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서울을 ‘세계적 항구도시’로? 서울시는 ‘운하 과대망상증’에서 벗어나야 한다

2009.06.23 | 4대강

서울을 ‘세계적 항구도시’로?
서울시는 ‘운하 과대망상증’에서 벗어나야 한다

서울시는 오늘 한강르네상스 후속판인 이른바 ‘지천르네상스’ 계획을 발표했다. 오는 2012년까지 한강의 2대 지역하천인 안양천과 중랑천에 ‘수상버스 뱃길 조성’으로 1,960억원, ‘수변문화 공원 조성’으로 480억원 등 총 2,440억원을 투자해 서울을 ‘세계적 항구도시’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안양천은 구로구 고척동까지 7.3km, 중랑천은 군자교까지 4.9km 구간에 뱃길을 열어, ‘집 앞에서 수상버스나 수상택시 타고, 물살가르며 출퇴근’하고 ‘물놀이 천국’을 만들겠다고 한다.  

녹색연합은 이번 계획을 경인운하, 한강운하에 이어 지천까지도 운하로 만들겠다는 ‘운하 과대망상증’에 사로잡힌 서울시의 터무니없는 졸속 계획으로 규정하며, 서울시에 몇 가지 질문에 대한 답변을 요청한다.

첫째, 이번 계획이 입지타당성을 검토한 후 세워진 적법한 구상인지 묻고 싶다. 중랑천과 안양천에 카약과 카누, 수상버스와 택시를 띄우는 것이 과연 경제성이 있는 사업인가? 이미 서울시가 운영 중인 한강 수상택시의 사업경제성은 어느 정도인지를 밝히고, 향후 한강운하, 경인운하로 이어지는 수로 이용의 경제적 타당성은 어느 정도인지 밝혀달라. 또 입지타당성을 검토하는 사전환경성검토 단계는 왜 누락했는지 설명해달라.

둘째, ‘지천르네상스’ 계획이 과연 ‘친환경’적인 사업인지에 답해야 한다. 중랑천과 안양천에 5m 이상의 수심을 위해 준설을 하면 하천생태계는 지금과 완전히 다른 모습이 될 것이다. 서울시가 철새보호지역으로 지정한 청계천 하류와 중랑천 하류의 보전계획은 무엇인가? 또 3ppm 이하로 수질을 잡겠다는 것과 하천에 배를 띄우겠다는 계획은 이율배반적인 설명이 아닌가. 명확한 설명을 요청한다.

셋째, 서해 연안 관광시대를 열고 ‘세계적 항구도시’로 거듭날 수 있는 근거는 무엇인가? 아직 경인운하의 경제성 논란은 감사원의 부실지적처럼 해결되지 않았다. 경인운하 사업이 졸속과 조작의 혐의가 있는 상황에서 경인운하를 이용하는 이번 계획으로 서울시를 ‘세계적 항구도시’로 만들 수 있는가?  

서울시는 ‘운하 만사형통’이라는 ‘운하 과대망상증’에 사로잡혀 타당성도 없고 구체적 계획도 없는 낭만적인 수사로 서울시민들을 현혹하고 있다. 서울 뿐만 아니라 전국의 하천이 4대강 죽이기 사업으로 아수라장이다. 국토해양부는 4대강에 100여개 이상의 보(3m 이하 포함)를 설치해 거대한 욕조를 만들겠다고 한다. 벗겨도 또 벗겨도 새로운 것이 등장하는 암흑 속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다. 겉으로는 민심과 여론을 듣겠다고 하면서 기본적인 ‘마스터플랜’ 조차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고 있다.  

오세훈 시장은 이명박 대통령과의 삽질 경쟁을 당장 멈추고, 지천르네상스 사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2009년 6월 23일
녹 색 연 합

  • 문의 : 녹색연합 윤상훈 정책실장 (011-9536-56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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