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정치참여는 시대적 요구

2000.04.12 | 미분류

대학생 정치참여는 시대적 요구

▶ 글쓴이 : 김타균(정책팀 부장)
  ▶ 글쓴날짜 : 2000년 3월 28일

이제 총선이 불과 며칠밖에 남지 않았다. 그동안 부정부패 정치인들에 의해 많은 고통을 감수할 수 밖에 없었던 지난날들을 곰곰히 생각해 보자. IMF경제위기가 왜 왔는지 생각해 보자. 무능하고 부패한 정치인들이 IMF경제위기에 일조했다는 점에서 책임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게다가 IMF 경제위기가 시작된 이후에도 민생법안 통과를 지연시키고, 방탄국회로 정쟁으로 오직 당리당략만을 앞세운 정치인들이 지금의 한국정치를 좌지우지하고 있다. 그리고 이들이 총선이 다가오자 지금까지의 자신들의 행태에 대한 반성은 커녕, 금권선거와 지역주의에 편승해 또다시 정치생명을 연장하려 하고 있다.

21세기 첫 정치행사인 4.13 총선은 우리나라의 운명을 결정할 역사적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먼저 총선은 한국민주주의가 형식적인 내용뿐만 아니라 질적 도약가능여부이다.

<총선시민연대>의 낙천낙선운동이 성공하여 시민참여민주주의의 새로운 지평을 열 수 있을 것인가, 또는 새 천년을 맞이하여 여성의 대표성 확대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것인가, 고질적인 지역주의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것인가 등을 결정하는 순간이다. 또한 4.13총선은 지난 20세기 후반의 한국 정치를 이끌어온 3김(金)정치가 역사의 장으로 사라지게 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순간이 될 것이다.

이러한 역사적인 의미를 갖고 있는 4.13총선은 젊은 유권자들, 특히 대학생유권자들의 참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사실, 4.19혁명, 5.18군사쿠데타, 87년 6월 항쟁 등 민주주의 발전의 전환점에서 학생들은 언제나 그 중심에 있었다.

21세기 첫 정치행사인 4.13총선도 우리의 대의제 민주주의를 한차원 높은 수준으로 승화시켜 진정으로 국민을 섬기는 정치질서를 창출하도록 하여야 하며, 청년유권자인 대학생들이 이러한 시대적 요청을 외면해서는 안된다.

학생운동은 단지 학내 복지수준 향상에만 머물러서는 안된다. 지금까지 학생운동은 언제나 한국의 보편적 정당성 문제를 고민해왔으며, 그 고민을 시대적 상황에 맞게 적절하게 표출시켜왔다. 그 결과 학생운동은 노동운동, 농민운동, 빈민운동, 통일운동 등 한국의 제반 모순과 갈등을 사회적 이슈로 등장싴고, 그 문제들의 사회적 정당성을 승인받는데 일조해 왔다.

2000년 총선은 지금까지 학생운동이 추구해왔던 정의로운 사회를 향한 새로운 전환점이다. 모든 사회적 갈등은 정치를 통해서 조절되고 해소되어야 하며, 이 점에서 정치질서를 민주적으로 재구성하는 것은 사회적 갈등의 해결을 위한 최소조건이다.

민주적 정치질서가 수립되지 않는다면 사회적 갈등은 적절한 표출과 해결의 통로를 상실하게 된다. 따라서 학생운동은 정치질서의 민주적 제도화를 촉구하는 낙천낙선운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정치문화는 전근대적 혈연과 지연, 그리고 학연 둥에 얽매여 왔다. 기존 정당들은 이러한 정치문화를 토대로 지역주의에 기대어 정치권력을 유지해 왔다. 일반유권자들은 기존 정치권의 지역주의 책략에 휩쓸려 이러한 정치구도를 뒷받침해 왔지만, 결과적으로 항상 최대 피해자로 남았다.

대학은 이러한 지역주의에서 벗어나 있는 자유로운 공간이다. 또한 대학은 부자와 빈자, 좌우이념, 계급과 계층의 사회적 갈등요소들을 비판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지성의 공간이다. 따라서 대학사회가 기존 정치의식을 바꾸는 사회적 책무의 일부를 담당해야 한다.

대학생들은 사회의 모순을 비판적으로 판단해야 할뿐만 아니라, 그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인 실천도 병행해야 한다. 특히 2000년 총선에서는 사회에 대한 비판세력, 정치정의를 바로 세우는 주체로서, 그리고 유권자로서 이중의 책무를 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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