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낙동강 독성 남조류, 대구까지 북상

2012.08.06 | 4대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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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독성 남조류, 대구까지 북상

– 경남 합천군에서 경북 고령군, 대구시 달성군 일대에 남조류 번성
– 과거 하류에 국한되었던 녹조현상이 중상류로 북상, 먹는 물에 대한 우려 커져
– 유례없는 남조류 발생에 적합한 대응 방안 조차 없어

4대강사업으로 인한 급격한 수질악화가 나타나고 있다. “낙동강 녹차라떼”라는 신조어를 낳았던 대규모 녹조현상이 낙동강의 중상류를 향해 급속히 북상 중이다. 8월 초 현재, 함안보, 합천보, 달성보를 넘어 대구에까지 상륙했음을 확인했다. 그럼에도 이에 대한 적절한 대응 방안 조차 마련되지 않고 있어 낙동강을 식수원으로 하는 시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량 녹조현상의 북상

4대강사업의 보로 인해 막힌 낙동강에서 최근 유례없는 대량의 녹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녹색연합이 지난 7월29일에서 8월3일 사이, 낙동강의 수질을 모니터링한 결과, 경남 합천군에서부터 대구시 달성군, 경북 고령군 일대의 낙동강 곳곳에서 육안으로 뚜렷한 녹조현상을 확인하였다. 경북 고령의 우곡교 아래, 대구 달성군의 도동서원 근처, 대구 달성군의 낙동대교 아래, 대구 달성군의 박석진교 아래, 경북 고령군의 고령교 하류 지역이 녹조 발생 주요 지점이다. 율지교는 합천창녕보 상류에 위치하고 있다. 여기서부터 강 상류 쪽으로 위치한 도동서원, 낙동대교, 박석진교, 그리고 달성보를 넘어서 고령교 인근까지 도달한 것이다. 녹조의 발생 정도는 심각한 상태다. 강물이 초록색으로 변했고, 강물 속에 녹색의 알갱이가 떠있다. 진한 녹색 페인트를 풀어놓은 것처럼 심한 경우도 있었다.  

이번에 녹조가 발생한 지역은 낙동강 중류지역이다. 4대강사업 이전에는 서낙동강이나 경남 양산시 물금읍 등의 낙동강 하류 지역에서 주로 녹조현상이 나타났었다. 그러다 지난 6월말 창녕함안보 인근의 경상남도 창원시 본포취수장과 경상남도 함안군 칠서취수장에서 녹조현상이 발생했고, 이번 8월에 낙동강 중류로 북상하여 대구, 경북 고령 일대에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녹색물질의 정체는 독성 남조류

주로 정체된 수역인 호소에서 번성하는 조류는 크게 규조류, 녹조류, 남조류 등으로 분류한다. 이 가운데 수온이 상승하는 여름에 개체수가 많아지는 것은 녹조류, 남조류이다. 특히 남조류는 독성이 함유되어 있어서 수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남조류의 개체수가 대량으로 증가하게 되면,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물색깔이 녹색으로 변하며 녹색의 알갱이가 물 속에 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 정도가 심해지면, 진한 페인트를 풀어놓은 것과 같이 변한다. 이런 현상을 “녹조현상”이라고 부른다.

녹색연합은 이번에 녹조가 발생한 주요 지점의 시료를 채취해서 전문기관에 조류분석을 의뢰했다. 그 결과 남조류의 일종인 마이크로시스티스(Microcystis)가 우점종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것은 마이크로시스틴(Microcystin)이라는 간질환을 일으키는 독성물질을 함유하고 있다. 국립환경과학원의 자료에는 남조류의 독성인 마이크로시스틴에 대해서 “맹독성으로 인하여 미량으로도 치사에 도달 가능”이라고 밝히고 있다. 또한 같은 자료는 다음과 같이 남조류 독소 노출 경로를 밝히고 있다.

– 오염된 음용수에 의한 장기적 섭취
– 휴양지에서 물의 섭취와 코의 점액질의 막에 의한 접촉
– 오염된 물에서 잡은 생선이나 조개류의 섭취
– 독성 오염된 물로 목욕시 피부 접촉
   → 아이들은 작은 몸집과 우연한 섭취 등으로 인하여 더 독성에 영향을 많이 받음.

직접 마시지 않더라도, 녹조에 오염된 물고기를 먹거나, 물놀이 등을 통해서도 독소에 노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남조류의 독성은 사람과 가축, 어류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조류의 독성으로 인한 피해사례는 아시아, 유럽, 아메리카, 등 세계적으로 공통된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외국에서는 오염된 물의 투석으로 인해 50명 이상이 간질환으로 사망한 사례도 있다. 1990년대 캐나다에서 발생한 수만 마리의 오리와 물새류 폐사, 1981년 미국 펜실베니아에서 발병한 피부 질환 및 눈병, 1991년 호주의 소 1600마리 사망 등이 직간접적인 남조류의 독성 때문으로 확인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1995년에 부산의 화명정수장에서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된 적이 있다. 이 사건은 당시 큰 사회적 파장을 낳았고, 그 후 부산의 모든 정수장에는 녹조를 정수하는 시설, 곧 “고도정수처리시설”을 막대한 예산을 들여 설치하였다. 인체에 직접적인 유해성 외에도 조류의 발생은 여과지 폐색, 응집제 과다 투입 등 정수과정에서 문제를 발생시킨다. 결국 정수비용을 증가시키고, 이는 수돗물 값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유례없는 낙동강 중류의 남조류 대량발생, 4대강 사업이 원인

이번 낙동강 중류의 남조류 대량발생은 유례를 찾기 힘든 현상이다. 그 원인은 바로 4대강사업으로 건설된 낙동강 8개 보에 있다. 대형 보로 인해 물의 흐름이 가로막혀 정체되었기 때문이다. 녹조현상은 주로 호소에서 발생하는 현상이다. 정부 또한 조류경보제등을 통해 주요 호소의 조류번성을 관리해오고 있다. 물이 흐르는 상황에서는 조류가 대량으로 발생하기 힘들다. 그런데, 지금 보로 막힌 낙동강은 거대한 호수로 변해버렸다. 정체시간이 길어진 만큼 녹조현상의 가능성은 높아진 것이다.

