을까요?


한걸음 한걸음 길을 찾기 위해 나아갑니다.


걷다보니 비가 그치고 비를 맞아 더욱 푸르러진 마늘밭과 보리밭, 그리고 우리를 보고 ‘음메헤헤헤헤헤’라고 울어주는 흑염소와 인사도 나누었습니다.
구름이 모두 걷히고 점심시간에 점심 장소를 찾다가 인근 슈퍼에서 바로 옆 공터를 써도 좋다고 하셔서 낮지만 그늘이 시원한 느티나무 밑에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거기다가 도보여행이라고 하니 시원한 생수 한 병을 주셨습니다. 이런 소소한 배려에 무한한 감사를 느끼며 순례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완도로 가는 도로가 좁고 차량이 지나는 속도가 너무 빨라 남창까지만 걷고 버스(!)를 타기로 했습니다. 완도로 가는 곳곳에 버스는 정차하고 마을 주민 분들의 구수한 말도 듣는 재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특히 운전기사님께 버스 노선을 묻는 할머님과 운전기사님의 대화가 기억에 남았습니다.


간만의 교통편이 반갑기만합니다. 구수한 사투리 듣는 재미가 쏠쏠했던 시간.


“참말로?”
“참말로”
“참말로”
“참말로”
“참말로”
다섯 번의 참말로로 대화가 가능한 이 곳을 걷고 있습니다.
우리의 “참말로(路)”를 찾아서!


 


푸르른 완도의 바다



완도항에서부터 결합하는 활동가들과 만나 ‘아시아 슬로우 시티 1호’를 타고 느린 청산도에 도착하였습니다.
달팽이 모형이 반겨주는 청산도는 노란 유채꽃과 푸른 보리와 청명한 바다가 어우러지는 섬이었습니다.
마을 돌담 곳곳 붙어있는 마을 주민 분들의 사진이 말을 거는 것 같은 좁은 골목을 굽이굽이 걸으며 한껏 느림과 여유를 만끽하였습니다.


 


유채꽃과 청보리가 어우러진 굽이굽이 슬로길.



어떤 활동가는 하루 미션인 ‘2분 데이트’를 하고, 또 어떤 활동가는 내일 ‘주제별로 걷기 모둠’을 구상하기도 하고, 또 어떤 활동가는 그저 바람에 맞추어 흔들리는 유채꽃과 바다를 바라보았습니다.
각자의 생각의 개수만큼 다양한 길이 나오겠지요? 당신의 길은 몇 개인가요?

[김인정 회원님의 부모님이 청산도에 살고 계셔서 5일차 숙소인 당리경로복지회관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김인정 회원님의 부모님, 김인정 회원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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