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전구간의 등산로 훼손실태조사 보고서

2002.08.20 | 백두대간

1. 조사의 목적
○ 백두대간 등산로 전구간을 직접 조사하여 훼손실태를 진단 할 기초자료를 마련함.
○ 백두대간 등산로 실태를 진단하여 훼손등산로 정비와 복구, 복원의 판단근거를 마련함.
○ 백두대간 등산로의 정비·복구기술개발, 관련법 제정, 정책생산 등 관리방안을 마련하기 위함.

2. 조사 필요성
○ 백두대간은 한반도 자연생태계의 핵심지역으로 생태적·환경적 가치가 우수한 산림생태계를 간직하고있음. 국립공원 7곳(지리산, 덕유산, 속리산, 월악산, 소백산, 오대산, 설악산), 도립공원 2곳(문경새재, 태백산), 자연생태계보전지역 2곳(지리산 반야봉-심원계곡, 대덕산-금대봉), 천연기념물보호구역 3곳, 천연보호림 26곳 등을 망라하는 한반도 생태계 중심축임.
○ 백두대간이 매스컴을 통해 알려지면서 등산객과 휴양객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져 산림생태계 훼손의 원인이 되고있음. 산이 포용할 수 있는 능력 이상으로 등산객들이 몰리는 것과 함께 일부 등산객들의 무분별한 취사, 야영행위 등 잘못된 등산 습관과 산림자원에 대한 관리부족은 백두대간 산림생태계를 훼손시키고있음.
○ 특히 등산로는 이용객들의 의한 산림훼손이 가장 빈번히 발생하는 곳으로, 등산로 훼손은 등산로 자체뿐만 아니라 주변 산림까지 영향을 미쳐 전체 산림훼손의 주요 원인이 되고있음.
○ 국내 최대의 산림생태계를 간직한 지리산국립공원 장터목, 세석평전, 벽소령, 노고단, 덕유산국립공원의 동엽령 등은 등산객의 과도한 이용과 무분별한 야영과 취사행위 등 잘못된 등산문화로 산림생태계가 훼손·파괴되어 생태복원이 시도되고있음.    
○ 현재 우리나라에는 총 9,000km의 등산로가 개설되어있으나, 산불방지 위주로만 관리되고 있을 뿐 등산로를 관리하기 위한 등산로 이용현황, 등산로 이용자패턴, 등산로 이용자특성, 등산로 훼손실태 등 기본적인 자료와 훼손현황이 전혀 파악되지 않았음. 이와 같은 현실은 등산로에 대한 정비, 복구, 기술개발, 관련법 제정, 정책생산 등 등산로 관리방안에 대한 체계적인 계획과 접근 자체를 불가능하게 만들고 있음.
○ 백두대간 마루금은 1990년대 중반 이후 산악인들의 종주 등 이용인구의 급격한 증가로 등산로 확대, 등산로 주변 식생파괴 등 훼손이 날로 증대하고 있음. 이에 백두대간 전구간 등산로 실태를 파악하여 추가적인 등산로 훼손을 방지하고 이미 훼손된 등산로 정비, 복원하는 것이 백두대간 산림생태계 보존에 시급한 과제가 되었음.
○ 또한 매년 백두대간 이용 인구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현 등산로 실태조사를 통하여, 훼손의 최소화 및 복구 등을 추진 향후 등산로의 효율적인 보전관리방안 마련이 필요함.

3. 조사방법  
○ 백두대간 남한 전구간에 해당하는 지리산 천왕봉∼진부령(670km)구간을 총46개의 조사구간으로 나누어 200m 간격마다 총2847지점에 등산로 상태를 조사하였음.
   – 지리산 천왕봉(1915m) : 경남 산청군 시천면·함양군 마천면
   – 진부령(529m) : 강원도 고성군 간성읍-인제군 북면
○ 총 46구간, 2847지점의 등산로폭은, 나지노출폭, 침식깊이, 최대등산로폭, 최대침식깊이, 경사도, 고도를 조사하였고 바닥침식, 노폭확대, 뿌리노출, 암석노출, 노선분기 등의 훼손유형을 조사하여 각 구간의 등산로 상태를 비교 분석하였음.    
○ 조사기간 : 2001년 1월∼2002년 3월까지 총 15개월에 걸쳐 조사가 이루어짐.
   – 2001년 1월 – 4월 : 자료취합 및 사전답사, 조사팀구성, 워크샵, 조사방법 결정
   – 2001년 5월 26일 – 7월 26일 : 본조사(백두대간 전구간 등산로 실태조사)는 총 6명의 조사자가  현장을 직접 걸으며 2달 동안 진행되었음.
   – 2001년 8월 – 12월 : 추가조사, 1차보고서(백두대간 절반구간인 지리산 천왕봉- 부리기재의 등산로 실태조사) 발간
   – 2002년 1월 – 3월 : 추가조사, 2차 결과 보고서 (백두대간 전구간 훼손실태보고서 요약본)

