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충격! 국내 핵발전소의 문제점

1999.10.11 | 미분류

. 국내 핵발전소의 문제점: 원자로와 증기발생기의 조기노후화

 


1. 증기발생기의 조기노후화로 인한 사고위험증가

증기발생기는 원자로에서 나온 열을 증기로 전환시켜 터빈으로
전달해주는 역할을 하는 장치로서, 1기당 3천3백개정도의 직경 1.2인치
정도의 세관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 증기발생기 세관들은 평균 320℃의
온도와 160기압의 내부조건을 버텨야 하기 때문에 경수로형 핵발전소의
아킬레스건으로 불리고 있다.

지난해 7월, 그동안 노후화와 안전성문제로 논란이 되던 고리1호기의
증기발생기 2기가 가동 20년만에 교체되었다. 울진핵발전소 1,2호기의
경우 지난해말 세관에서 마모와 균열현상이 일어나 이곳을 통해 1,2호기
각각이 시간당 5리터∼11리터씩 누설되는 사태가 일어났다. 과학기술부의
조사결과는 세관누설이 심했던 울진 1호기의 세관 9979개중 2067개가
부식과 마모로 내벽두께의 20%가 손상되었다.

증기발생기 세관이 중요한 이유는 만약 세관들의 마모가 발전하여
파단사고가 일어나 다량의 냉각수가 일시에 누설되는 냉각수유실사고(LOCA)다.
냉각수가 일시에 누설될 경우, 원자로 핵연료의 냉각에 실패하게 되어
녹아내리는 노심용융사고로 이어질 수 있고, 폭발과 함께 방사능의 대량유출사고로
발전될 수 있다. 한전은 파단사고시 비상노심냉각장치가 기동하여 냉각수를
원자로에 집어넣으면 된다고 하지만, 원자로 내부압력이 높기 때문에
냉각수의 비상투입에 실패할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992년
일본의 미하마2호기 세관파단사고때 비상노심냉각장치가 제대로 기동하지
못했던 사례가 있다.


2. 원자로의 조기노후화로
인한 대형사고위험의 증가

최근 문제되었던 영광 2호기의 제어봉 안내관 지지핀 파손건은
원자로내부설비에서 전반적으로 노후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해주고
있다. 제어봉 안내관 지지핀 파손사태는 국내최초로 발견된 일로 증기발생기
세관누설보다 더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문제이다. 원자로내부는
핵연료의 핵분열이 계속 일어나고 이 핵분열속도를 제어봉으로 조절해주고,
냉각수로 계속 냉각시켜주어야 하기 때문에 작은 문제라도 발생할 경우
대형사고로 급진전될 수 있다.

이번에 발생한 지지핀 파손건은, 제어봉이 핵연료다발 사이에
잘 들어가도록 정렬해주는 안내관의 받침대가 파손된 사건이다. 원자로
내부는 고온상태이기 때문에 이 안내관은 지지핀 없이는 열팽창으로
휘거나 구부러지게되고, 제어봉이 핵연료다발 사이에 들어갈 수 없는
상태에까지 이르게 된다. 제어봉시스템은 핵발전소에서 최종적이며 궁극적인
통제장치로서, 어떠한 안전장치로도 이 설비를 대체할 수 없기 때문에
이번 사안은 매우 심각한 사태이다. 제어봉 안내관 지지핀이외에도 안내관이나
제어봉 자체에서 조기노후화로 인한 문제점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문제이기 때문에, 원자로 전반에 대한 정밀조사가 필요할 것이다.


3. 핵발전소 조기노후화의
원인

1) 제작사들의 설계 및 제작결함으로 인한 문제점

① 웨스팅하우스(Westinghouse)사 핵발전소 : 고리 1,2,3,4호기
영광 1,2호기

ㄱ. 증기발생기의 재질결함
웨스팅하우스사 국내 6기에 사용한 증기발생기 세관재질은 인코넬-600(Inconel-600)이라는
니켈합금으로서 세관내부의 압력으로 인한 이른바 응력부식균열에 약한
재질이다. 미국에서도 웨스팅하우스사가 제작한 핵발전소들의 증기발생기에서
문제가 발생하여 14건의 소송이 발생하였으며, 이들중 3기의 핵발전소는
비경제적이라는 이유로 문제의 증기발생기들을 수리하거나 교체하지
않고 영구폐쇄되었다.
증기발생기를 교체할 경우, 신형모델은 인코넬 690으로 인코넬 600보다
열전도율이 낮은데 비해, 내구성이 향상된 모델이다. 고리핵발전소 1호기의
경우 인코넬 690으로 교체되었다.

