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기후변화로 인한 급격한 수온상승으로 제주바다 ‘연산호’ 생태계 바뀐다

2022.11.22 | 해양

–  열대/아열대 경산호 ‘빛단풍돌산호’ 빠르게 확산, 제주바다 깃대종인 연산호(해계두목 바다맨드라미류/부채산호류) 서식지 잠식 확인

– 열대/아열대 경산호의 확산은 천연기념물 ‘제주연안연산호군락’의 연산호 생태계 지도를 바꿀 것

– 난대성 지표종인 담홍말미잘 확산 확인

– 빛단풍돌산호, 담홍말미잘 등 기후변화 지표종으로 지정하고, 제주바다 산호 생태계 변화 모니터링해야

  • 녹색연합은 2022년 제주바다 산호 서식지를 모니터링하면서 서귀포 남부 해역인 섶섬, 문섬, 범섬 일대에서 열대/아열대 경산호인 ‘빛단풍돌산호’(첨부1 참고) 서식지가 대규모로 확산되는 것을 확인하였다. 특히 빛단풍돌산호는 기존 제주바다에 특징적으로 잘 형성된 연산호(산호충류 분류 상의 ‘해계두목’에 포함되는 바다맨드라미류와 부채산호류)와의 서식지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었다. 제주바다 산호생태계는 온대 연산호 서식지에서 열대/아열대 경산호 서식지로 빠르게 바뀌고 있는데, 이는 기후변화에 따른 수온상승이 원인으로 추측된다.

  • 녹색연합의 조사에 따르면, 빛단풍돌산호는 수심 10m 전후 구간의 제주바다 대표적인 갈조류인 감태의 뿌리를 완전히 덮어버리거나, 수심 20m 전후 구간의 큰수지맨드라미, 밤수지맨드라미, 검붉은수지맨드라미 등 바다맨드라미류와 꽃총산호, 둥근컵산호, 측맵시산호, 빨강별총산호, 둔한진총산호 등 부채산호류의 서식지를 석회질의 군체로 덮어버리면서 서식지를 확장하고 있었다.(첨부2 참고) 이러한 추세라면, 기존 제주바다에 독특하고 희귀한 연산호 생태계는 빛단풍돌산호 등 열대/아열대 경산호 생태계로 바뀔 것으로 예측된다.1

  • 제주 남부 해역, 특히 서귀포 섶섬, 문섬, 범섬 등 서귀포 해역과 형제섬 일대의 송악산 해역은 2004년에 천연기념물 제442호 ‘제주연안연산호군락’으로 지정된 곳이다. 문화재청은 ‘연산호’의 가치에 대해서 “특히 송악산 및 서귀포 해역은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연산호 군락의 자연 상태를 전형적으로 잘 보여주는 특징적인 곳으로 분포상 학술적인 가치가 매우 높다”고 설명한다.(첨부3 참고) 즉, 제주바다는 일반적으로 연산호 군락지가 풍부하게 관찰되며 열대/아열대 지역에서 산호초를 만드는 일부 경산호와 공존하는 양상이었다. 그러나 이번 조사 결과는 열대/아열대 경산호 생태계가 급속히 확산하면서, 서식지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경향을 보여주고 있다. 

  • 더불어, 녹색연합은 서귀포 문섬과 범섬, 법환마을 앞 산호정원 등에서 난대성 해양생물 지표종인 담홍말미잘이 꽃총산호, 둥근컵산호, 해송, 빨강별총산호, 둔한진총산호에 부착해 성장을 방해하는 현상을 확인하였다. (첨부4 참고)

  • 제주지방기상청의 2022년 제주의 기상/기후 관련 보도는 매번 역대급이었다. 지난 8월 10일 제주 일최고기온은 37.5℃를 기록하여 제주 기상관측 99년 중 가장 높은 온도를 기록하였다. 서귀포 평균기온은 과거 30년(1961~1990) 대비 최근 10년(2011~2020) 동안, 평균 15.9℃에서 16.9℃로 1℃ 올랐고, 제주도의 표층수온도 최근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2022년 올해, 제주도 표층수온 일최고값은 마라도(8월 7일)와 서귀포(8월 15일)에서 30.0℃까지 올랐다. 8월 평균수온은 제주시 용담 28.9℃, 조천읍 김녕 28.2℃, 우도면 27.6℃, 성산읍 신산 27.5℃, 서귀포 중문 26.6℃, 대정읍 가파도 28.1℃, 대정읍 영락 27.8℃, 한림읍 협재 28.4℃로 확인되었다. 가파도 평균수온은 2018년 24.9℃, 2019년 25.4℃, 2020년 26.1℃, 2021년 27.9℃, 2022년 28.1℃로 4년 동안 무려 3℃ 이상 올랐다. 2010년 전후, 제주도 주요 측정지점의 8월 평균수온이 대략 24℃ 전후였음을 감안할 때, 최근 10년의 제주바다 수온변화는 비정상적으로 급격하다.(기상청 기후정보포털, 국립해양조사원 수온 통계 참고)

