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월드컵을 위하여

2001.12.18 | 미분류

글 녹색연합 정책실 김타균 실장 greenpower@greenkorea.org

2002년 월드컵 대회를 앞두고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 월드컵 열기가 크게 일어나지 않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우리나라가 16강에 들어갈 것인지, 1승을 거둘 것인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있지만, 월드컵 개최 준비를 통하여 사회경제적 분위기를 바꾸어보겠다거나 대회준비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는 생각은 별로 하지 않고 있다.

또한 월드컵과 관련해서 문화와 관광 측면은 강조되고 있으나 월드컵의 환경적 측면은 아예 관심밖에 있으며, 환경월드컵 논의도 화장실 이용, 식당 이용 등과 관련한 시민의 청결의식 부재 등의 문제에 국한하여 논의되고 있는 실정이다.

환경친화적 월드컵 개최란 “월드컵경기장을 포함한 주요 관련 시설물들을 환경친화적으로 건설하고 관리하고, 월드컵 경기와 직·간접적으로 관련되어 개최되는 행사를 친환경적으로로 개최하는 것이며,  월드컵을 계기로 도시자체를 환경친화적으로 조성하는 것”으로 요악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일시에 한 곳에 모이는 대규모 행사를 치룬다는 것 자체가 환경친화적이라 하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전세계 각국은 자국에 유치된 월드컵이나 올림픽과 같은 대규모 국제 행사를 최대한 환경을 배려한 가운데 치루기 위하여 많은 노력과 세심한 정성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문화월드컵, 정보월드컵, 시민월드컵이란 말은 많이 쓰고 있지만 환경월드컵이란 용어는 아직 낯설다. 월드컵과 환경의 관계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으며, 환경월드컵을 추진해야 하는 목적에 대해서도 인식의 공유가 이루어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월드컵은 선수와 임원, TV를 통해 경기를 지켜보는 외국인들에 무엇인가를 반드시 보여주어야만 성공적인 것이 아니라 시민을 위한 축제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환경월드컵은 단순히 행정기관만이 추진하는 일이 되어서는 안되며, 시민, 기업, 행정이 힘을 모아 함께 펼쳐나가야 한다. 월드컵 개최를 기하여 개최도시뿐 아니라 개최도시 인근 도시 전체가 환경친화적인 도시로 탈바꿈해야 한다.

환경월드컵은 개최도시의 월드컵과 관련된 모든 것이 환경친화적인 관점에서 계획되고 추진되도록 보장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 환경월드컵은 ‘스포츠와 환경’과의 관계를 재인식하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이에 따라 2002년 월드컵과 아시안 게임을 동시에 개최하게 되는 우리로서는 단순하게 국제경기를 유치하여 경제적 효과와 국제적인 위상제고라는 측면뿐만 아니라 1992년 리우환경회의에서 지속가능한 개발을 천명한 ‘리우선언’의 내용을 국제경기 개최를 통하여 얼마나 잘 현실화 시킬 수 있느냐는 가장 중요한 과제를 안게 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경기장 건설에서부터 이미 환경성을 고려하였다는 흔적이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많은 나라에서 대규모 국제경기를 유치할 때 지역의 환경을 배려하기 위해 많은 노력과 세심한 정성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은 이미 국제적인 추세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월드컵 경기장들이 이미 완공단계에 이르고 있는 시점에서 경기장의 환경친화성 검토라는 화두는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하여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지만 월드컵조직위원회는 사실상 환경문제에는 관심이 없는 것처럼 보이고 있다.

환경을 우선적으로 배려하고 있는 국제경기의 흐름에 맞추어 한국에서도 적절한 국제 경기에 필요한 환경 프로그램이 작성되어야 하며, 이를 위한 행사 주최자, 시민, 단체 등의 창조적 노력이 더욱더 필요하다.

우리의 경우 88올림픽을 치르면서 국민적 축제가 되지 못하고 정부의 축제가 되어버린 점, 그리고 현재 일반 국민들의 환경의식이 매우 높으며 이러한 일반 국민들의 참여를 통하여 환경축제로 만드는 프로그램이 필요한 실정이다. 이를 위하여 일반 시민들의 환경 프로그램의 참여를 다양화시키고 국제 경기가 국제 환경경기로 바뀔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실험이 2002년 월드컵경기시에 이루어지기를 기대해 본다.【사이버 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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