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밀렵으로 죽어가는 멸종위기 야생동물을 더 이상 방치하지 마라

2002.08.20 | 백두대간

산양보도자료지도.hwp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멸종위기종인 산양이 밀렵으로 죽어간 현장이 확인되었다. 최근 3년 사이에 무려 5차례나 밀렵으로 희생되었다. 현장은 경북 울진군 북면 두천리의 아구산 일대다. 지난 봄 올무에 걸려 죽은채로 5개월 이상 매달려 있다가 발견되었다.
녹색연합의 조사팀은 지난 8월 7월부터 15일까지 경북 울진과 강원도 삼척 일대의 멸종위기 야생동물에 대한 실태 조사를 하던 중 산양이 죽어간 현장을 확인했다.



천연기념물인 산양이 3년 사이에 5번이나  밀렵으로 희생되었다. 2000년 2월14일과 25일, 강원도 삼척시 가곡면 풍곡리 일대의 산지에서 밀렵도구인 올무에 의해 죽은 채 발견되었다. 또한 2000년 3월에는 울진의 통고산에서 밀렵으로 희생되었으며 2000년 12월 삼척시 가곡면 응봉산에서 다시 한 마리가 밀렵도구에 걸려서 죽었다. 지난 90년 이후 국내의 대표적인 멸종위기  희귀종인 산양이 5회나 밀렵으로 죽어간 것은 울진-삼척의 산양이 유일하다.

산양의 밀렵현장인  울진-삼척지역은 낙동정맥을 따라서 이어진 산줄기를 중심으로 강원도 삼척시 가곡면, 원덕읍 경북 울진군 서면, 북면 일대까지 약 50km가 넘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오지이자 야생동물의 보고인 지역이다.

산양은 천연기념물 제217호로 지정된 산양과의 동물로, 환경부의 멸종위기동물로도 분류된 법적 보호종이다. 그래서 산양은 자연환경보전법에 의해 보호받고 있다. 산양은 강원도를 중심으로 백두대간을 따라 금강산에서 설악산, 오대산, 태백산으로 이어져 남쪽으로 울진의 불영계곡까지 분포하고 있다. 서식지는 주로 암벽이나 암릉지대. 절벽이나 가파른 바위 주변에 둥지를 틀고 생활의 터전을 삼고 산다. 그래서 산양의 흔적은 바위가 있는 급경사의 높은 산에서 많이 발견된다. 특히 배설물은 언뜻 보면 염소 배설물과 흡사하지만 굵기가 조금 더 굵고 무더기로 싸놓는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 산양의 밀렵은 다른 동물들보다 더욱 은밀히 진행된다. 서식처 자체가 워낙 험한 암봉으로 이뤄진 산지여서 전문 밀렵꾼 외에는 거의 접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현재 멸종위기 야생동물에 대한 보전과 관리는 환경부에서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환경부는 울진-삼척이 국내 제일의 멸종위기 동물의 서식지임에도 불구하고 대책은커녕 현장에 방문조차 하지 않았다.  이번에 발견되지 전까지 4번에 걸쳐 산양의 밀렵이 있었음에도 대책을 마련하지 않았다.

녹색연합은 울진-삼척 지역의 멸종위기 동물을 비롯한 생태적 가치에 주목하고 4년 전부터 환경부에 수차례 정밀조사와 보전대책을 요청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경부는 탁상행정으로 일관하며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않았다.

환경부는 1년에 밀렵방지를 위한 예산을 5억원 이상 집행하면서도 실제 밀렵으로 인해 가장 피해가 나타나는 멸종위기종이나 법적 보호종의 집단 서식지에는 전혀 대책을 세우지 않고 그저 전시행정으로 일관하고 있다.

특히 환경부는 밀렵대책을 비롯한 야생동물 보호를 사시사철 주요 서식지를 중심으로 전개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겨울철에 일부 지역에만 국한하여 제대로 된 보전을 기대하기 힘든 실정이다. 의례적인 밀렵방지 행사가 아닌 정확한 조상와 정보에 바탕을 둔 밀렵 대책이 절실하다. 이런 대응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의 울진과 같이 동일한 지역에서 3년이 안된 기간에 5차례나 산양이 밀렵으로 죽어간 것이다.

* 첨부자료 : 삼척-울진 지역 산양 피해실태 현장 지도 (한글 2002 문서)

녹색연합의 주장

– 정부는 멸종위기 및 보호대상종 동물에 대한 관리 대책을 제대로 하라
– 환경부는 야생동물 보호의 탁상행정과  전시행정을 그만 내실 있는 대책을 마련하라
– 울진-삼척 지역에 대한 종합적이고 정밀한 자연생태계 조사를 실시하라
– 마지막 야생동물 보고인 울진-삼척에 대한 보전 대책을 즉각 수립하라
– 정부는 야생동물에 대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보전대책을 즉각 수립하라

2002년 8월 20일

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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