4. 연구결과의 요약

4-1). 등산로 훼손의 원인
○ 여가시간의 늘어나면서 휴양이나 등산을 목적으로 산을 찾는 사람들의 수가 늘어나고, 1990년대 백두대간이 책자와 매스컴으로 일반인에게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꾸준한 등산객 증가를 보이고있으며, 구간종주등산객을 포함 해마다 수 천명의 인원이 백두대간을 지리산부터 진부령까지 등반하고 있음. 백두대간을 찾는 사람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백두대간 전체에 걸쳐 등산로가 뚜렷하게 나있으며, 급속한 등산객과 휴양객의 증가로 일부구간의 등산로 훼손이 심각한 상태에 이름.
○ 등산로는 등산객들의 발길이 잦아지면서 지피식물과 등산로 주변의 식생이 훼손되거나 죽게되어 맨 땅이 드러나기 시작하고, 계속되는 등산객의 발길과 집중호우, 지질적 특성 등의 자연적 현상과 적정한 관리소홀이 맞물려 등산로 훼손이 가속화됨.
   – 자연요인에 의한 훼손 : 고산지역의 경우 강우량이 많고, 기온변화가 심하며 바람이 강하여 훼손에 취약함. 또 자연적 요인에 취약하여, 식물의 성장 조건이 제한을 받기 때문에 훼손된 식생을 훼손하는 능력이 떨어짐. 이러한 자연조건은 이용객의 잦은 발길에 의해 훼손된 산정상부나 아고산대 생태계 회복을 불가능 하게함.
   – 인위적 요인에 의한 훼손 : 등산로는 등산객의 발길이 닿으면서 등산로와 등산로 주변 산림훼손이 시작되며, 산이 갖고있는 수용능력이상의 등산객 이용에 의해 그 훼손이 더욱 심각해짐. 등산객수의 단순한 증가와 등산객들의 무분별한 야영과 취사활동으로 인한 훼손도 심각한 실정임.
   – 인위적 요인에 의한 훼손 : 등산객의 과다한 이용으로 훼손된 등산로에 대한 적절한 정비나 복구가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자연적인 현상에 의한 등산로 훼손이 가속화됨. 등산로에 대한 시기 적절한 관리의 부실이 백두대간 산림생태계를 훼손시키고있음.

4-2). 등산로훼손과정
○ 일반적으로 등산로가 훼손되는 과정은 사람의 간섭이 없는 자연 그대로의 숲 상태에서 사람들이 드나들면서 등산로가 생기고 주변식생이 파괴됨. 식생이 파괴된 곳에 맨땅이 드러나고 등산로가 점차 넓어지며 토양이 유실되어 등산로가 침식이 발생함. 흙으로 덮혀 있던 암석이나 나무뿌리가 드러나게 되고 계속적인 이용과 폭우나 강우에 토양유실이 가속화되어 등산로가 움푹 파인 골 형태가 됨.