ㄴ. 원자로내부설비의 설계 및 재질 결함
이번 영광2호기에서 발생한 제어봉안내관 지지핀의 파손배경에는 지지핀과
그 부속품의 재질인 인코넬 X-750이라는 니켈합금이 응력부식균열에
약하며, 지지핀의 부속이 열팽창으로 인한 뒤틀림현상에 약하게 설계되었다는
점이다. 이러한 사실은 지난 97년 12월에 발간된 미국 핵규제위원회의
내부문서에 지적되어 있는데, 모든 웨스팅하우스사의 제어봉안내관 지지핀은
이러한 결함을 안고 있으며, 이로인해 제어봉투입의 실패, 지지핀의
파편으로 인한 핵연료 및 증기발생기 세관의 파손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 문서는 문제의 지지핀들을 열처리되고
설계를 개선한 신형 지지핀으로 모두 교체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한전은 영광2호기의 지지핀은 물론 고리 1,2,3,4호기와 영광1호기의
지지핀들을 오는 2003년까지 교체한다고 밝혔으나, 문제는 지지핀뿐만
아니라 같은 계통의 재료가 이용되었을 안내관과 원자로상단 등의 원자로내
다른 설비들에서 이와 비슷한 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②컴버스쳔 엔지니어링(Combustion Engineering): 영광 3,4호기, 울진
3,4호기

ㄱ. 검증되지 않은 모델
  이른바 한국표준형 핵발전소라고 불리우는 이 모델들은
미국 CE사의 팔로버드(Palo Verde)핵발전소의 설계를 130만kw급에서
95만kw급으로 축소변경하여 제작한 것으로, 핵발전소 전체 설계의 안전성이
아직까지 국제적으로 검증받지 못한 모델이다. 미국내 핵발전소 제조업에서
웨스팅하우스사보다 후발주자이며, 규모도 작은 CE사는 웨스팅하우스사보다
기술이 뒤쳐진 업체로 알려져있다.

ㄴ. 구형 재질 인코넬 600MA를 적용하고 있는
문제점

  CE사는 핵발전소 제조업에서 웨스팅하우스사의 후발주자이기
때문에 이 분야 기술이 전반적으로 낙후한 편이다. 예를들어 지난해
울진3호기의 시험가동중 증기발생기의 습기제거기 부품들이 떨어져나간
사고가 발생하여 38일동안 가동이 중단된 사고가 일어난 바 있다. 또한
최근 건설된 영광 3,4호기나 울진 3,4호기 등 한국표준형 발전소들에
모두 증기발생기 재질을 다른 국가들이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문제의
인코넬 600MA를 그대로 적용시켰기 때문에, 장차 이들 발전소에서의
증기발생기 관련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인코넬 600계통의
합금중에서도 인코넬 600MA는 웨스팅하우스사의 초기에만 사용했던 종류로,
가장 부식이나 균열이 잘 일어날 수 있는 제품이다.

③ 캐나다원자력공사(AECL) : 월성 1,2,3,4호기

ㄱ. 원자로내 냉각배관부식문제
캔두형 핵발전소는 원자로와 증기발생기를 연결해주는 냉각배관이 설계결함으로
인해 쉽게 부식과 마모가 일어나기 쉬운 문제가 있다. 원자로 노심주변에서
일어나는 냉각배관의 균열과 부식현은 냉각수 유실로 이어질 수 있어
대형사고의 위험성을 안고 있다.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원인으로는 원자로 노심에서 나온 초고온의 중수(H2)를
증기발생기로 보내는 1차냉각계통의 배관들이 예상보다 훨씬 더 빨리
부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캔두형 핵발전소는 가동중에도 핵연료를 교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제성을
인정받았지만, 최근 캐나다내의 10년이 넘은 캔두핵발전소들에서 이러한
냉각배관의 부식현상이 급격하게 발견되면서 이들에 대한 정밀점검을
위해 장기간동안 가동을 중단시키면서 캔두형핵발전소의 경제성은 곤두박질을
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캐나다에서는 지난 97년 7기의 캔두형 핵발전소들이 1차냉각배관
부식문제 등으로 3년간의 정밀점검에 들어갔으며, 그동안의 관리감독
소홀로 온타리오 하이드로(Ontario Hydro)사 사장이 같은해 교체되기까지
했다. 캐나다 현지에서는 문제의 7기의 핵발전소들은 영구폐쇄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ㄴ. 기체방사능의 과다방출
월성핵발전소는 국내의 다른 어떤 핵발전소보다 기체방사성폐기물 방출량이
압도적으로 높은데, 가동 13년째인 지난 96년의 경우 3천2백테라베크렐(TBq)로
국내의 다른 발전소들 모두에서 나온 기체방사성폐기물을 합친것보다도
무려 320배나 더 많이 방출된 셈이다. 여기에 한전이 덜 유해하다고
주장하는 삼중수소 방출량까지 계산에 합칠 경우, 그 차이는 1천배가
넘게 된다. 이처럼 대량의 기체방사성폐기물이 대기중으로 방출될 경우,
주변 지역의 생태계와 주민들에게 상당한 위협이 될 수 있다.
이러한 과다방출의 원인으로는 캔두형 핵발전소가 정제되지 않은 천연우라늄
연료를 사용하는 것과 위에서 지적한 1차냉각배관의 조기노후화로 인한
냉각수의 누설을 원인으로 지적할 수 있겠다.
 
