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06 돌아본 5월 환경뉴스 – 학교붕괴! 원인은 환경호르몬?

2001.10.19 | 미분류

정연경 / 녹색연합 정책팀

작년 가을, TV를 통해 ‘무너지는 학교’라는 프로그램이 방영된 적이 있다. 선생님이 교실에 들어와도 전혀 집중하지 않는 아이들, 수업 중에 고함을 지르거나, 동료학생을 집단적으로 구타하는 학생들, 학생들을 전혀 통제하지 못하는 선생님의 모습에서 안타까움과 절망을 넘어 할말을 잃었었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라고 하는데 사람을 길러내는 학교가 이 모양이라면, 앞으로 우리 아이들을 어디서, 어떻게 교육해야 할 지, 우리 사회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지… 자성의 목소리와 개탄의 목소리가 동시에 흘러나왔다.

최근 일본의 한 과학자는 교실붕괴의 원인을 환경호르몬에서 찾는다. 그는 “환경호르몬이 인간의 신경계통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아이들의 주의력과 집중력을 떨어뜨리며, 이는 최근 교실붕괴의 한 원인이다.”는 연구를 하였으나, 연구결과가 사회에 미칠 충격을 고려하여 공식적으로 발표되지 않았다고 한다.
젖병, 컵라면 용기, 캔음료, 아파트 물탱크 등. 우리 생활 곳곳에서 환경호르몬이 검출되고 있는 상황에서 환경호르몬과 ‘교실붕괴’의 연관성을 완전해 배제할 수는 없을 것이다.
환경호르몬은 인간이 만든 물질에서 발생하는 인공호르몬이다. 즉, 인간이 만들어낸 물질에서 발생되는 각종 화학물질, 농약 등이 먹이사슬을 통해 사람이나 동물의 체내로 들어와 마치 진짜 호르몬처럼 내분비계에 영향을 미쳐 생식장애를 일으키는 것이다. 우리 정부가 사용하는 환경호르몬의 공식용어는 ‘내분비계 장애 물질’이다. 현재 세계야생생물보호기금(WWF)은 DDT 등 농약 41종과 음료수 캔의 코팅물질로 쓰이는 비스페놀A, 폐기물 소각시 발생하는 다이옥신 등을 포함해 모두 67종의 물질을 환경호르몬으로 분류하고 있다. 미국 일리노이주 EPA는 74종을 환경호르몬으로 분류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WWF의 분류기준을 따르고 있는데 이 67종의 환경호르몬 물질 중 국내에서 제조되거나 수입된 적이 있는 물질은 51종에 달한다. 이중 현재 농약 32종 산업용화학물질 3종 등 42종의 사용이 규제되고 있으며 나머지 9종 중 비스페놀A 등 4종은 관찰물질로 관리하고 있다.

5월에는 유난히도 ‘환경호르몬’ 관련 기사가 눈에 띤다.

캔커피, 캔콜라 등 일반인들이 즐겨마시는 캔음료 용기에서 내분비계 장애 추정물질이 비스페놀 A가 검출되었다. 에폭시 수지로 캔음료용기 내부를 코팅하는 열처리 과정에서 상당량의 비스페놀-A 성분이 공기중에 노출된다. <연합뉴스 5. 17.>

아파트나 일반건물 등 국내에서 지어지는 거의 모든 건물 물탱크의 내부 방수재료로 사용되는 에폭시 수지에서 인체에 유해한 환경호르몬이 검출됐다.…환경호르몬이 플라스틱 장난감이나 차 포장지에서 발견된 적은 있지만 건물 물탱크내부 자재에서 나온다는 사실이 이번이 처음이며, 집, 학교, 직장 등에서 사용하는 물이 모두 물탱크를 통해서 공급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부분의 국민이 환경호르몬 피해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캔음료, 물탱크뿐만 아니라 철새도래지로 유명한 낙동강하구 일대 해역과 어패류에서 암을 유발하는 환경호르몬이 검출되어 환경호르몬으로 인한 환경오염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동아일보. 5. 31.>

수컷의 생식이상, 새끼들의 원인모를 죽음, 개체수의 급작스런 감소, 행동이상 등 과학적으로 설명하기 힘든 자연현상이 20세기들어 보고되기 시작했으며, 미국, 영국, 덴마크, 지중해, 일본 등 공업화가 절정을 향해 치닫는 곳이면 예외없이 생태계에 무언가 중대한 결함이 발생하고 있다는 불길한 징후가 드러났다. 이 불길한 징조의 조각들을 퍼즐처럼 맞춰보던 과학자들은 1990년대 중반부터 이런 ‘생태계의 반란’이 화학물질과 농약 등에 빚어지고 있다는 증거를 찾아내기 시작했다. 이조각들이 지금 인류가 당면한 3대 환경문제 중 하나인 ‘환경호르몬’이라는 모자이크 그림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은 불과 수년전의 일이다. <동아일보 5. 31.>

환경호르몬 문제를 바라보며, 자연을 정복하며 무한정 발전해오던 인류에게 자연의 복수가 시작되었다고 말한다. 환경호르몬의 영향으로 나타나는 생식장애와 생태계 교란은 인류의 미래를 불투명하게 하고 있으며, 영향이 나타나는데 장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에서 환경호르몬의 영향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현재 세계 각국은 사용 규제 등 나름대로 대처방안을 마련하고 있지만 환경호르몬을 유발하는 물질을 대체할 물질을 개발되기 전까지는 누구도 환경호르몬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날아라 새들아 푸른 하늘을, 달려라 냇물아 푸른 벌판을. 오월은 푸르구나, 우리들은 자라난다. 오늘은 어린이 날, 우리들 세상’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5월이 되면 누구나 부모님과 선생님께는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미래의 꿈인 아이들을 바라보며,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 놀 수 있는 푸른 세상을 상상해 본다.

***** 녹색연합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4-10-07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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