4-3). 백두대간 등산로 훼손실태
○ 백두대간 지리산 천왕봉∼진부령(670km)까지 맨땅이 드러난 면적은 540,772.4㎡이고, 토양이 유실된 총량은 104,636.6㎥로 밝혀짐. 지피식물이나 주변의 식생이 모두 고사하고 맨땅이 드러난 면적은 총 540,772.4㎡로 서울 상암 월드컵경기장 10배 넓이에 해당함. 이는 백두대간에 축구장 75배의 산림생태계가 훼손된 것을 나타냄. 맨땅이 드러난 등산로의 토양이 유실된 총량은 104,636.6㎥로 10톤 트럭 1만3천대 분량으로 총13만 톤에 백두대간 토양이 유실됨.
    ○ 백두대간 등산로의 65(1859)%는 맨땅이 1m이상 드러나거나 토양의 유실이 발생하여 심한 경우 어른 키를 넘는 움푹한 골이 패이기도 하였음. 등산로넓이 1m이하, 침식깊이 5cm이하로 등산로 위에 부유물질(낙엽 등)이 남아있는 양호한 등산로는 35(988)%에 불과하였음.  
○ 백두대간의 훼손 등산로 중에서 지속적인 복구와 정비가 이루어지는 곳은 지리산국립공원 천왕봉-노고단구간(22km), 덕유산국립공원 육십령-빼재(신풍령)구간(28.3km), 속리산국립공원 피앗재-밤티재구간(13.1km), 소백산국립공원(22.8km), 설악산 국립공원(12.4km) 총 98.6km뿐이다. 이는 백두대간 지리산 천왕봉∼ 진부령(640.8km) 전구간에서 훼손등산로를 관리비율이 15%(98.6km)에 그치고 있는 현실임. 그나마 국립공원 지역을 제외한 백두대간 등산로는 관리 없이 훼손이 그대로 방치되어 지속적인 토양유실이 발생하고있음
○ 백두대간 상에 포함되는 지리산, 덕유산, 속리산, 월악산, 소백산, 오대산, 설악산 국립공원 구역에 대한 과도한 이용은 국립공원의 우수한 산림생태계와 아고산대의 환경적·경관적 가치와 희귀성을 파괴시키는 원인이 되고있음.
○ 현재 백두대간상의 국립공원 산정상부나 아고산생태계 지역은 탐방객이 특정시기(여름철 계곡산행, 가을철 단풍산행)에 집중되는 과밀현상이 매년 반복되고, 고산지대 특유의 기상현상으로 등산로의 넓이가 확대되고 토양침식이 가속화되고있음. 등산로 침식이 심화되어 등산로가 굴처럼 푹 파이는 현상이 발생하였음.
○ 지리산 국립공원의 경우 해마다 300만명의 탐방객이 찾고있음. 이는 하루평균 9천명의 탐방객이 지리산을 찾는 것을 의미함. 지리산국립공원은 다년간 과도한 탐방객의 이용활동으로 인해 각 구간의 침식이 매우 심화되었음. 지리산 장터목, 세석평전, 벽소령, 노고단은 탐방객의 과도한 이용과 무분별한 야영과 취사활동으로 산림생태계가 훼손되어 생태복원이 시도되고있음.
○ 백두대간은 겨우 10년 전 한 사람조차 걸어다니기 불편할 만큼 울창한 산림생태계의 유지해왔음. 그러나 겨우 10년이 지난 지금 백두대간은 2-3사람이 지나다닐 만큼 넓은 등산로가 나있음. 지금까지는 등산로 복구는 소극적이었고, 사람들의 무분별한 이용형태로 훼손이 가속화되었음. 훼손을 예방하고 즉시 복구·복원하지 않으면 그 훼손이 가속화 될 것임.
○ 백두대간 등산로의 훼손을 방지하고 훼손등산로를 복원하기 위한 시급한 복구·복원 작업과 효율적 관리가 요구되고있음. 백두대간 등산로 훼손지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복구·복원 그리고 관리 의지가 필요함. 백두대간은 지리산 천왕봉부터 진부령까지 이어진 국토의 중심축으로 생태적으로 중요하고 상징적 의미를 내포하고있음. 그러나 백두대간 등산로 보전에 근거가 되는 등산로 실태에 관한 기초자료가 부족한 현실임. 보전과 관리를 위해서는, 먼저 이를 뒷받침하는 백두대간 등산로 훼손 현황에 대한 정확한 실태진단이 필요할 것임. 백두대간 전구간에 대한 정확한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훼손등산로에 대한 정밀 조사를 통해 훼손지 복구와 복원 그리고 장기적 관리 대책이 마련돼야함.