  • 지금 현재, 제주도 남부 해역은 열대/아열대와 온대 해양생태계의 서식지 경쟁이 치열하게 나타나고 있으며, 제주바다 산호 생태계는 바다맨드라미류같은 연산호에서 돌산호류의 경산호로 옮겨갈 것으로 예측된다. 제주바다의 수온 상승폭이 지속된다면 열대/아열대 경산호 서식지 확산이 가속화될 것이다. 환경부, 문화재청, 해양수산부 등 정부부처는 빛단풍돌산호, 담홍말미잘 등 열대/아열대 산호류를 기후변화 국가 생물지표종 목록에 포함시키고,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연구를 통해 제주바다 해양생태계 변화에 의한 영향과 그 대안을 수립해야 한다.

  • 산호충류는 전 세계에 7,500종, 한국 해역은 170여종이 서식하고 있으며, 이 중 120여종이 이상이 제주바다에서 발견된다.(2020년 10월 기준)

담당) 녹색연합 해양생태팀 전문위원 윤상훈 (dodari@greenkorea.org)

(클릭) [보도자료] 기후변화로 인한 급격한 수온상승으로 제주바다 연산호 생태계 바뀐다 (사진 영상 포함)

*사진 및 영상 저작권은 녹색연합에 있습니다. 언론보도 외의 용도로 사용을 원할 경우 문의바랍니다.

각주1)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제주연구소의 김태훈 박사 논문에 따르면, 제주바다에 잘 형성된 연산호 군락이 최근 기후변화와 수온상승에 따라 열대/아열대 경산호(특히 빛단풍돌산호) 서식지로 바뀔 수 있음에 주목하고 있다.(Taihun Kim and Do-Hyung Kang, <An Encrusting Hard Coral Enclosing Soft Coral in the High-Latitude Asia-Pacific Marginal Distribution Zone>, Diversity 2022, 14, 856)

첨부자료

[첨부1. 빛단풍돌산호의 분류학적 위치]

[빛단풍돌산호]
학명 : Montipora trabeculata Bernard. 1897
계통 : 돌산호목(Scleractinia) – 단풍돌산호과(Acroporidae Verrill, 1902) – 단풍돌산호속(Montipora)
특징 : 산호체의 크기는 최대 2m(또는 그 이상)까지 커진다. 두께는 2cm 내외이며 넓고 편평한 편이다. 끝은 둥글고 암반면에 부착되지 않고 보통 들려져 있다. 산호체의 색깔은 녹색이며 가장자리는 흰색이다. 흰색 안쪽으로는 갈색을 띈 녹색이 나타난다. 수심 5~20m 내외에서 주로 나타나며, 암반면 전체를 덮는데, 간혹 다른 이물질에 의해 산호체가 솟아 있는 경우도 있다.
분포 : 제주도 섶섬/문섬/범섬, 부산 형제섬, 중국, 사모아, 호주 대보초 등


[빛단풍돌산호 분포도 (파란색 부분)]

이미지 출처: Taihun Kim and Do-Hyung Kang, <An Encrusting Hard Coral Enclosing Soft Coral in the High-Latitude Asia-Pacific Marginal Distribution Zone>, Diversity 2022, 14, 856
















[첨부2. 빛단풍돌산호의 서식지 확장]


[첨부3. 천연기념물 제442호 제주연안연산호군락]

[연산호에 대하여]
연산호는 ‘부드러운 산호’로서 영어로 ‘soft coral’이다. 제주 바다의 대표적인 산호 중에 연산호류(바다맨드라미류)는 분홍바다맨드라미, 큰수지맨드라미, 밤수지맨드라미, 자색수지맨드라미, 가시수지맨드라미, 부채산호류는 빨강별총산호, 둥근컵산호, 꽃총산호 등을 꼽을 수 있다. 열대/아열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주요 산호 군락지가 돌산호 중심의 ‘경산호(hard coral)’인데 반해서 서귀포 문섬과 범섬 등 제주 남부 해역은 경산호보다 연산호 군락지가 뛰어나며 국제적으로 희귀하다. 연산호는 제주도 해양생태계 보전을 위한 깃대종이라 할 수 있다.
[천연기념물 제442호 제주연안연산호군락]
“연산호란 부드러운 겉표면과 유연한 줄기구조를 갖춘 산호를 통틀어 말한다. 제주 남부 연안의 연산호 군락을 구성하는 산호충류는 무척추 동물로 ‘바다의 꽃’이라 불린다. 특히, 연산호류는 육상의 맨드라미를 닮았으며 부드러운 동물체로 수축·이완상태에 따라 크기 변화가 심하다. 연산호 군락지에는 돌산호류, 각산호류, 해양류 등의 다양한 산호류가 다양한 형상으로 어울려 서식하고 있다”(문화재청, 천연기념물 제442호 지정이유에서 발췌)


[첨부4. 담홍말미잘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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