④ 프라마톰(FRAMATOM) : 울진
1,2호기

ㄱ. 증기발생기의 재질 및 설계결함
지난해말 울진 1,2호기 각각의 증기발생기 세관들이 누설되는 사태가
발생하였고, 과학기술부의 조사결과 세관들중 20%인 2천여개가 부식과
마모로 손상되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실제로 프랑스 국내에서도 가동된지
10년밖에 되지 않은 담피에르1호기 핵발전소의 증기발생기를 교체하는
등 가동된지 10∼15년된 4기의 핵발전소에서 증기발생기를 교체한 바
있다.
프라마톰의 원자로와 증기발생기는 비용절감형으로 설계되었기 때문에
세관손상과 마모가 잘 일어난다는 점은 국제적으로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처럼 프라마톰사의 증기발생기가 조기에 손상되는 이유로는 비용절감형으로
설계, 제작되었고 그 재질에 있어서도 모두 문제의 인코넬-600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2) 국내 핵발전소의 무리한 가동률유지

한전이 이쯤되면 핵발전소를 공급한 업체들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했어야 하지만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것은 하자보증기간이 가동후
2년까지인 이유도 있지만, 국내 핵발전소의 조기노후화의 원인으로 지적될
수 있는 사안이 또 있기 때문이다. 그 원인은 역설적이게도 한전이 매년
자랑거리로 홍보하는 세계1위인 국내 핵발전소의 가동률때문이다. 결국
세계평균보다 15%이상 높은 90%대의 가동률은 단기적인 경제성을 높였을지
모르지만, 그로인해 국내 핵발전소들의 원자로 및 증기발생기의 피로도를
늘리고 노후화를 가속화시키는 원인이 되었던 것이다.


4. 고준위핵폐기물의
저장용량 포화로 인한 안전성문제

국내 핵발전소들 대부분은 지난 1998년에 사용후핵연료 즉
고준위핵폐기물의 저장수조가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한전은 이런 문제로
각 핵발전소 부지내에 있는 고준위핵폐기물 임시저장수조를 확장시켜,
포화상태에 이르는 시점이 2005년으로 연기되었으나 이로인한 대형사고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사용후핵연료는 원자로에서만 나왔을뿐 핵분열은 계속해서
일어나기 때문에, 원자로 노심과 같이 지속적으로 냉각을 시켜주어야
한다. 특히 저장수조의 제한치를 초과하여 사용후핵연료를 저장한다거나,
저장수조를 확장하여 대량의 사용후핵연료를 저장할 경우에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최근 미국에서 주요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그
예로 지난 1995년 미국 [노스이스트전력]사 소속 핵공학자인 갈라티스(G.
Galatis)박사와 베탄코트(G. Betancourt)박사 등은 이 업체가 사용후핵연료
저장수조의 규정용량을 초과하여 저장하였고, 이 위반행위를 미 핵규제위원회가
묵인한 것에 대해 양심선언을 한 바 있다. 또한 올해초에는 미국의 과학자연맹(Union
of Concerned Scientists)이 사용후핵연료 저장수조에서 노심용융사고가
일어났을 경우, 최악의 피해상황을 연구한 미 핵규제위원회의 내부문서를
폭로한바 있다. 이 연구는 미 핵규제위원회가 지난 97년 브룩헤이븐
국립연구소(BNL)에 사용후핵연료 저장수조에서 대형사고가 일어날 경우
그로인한 피해영향에 대한 의뢰하여 진행되었다. 연구결과는 700개∼1,700개의
핵연료다발을 저장하고 있는 사용후핵연료 저장수조에 대한 냉각에 실패할
경우, 그 결과로 2만명의 암사망자가 발생하게 되고 발전소주변 1만6천에이커가
영구적으로 방사능에 오염되고 250억달러의 재산상 손실을 가져온다고
밝히고 있다. 참고로 국내 핵발전소중 가장 많이 사용후핵연료를 저장하고
있는 발전소는 고리1호기(792다발), 고리4호기(644다발) 등으로 고리핵발전소는
전반적으로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볼 수 있다.


