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당선자의 환경대통령 선언에 대한 논평

2008.02.01 | 4대강

이명박 당선자의 환경대통령 선언에 대한 논평

– 진정한 ‘환경대통령’이 되려면

경부운하 건설 계획 백지화 선언부터 해야 한다

작년 10월,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는 타임지가 선정한 ‘환경영웅’에 선정되었다. 서울시장 재임기간 동안 ‘서울 숲’과 청계천 복원사업으로 환경에 혁혁한 공로를 세웠다는 이유다. 오늘 김포 국립생물자원전시관에서 ‘환경영웅’ 시상식이 있었고, 이 자리에서 이명박 당선자는 ‘친환경대통령비전 선포식’을 통해 환경과 경제가 지속가능하도록 임기 중 최선을 다하겠다는 요지의 ‘환경대통령’의 의지를 선언했다.

녹색연합은 개발과 환경의 갈등이 심각한 상황에서 ‘지속가능성’이 절실함에 공감하며, ‘환경영웅’으로 선정된 이명박 당선자에게 축하의 박수를 보내며, 그가 진정한 환경대통령이 되길 진심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이명박 당선자의 공약이나 현재 인수위가 걷고 있는 행보를 보면 과연 그가 환경대통령이 되겠다고 말하는 것이 국민들에게 설득력이 있는지 의구심이 먼저 든다.

이명박 당선자가 국운융성의 길이라고 강하게 추진하고 있는 경부운하만 놓고 보더라도 환경대통령의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어도 너무 멀다. 멀쩡히 흐르는 한강과 낙동강에 인공수로를 만들고 한반도의 상징이자 우리민족의 자부심인 백두대간에 폭 20미터, 길이 26킬로미터 이상의 커다란 구멍을 내고 물을 흘러 보내겠다는 것이 경부운하의 실체다. 운하건설로 인해 그동안 수십조의 예산을 들여 4대강 수질개선 사업을 한 것이 아무 소용이 없게 되었으며, 한강과 낙동강에 생명줄을 대고 있는 3천2백만 국민들의 식수가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 어디 그뿐인가? 한강과 낙동강 물을 섞으면 두 강의 생태계에 커다란 혼란이 초래될 것이며, 법으로 보호하고 있는 수많은 습지가 파괴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이명박 당선자가 추진하는 정책들을 보면 우려스러운 것이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747공약으로 대표되는 개발공약, 산림청과 해양수산부를 건설교통부에 통합시켜 전 국토와 해양을 언제든지 개발을 위한 대기상태로 만들어 놓은 일, 전 세계의 흐름에 따라 만들어졌고 유엔에서도 그 성과를 인정받은 지속가능발전위원회를 폐지시키기로 결정한 일 등을 보면 이명박 당선자가 되고자 하는 환경대통령이 어떤 모습인지 심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명박 당선자가 진정으로 국민들로부터 신뢰받는 환경대통령이 되기 위해서는 그의 대표적인 환경파괴 공약인 경부운하 건설 계획을 바로 백지화하는 것부터 우선되어야 한다. 그리고 주요 국정 수행 방향에 지속가능성을 보장하는 내용이 담보되어야 하며, 정부 조직 개편에서도 환경보전과 지속가능성 확보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고 말뿐인 환경대통령 선언은 국민들과 이 땅에 살고 있는 뭇 생명을 우롱하는 것일 뿐이며 그 평가를 준엄하게 받게 될 것이다.

2008년 2월 1일

녹  색  연  합

※ 문의 : 녹색연합 윤상훈 정책팀장 ☎ 02-747-8500 / 011-9536-5691 dodari@greenkore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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