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4대강 예견된 재앙, 설계부실과 광적인 속도전 때문이다!

2011.05.17 | 4대강

4대강 예견된 재앙, 설계부실과 광적인 속도전 때문이다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 4대강 설계부실과 이를 감추기 위한 광적인 속도전, 그리고 국민을 속이는 올인 홍보 탓에 4대강 곳곳에서 예견된 재앙이 현실이 되고 있다. 누가 22조원 달하는 막대한 국민의 혈세를 들여 국민을 치명적 위험에 빠트리려 하는가?

이미 많은 전문가와 시민단체들은 MB 정권의 누수현상이 4대강 현장에서 발생할 것을 경고했다. 이를 반증하듯 정부 내에서도 ‘7월 위기설’ 등이 심심치 않게 흘러나오는 상황이다. 심각한 것은 본격적인 장마철이 되기도 전에 이미 4대강 곳곳에서 난리가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낙동강에서는 취수장 가물막이가 4대강 공사로 유실되면서 구미시 지역 등에서 5일간 단수가 되는 최악의 인재가 발생했다. 이어 달성댐과 강정댐 인근에서도 봄비에 가물막이가 유실되는 등 사고가 발생했다. 영산강에서도 승촌댐 부근에서 가물막이가 유실되면서 상수관이 파손되는 등 상황이 발생했다.

남한강에서도 이포댐과 남한강 지천에서 크고 작은 유실과 붕괴 현상이 확인됐다. 지난 13일 4대강사업대응하천환경공동조사단(이하 4대강 공동조사단 / 단장 김정욱 전 서울대 교수)이 확인한 바에 따르면, 여주군 대신면 천서리 이포댐에서는 10여 일 간(4월 말, 5월 초) 60~90mm 봄비에 댐과 연결되는 문화광장과 어도가 유실되고 주변 제방이 붕괴 되는 어처구니없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와 같은 현상은 96년, 99년 발생한 연천댐 붕괴 사건을 연상시킨다. 연천댐 붕괴 사건 역시 콘크리트 구조물과 토양과의 접합부에서 사고가 발생했으며, 설계 부실이 사고 원인으로 드러났다. 공사관계자와 정부는 이포댐 유실을 10 여일 넘도록 언론과 국민에게 숨겨 오다 이번 4대강 공동조사단에 의해 드러났다. 봄비에 유실될 정도의 부실한 댐이라면 정작 집중호우가 쏟아지는 여름철과 태풍 도래 시기에는 더욱 위험할 수밖에 없다.

남한강에서의 이상 현상은 이 뿐만 아니다. 4대강 공동조사단이 조사한 남한강 지천 곳곳에서 심각한 현상이 벌어졌다. 여주군 점동면 도리이 청미천과 원주시 부론면 홍호리 섬강의 남한강 합수지점에서는 강바닥 유실 방지를 위해 설치한 돌 바구니 형태의 하상보호공이 비에 유실된 것이 확인됐다. 청미천에서는 대규모 준설한 지역에 모래가 다시 쌓여 ‘하나마나 공사’임을 보여주기도 했다. 여주군 대신면 천남리 한천에서는 침식된 제방 위로 시멘트 도로가 위태롭게 얹어있거나 붕괴 되는 등의 상황을 확인했다. 남한강 지천들의 이러한 현상들은 과도한 강바닥 굴착으로 의해 발생한 역행침식현상이다. 본격적인 장마철이 되면 상황은 더욱 심각해 질 수밖에 없다.

불행히도 4대강 곳곳에서 예견된 재앙이 벌어지고 있지만, 정권은 여전히 아랑곳하지 않는 듯하다. 식수 부족은 국민 탓이고, 댐과 제방 및 가물막이 유실은 별일 아닌 것으로 치부하면서 무조건 사실이 아니라고 발뺌만 하고 있다. 국민의 재산과 생명, 이 땅의 국토를 보전해야 하는 것이 정권의 가장 중요한 책무 이지만, 대통령 치적 만들기에 혈안이 돼 기본을 망각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4대강 범대위는 지난 4월 정부가 홍보에 올인 하지 말고 4대강 사업에 대해 공동으로 진단과 평가할 것을 제안했다. 그러나 정부는 이를 거부했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정부는 4대강 사업 평가가 두려운 것이다. 단군 이래 최악의 부실함이 드러날 것을 우려해 진단과 평가는 회피하고 그저 국민을 속이기 위한 홍보만 하려는 것이다.

다가오는 여름 홍수기가 정말 걱정이다. 멈춰야 한다. 부실한 4대강 사업을 멈춰야 국민이 살고, 이 나라가 살 수 있다.

2011년 5월 16일
4대강사업 대응 하천환경 공동조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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