5. 양산단층 활동성과 고리/ 월성핵발전소 추가건설문제

그 활동성여부로 과거에 논란을 겪은 바 있는 양산단층은,
단층의 지류인 울산단층이 월성핵발전소와 불과 7∼8km 정도에 있고,
동래단층 역시 고리핵발전소와 8km 정도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핵발전소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양산단층이 활성단층이라는 학설이 지난
80년대말부터 서울대 이기화교수와 교토대 오카다교수 등에 의해 제기되었다.
한전으로부터 이 양산단층의 활동성 여부에 대한 조사를 의뢰받은 한국자원연구소의
경우 지난해말에는 활동성여부를 입증할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발표했지만,
올해 들어와서는 핵발전소 건설논쟁중인 울주군 등에서 활성단층의 가능성이
높은 제4기 단층의 흔적을 발견했다는 발표를 하였다.
한전은 양산단층이 설사 활성단층이라고 해도 내진설계를 잘했기 때문에,
규모 7.0의 지진까지 견딜 수 있다고 장담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들어
지난 4월 9일 블라디보스톡에서 불과 수십km떨어진 곳에서 리히터규모
7.3의 지진이 일어나고, 같은날 만주지역에서도 리히터규모 7.0의 지진이
발생하는 등 대규모지진이 한반도 인근에서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양산단층
인근의 핵발전소들이 위험한 상황에 있음이 증명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고리핵발전소의 6기 추가건설계획과 월성에서의 5,6호기 추가건설계획은
전면재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문의:대안사회부 석광훈 간사(02-747-8500)



[참고자료]

한국자원연구소의 양산단층연구결과에 대한 검토의견서
이기화 교수 (서울대 지질학과)


   필자가 1983년 지질학회지에 양산단층이 활성단층이라고
주장한 이후 이 문제에 관한 자원연구소측의 반론이 제기되었고 현재까지
14년간 필자와 자원연구소간의 지루한 논쟁이 지속되고 있다. 양산단층의
주변에 고리, 월성, 울진 등지의 원자력발전소가 위치하고 있어 이 문제는
원자력발전소의 안전성과 연관하여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그
이유는 이 발전소들의 인가과정에서 제출된 자원연구소의 부지조사보고서에
양산단층이 비활성단층이라고 규정되었으며 따라서 이들의 내진 설계에
활성단층인 양산단층의 지진활동이 고려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먼저 양산단층의 활성문제에 관한 필자와 자원연구소와의
논쟁의 쟁점을 요약하고자 한다. 활성단층이란 지질학적으로 제4기(200만년전
– 현재)에 지진을 포함한 단층운동의 증거가 있는 단층으로서 현재 지진이
발생하지 않더라도 앞으로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단층으로 간주하고
있다. 좀 더 좁은 의미로서 현세(1만년전 – 현재)에 지진활동이 발생한
단층으로 규정하기도 한다.

양산단층의 활성에 관한 필자의 83년도 논문의 요지는 다음
두 가지로 요약된다.

1. 양산단층이 통과하는 경주에서 지난 2000년간 MM 진도
Ⅷ(8) 이상의 파괴적인 지진이 최소한 10회 발생한 사실이 자료에 기록되어
있다. 특히 779년에 발생한 지진으로 집들이 무너져 100여명이 사망했다.
지진이 활성단층에서 발생하는 현상은 현대지진학의 ABC이고, 큰 규모의
지진은 큰 단층에서 발생하고 작은 규모의 지진은 작은 단층에서 발생한다.
경주를 통과하는 대규모의 단층이 양산단층이므로 MM진도 8이상의 파괴적인
지진들이 양산단층에에서 발생했다는 결론은 너무나 당연하다.
필자가 전해들은 바에 의하면, 자원연구소의 반론은 "역사지진으로부터
진앙을 정확히 결정하는 것이 어렵다, 역사지진 기록들은 믿을 수 없다"
는 등등이다. 그렇다면 우리 조상들이 지진이 발생하지도 않았는데 발생했다고
허위로 역사를 조작했다는 말인가? 경주에서 집들이 무너져 사람들이
100여명 사망했는데 진앙이 대구나 상주 또는 경주에서 멀리 떨어진
바다란 말인가? 자원연구소의 이러한 반론은 궤변에 불과하다. 만일
이러한 반론이 성립될수 없다면 지난 2000년간 MM진도 8이상의 파괴적인
지진이 10여회 경주에서 발생한 이 엄연한 사실은 양산단층이 활성단층이라는
명명백백한 증거이다.