4-4). 백두대간 등산로 분석
○ 백두대간 지리산 천왕봉∼진부령(670km)까지 등산로의 평균등산로넓이는 1.1m, 평균맨땅드러난 넓이는 0.84m, 평균침식깊이는 11cm이고, 최대 등산로 폭은 7m, 최대 등산로 침식깊이는 1m로 나타났음. 전구간의 훼손유형별 출현률을 살펴보면 바닥침식 44(1256)%, 노폭확대 33(928)%, 뿌리노출 21(602)%, 암석노출 15(431)%, 노선분기 12(345)%, 기타(구곡화, 측면붕괴, 암설) 1(29)%가 나타났음.
    ○ 지리산 천왕봉∼진부령(670km)까지 등산로 중 훼손이 가장 심각한 구간은 지리산 벽소령∼노고단 과 설악산 한계령∼중청∼마등령이고, 가장 등산로 상태가 좋은 구간은 삽당령∼닭목재 구간이며, 전체 구간의 평균값과 가장 유사한 상태를 보인 구간은 이화령∼조령 구간이다. 훼손이 가장 심한 구간인 지리산 벽소령∼노고단의 등산로넓이가 최대 6m, 토양이 유실된 깊이가 1m에 이름. 지리산 벽소령-노고단과 삽당령-닭목재의 평균등산로넓이 1.6m, 평균맨땅이 드러난 넓이 1.2m, 평균침식깊이 30.7cm로 큰 차이를 보였음.
○ 지리산국립공원은 국립공원이 아닌 지역보다 평균등산로넓이 0.99m, 평균 맨땅 드러난 넓이 0.74m, 평균침식깊이는 17.9cm만큼 훼손이 심했음. 국립공원 구간 중에서도 산장, 휴게소 등의 편의시설이 설치된 곳이나 포장도로, 비포장도로 등 접근로가 편리한 특정등산로에 탐방객이 집중되고  있음.

5. 백두대간 등산로 관리방안
○ 등산로와 주변생태계 훼손의 가장 큰 원인은 등산객의 등산문화에서 비롯됨. 등산객의 무분별한 야영활동과 취사활동 등 취약한 등산문화는 등산로 훼손의 일차적 원인을 제공해왔지만, 아직도 등산객을 위한 적절한 문화교육조차 없는 실정임. 등산객이 자연을 보존과 공생의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자연을 대하는 태도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는 생태탐방교육 등 여러 가지 등산문화교육 프로그램이 만들어져 등산객 의식전환을 이끌어 내야함.
○ 현재 국내에는 등산로가 얼마나 훼손되었는지 판달 할 기초자료 조차 마련되어있지 못함. 기초자료의 부족은 등산로 관리 근거의 부족으로 이어져 훼손등산로 방치로 이어지고 있음. 전국 등산로의 주변의 생태적 특성, 훼손 실태를 파악해서 적절한 등산로 관리지침과 기준을 마련해야함.
○ 우리나라는 훼손된 생태계 회복기술과 훼손지 복구가 미약한 수준임. 생태복원은 복원대상지에 대한 정밀한 생태조사를 거치기보다는 낙후된 복원기술은 단기적인 조기 복원에 치우쳐있음. 우리나라는 산지가 많고 집중호우로 인한 침식과 산림생태계 훼손이 가속화되고, 봄 가뭄과 동결융해로 침식이 극심하여 한번 훼손되면 복구에 오랜 기간이 걸림. 생태복원은 복원대상지에 대한 정밀한 생태조사와 훼손원인 분석을 거친 후 체계적으로 실시돼야함. 향후 등산로와 주변 산림부, 능선부, 아고산생태계 훼손지에 대한 식생복원사업이 적극적으로 이루어져야함.
○ 백두대간 등산로 관리인력을 확대하여 등산로 훼손이 예방하고 시기 적절한 복구가 이루어져야함. 또한 등산로 별로 명확한 관리주체와 관리인원을 확보하여 훼손된 등산로를 적절히 정비, 복구하고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관리를 해야함.
○ 국립공원은 일반등산로와 차별화 된 이용형태를 유도하기 위한 목적으로 탐방개념을 사용하고있으나 아직까지 대다수의 국민들이 ‘탐방’ 의미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실정으로 ‘등산로’로 통칭하고있음. 등산로가 나있는 곳의 생태적 중요성에 따른 단계적 구분을 통해 등산로 개념을 정리해야함. 이를 통한 등산로 구분에 따른 등산로 정비, 복구 관리가 이루어질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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