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봉에서, 등산학교를 시작하며

2000.05.31 | 미분류

인수봉에서,등산학교를 시작하며..

입교 전날저녁. 암벽 장비를 챙기며 드디어 가는구나..많이 설레였습니다.

토요일 5시가 좀 넘어 야영장에 도착하였습니다. 많은 분들이 늦으시는구나싶었지만 일찍오신 우리의 멋진 총무님 덕에 좋은 자리차지하고 야영할 수 있었습니다.

밤에 배운 기초산행법과 매듭법은 정말 뜻깊은 수업이 되었답니다.

윤창영선생님은 “모두 알고있는 사실이겠지만…”하며 설명하셨지만 전 고백하건데 몰랐답니다. 그래서 너무 부끄럽고 신기해 했었지요.특히 윤선생님의 그 멋진 배낭은 너무 탐이 났습니다.

성기철 등반대장님의 매듭법 수업이 이어 졌습니다. 예전에 양시종강사님께 매듭법을 배웠던 것이 이렇게 도움이 되리라곤 생각도 못했었답니다. 손끝에서 저절로 매듭이 만들어지는 듯한 느낌. 하하..^^; 마찬가지로 옆에서 용미씨도 끊임없이 잘난척을 합니다. 우습군 ^0^

수업이 끝나고 둘러앉았습니다.  아니.. 수업때는 사람이 별로 없었는데 여흥을 즐기려 하니 앉을 자리가 없더군요. 어디서 나타난 사람들인가~!그래도 사람이 많으니 좋습니다. 웃음소리.. 진지함.. 모두 배가 되니까요.

텐트속에서 바닥의 울퉁불퉁한 자갈과 전쟁을 한판벌이고 잠들었습니다. 6시 30분 기상이었는데…게으름피며 텐트속에 굴러 다녔습니다. 밖에서 웅성거리는 소리에 얼굴붉히며 나가보았더니 이미 식사준비가 끝이 났습니다. 순간 죄송스런 마음에 밥을 굶어볼까 싶었으나…열심히 먹구 열심히 암벽을 오르는 길이 최고다싶어 마구 먹었습니다.다음부터는 일찍 일어나 식사준비 하겠습니다. ^^

백운대 슬랩으로 향하였습니다. 지름길이라서 그런가.. 미끌거리는 바위길은 암벽하기도 전에 땀을 빼게 만들었습니다. 부지런히 올라 백운대 슬랩에 도착하였습니다. 우와!!!! 여기를 오르는구나~!

매듭법과 안전밸트 착용 등 기본적인 수업을 받고 암벽을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올라가는 것은 무섭지 않았는데… “하강”하고 외치고 나서 막상 발을 떼려 하니 일순 공포가 몰아쳤습니다. 자일파트너에 대한 믿음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습니다.

발끝에 온 몸의 무게를 싣고 딛고 오를때… 그 느낌이 참 좋습니다.한발 한발 오를때 마다 저의 무게를 실감하지만 ^^; 스스로 긴장하고 집중하는 제 모습이 대견합니다. 아주 즐겁습니다.올라가서 확보완료(?)를 하고 주위를 둘러 보았습니다.

파란하늘.. 초록물결의 나무들… 인수에 매달린 사람들.. 멀리내려다 보이는 도시. 색다른 느낌입니다. 바위에 매달려 이런 기분을 누리게 되다니. 겨우 한피치를 올라가고 나서도 감동적인데 인수 꼭대기에 오르면 어떨까요. 기다려라~! 내가 간다. 5주후에 저도 인수봉에 있을꺼라 생각하니 흥분되는군요.

하루를 보내며.. 암벽이란 새로운 세계로 저를 끌어주신 녹색친구들에게 감사한 마음이 절로 솟습니다. 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사람또한 얼마나 사랑하는지 깨달으며 벅차는 감동에 몸서리치며 집으로 돌아 왔습니다.

수고하신 많은 님들… 덕분에 즐거운 학교수업이 될꺼같습니다. 다음주가 기다려 집니다. ^^ 다음엔 부지런해 지겠습니다 @ 강사님 말씀 잘듣겠습니다 @ 대신 구호좀 통일시켜 주세요.

아름다운 인수의 밤을 꿈꾸며…..      
                          인수봉 현장=영상팀 녹색다큐의  장 주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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