    2. 1982년에 양산단층 주변에 설치된
자원연구소의 미소지진 관측망에 다수의 미소지진이 관측되었다. 이
문제에 대한 자원연구소의 반론은 본인이 관측한 미소지진들이 실제로
이 주변에서 발생한 지진들이 아니고 삼랑진에서 현대건설이 양수발전소를
건설하는 과정에서 시행된 폭파작업에서의 발파를 지진으로 오인했다는
주장이다.
필자는 당시 자원연구소에 현대건설의 폭파일지를 요청했으나 거절당했으며,
삼랑진 현장사무소에서 발파일지를 입수하여 본인의 미소지진기록과
비교한 결과 자원연구소의 반론이 완전한 허위임을 밝혀냈다. 필자는
이 문제가 필자의 학문적 명예와 연관되어 85년 지질학회지에 자원연구소의
허위주장에 문제를 제기하였으나 자원연구소로부터 현재까지 아무런
응답이 없는 상태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자원연구소는 필자의
명예를 훼손한 것에 대한 공식적인 사과와 정부 출연기관으로서 국민을
기만한 것에 대한 용서를 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까지 자원연구소 논점의 주요한 요지는 양산단층이
활성단층이라는 지질학적인 증거가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필자의
반론은 그 동안 지질학적인 증거는 발견하지 못한 것일 뿐이지 증거가
없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전세계적으로 대표적인 활성단층인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산 안드레아스(San Andreas) 단층에서도 굴착을 통하여
지진활동의 지질학적인 증거를 찾은 것은 매우 어려운 작업으로 알려져
있다. 왜냐하면 암반 위에 두터운 퇴적층이 피복되어 있고 단층의 파쇄대가
직선이 아닌 복잡한 형태를 취하므로 지표에서 과거의 지진활동과 대응되는
단층의 정확한 지점을 찾아내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와 비슷한
예로서 우리나라의 휴전선 부근의 땅굴의 정확한 위치를 찾는 것이 매우
어려운 작업이라는 점을 비유할 수 있다. 또한 이에 대응하는 또다른
예를 들자면, 지난 96년 12월 영월에서 규모 4.5의 지진이 발생한 바
있다. 과연 이 지진이 암반을 파쇄한 지질학적 증거를 찾았기 때문에
우리는

 이 지진의 발생을 인정했는가? 그동안 자원연구소가
수년간 양산단층 일대에서 굴착작업을 수행하였으나 아직까지 활성단층을
찾아내지 못했다. 그러나 본인과 교원대 경제복 교수, 일본 교토(京都)대의
오카다 교수팀은 지난 97년 5월에 경북 경주시 울주군에서 제4기 지층이
파쇄된 활성단층의 명백한 지질학적은 증거를 발견하였다. 이 단층운동의
연대를 밝히기 위한 지구화학적 연구가 현재 일본 교토대에서 진행중이다.
앞으로 우리가 노력하면 양산단층 일대에서 수많은 활성단층의 지질학적
증거를 찾아낼 수 있으리라 본인은 확신한다.
  자원연구소가 양산단층 또는 울산단층의 파쇄대에서 채취한
샘플의 연대측정을 캐나다에서 수행한 결과 수십만년 내지 100만년에
이른다고 한다. 그러나 수십만년까지 소급할 필요없이 불과 과거 2000년
기간에 양산단층의 활성을 입증할 파괴적인 지진들이 최소한 10여회
분명히 발생했다. 자원연구소가 지질학적 증거와 연대측정을 강조하는
이유는 활성단층 문제를 불필요하게 과거 수십만년 전으로 회귀시키고
정확한 굴착지점의 발견이 어려운 문제로 환원하여 양산단층의 활성문제에
대한 분명한 해결을 지연시키자는 의도로밖에 볼 수 없다. 만일 이러한
의도가 사실이라면 자원연구소는 정부출연기관으로서 국민을 기만한
엄중한 문책을 면할 길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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