주민들과 전문가들의 한결 같은 증언도 이를 뒷받침한다. 경남 고령의 주민인 곽상수씨는 “고령 인근에서 오랫동안 살면서도 강물이 녹색으로 변할 정도로 녹조가 발생한 것을 이전에는 보지 못했다.”고 말한다. 대구 보건환경연구원의 공무원도 “대구 인근에서 눈에 드러날 정도의 남조류가 발생한 적은 과거에 없었다”고 인정했다.

이번에 발생한 지역보다 더 하류인 칠서취수장 인근에서 발생한 지난 6월말의 남조류도 유례가 없는 초유의 사태였다는 증언이 나왔다. 칠서정수장의 임영성 수질관리실장은 “칠서정수장에서 18년 동안 일해오면서 지난번(6월말)과 같이 남조류가 발생한 적은 없었다.“고 밝혔다.

정부의 해명에 대해

정부는 이상고온현상 때문이지 보와 무관하다는 주장이다. 남조류 발생이 수온과 상관관계가 있는 것은 사실이나, 정체시간이 길어지면 그만큼 같은 조건에서도 발생확률이 훨씬 높아지게 된다. 오랫동안 낙동강의 조류에 대해 연구해온 전문가는 “눈에 보일 정도로 남조류가 번성하는 것은 과거 낙동강 하류의 물금 일대를 제외하고는 거의 없었다. 이번과 같이 중류일대에서 발생하는 것은 보로 인한 정체가 원인이다”고 진단했다.

또한 정부는 해명자료를 통해 “보 설치 인근 지점의 최근 3년간(’07-’09) 상반기과 금년 상반기 chl-a 수질을 비교한 결과, 예년과 유사한 수준으로 나타나 보 건설로 인해 조류가 더 발생하였다고 단정하기 곤란”하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정부측에서 발행한 보고서에 따르면 클로로필-a와 남조류 세포 수, 그리고 독성물질 사이에는 상관관계가 높지 않다고 밝히고 있다. 환경부에서 발간한 <국내 담수 조류저감 마스터플랜 마련 연구> 보고서 (146쪽) 에서는 다음과 같은 기술하고 있다.

“현행 조류경보제는 Chl.a 농도와 남조류의 세포 수를 복합하여 기준으로 정하고
있으나 Chl.a 농도와 남조류 세포 수간의 상관관계가 높지 않을 뿐만 아니라 남조류
세포 수와 독성물질 생산과의 상관관계도 높지 않으므로 조류경보제는 기존에 국립환
경과학원에서 수행된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합리적으로 개정될 필요가 있다. “

클로로필-a 농도와 남조류가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없는 이상, 클로로필-a 수치를 근거로 보 건설로  인한 남조류의 증가를 부인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적합한 대책조차 없는 정부

정부에서는 조류논란이 있을 때마다 고도정수처리시설을 내세워 해명했다. 7월23일자 환경부 보도설명자료에는 “낙동강 정수장의 경우 고도정수처리시스템이 완료되어 있어 조류발생으로 인한 수돗물 공급의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음”이라고 적고 있다.  

하지만 녹색연합이 자료를 통해 확인한 결과 이것은 사실이 아님이 밝혀졌다. 낙동강 중상류에는 고도정수처리 시스템이 설치되지 않은 정수장이 여럿 있다. 해평취수장과 연결된 구미정수장을 비롯하여, 상주 도남정수장과 안동, 예천의 몇몇 정수장은 고도정수처리시설을 갖추고 있지 않다. 더군다나 대구의 문산, 매곡 정수장 또한 공사가 시작되었으나 아직 완공 전이다. 녹조의 독성을 걸러낼 수 없다는 의미이다.

낙동강 중상류를 향해 북상하고 있는 남조류가 대구를 넘어 구미까지 이른다면, 수많은 시민들은 남조류의 독성에 노출될 위험성이 크다. 특히 구미 정수장은 수자원공사가 운영하는 정수장으로서 시설용량이 46만톤이 넘는 대규모 시설이다. 구미시를 비롯한 칠곡군, 김천시 등의 많은 시민들이 이를 통해 물을 공급받고 있다.

한편 정부는 남조류의 독성에 대한 명확한 대처기준이나 방안도 마련하지 못한 실정이다. 한번도 겪지 못한 낙동강 중류의 남조류 대량발생에 대한 대응매뉴얼 등도 없는 상태다. 4대강에서 실시하는 수질예보제도 실효성이 떨어진다. 칠서정수장의 임영성 수질관리실장은 다음과 같은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곳에서는 과거에 남조류를 겪어보지 않았기 때문에, 뚜렷한 대처방안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 수질예보제가 4대강 일대에서 시행되고 있지만, 지난 6월말 남조류 발생 때 수질예보제 시스템으로부터 사전에 아무런 이상징후를 통보받지 못했다.”

실패한 4대강사업의 수질개선 목표

정부는 4대강사업을 추진하면서 “수질개선”을 목적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4대강사업으로 인해 과거에는 없었던 독성 남조류가 대량으로 발생하게 되었다. 설사 고도정수처리시설로 독성을 100% 완벽하게 걸러낸다 해도, 낙동강 원수가 나빠지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다. 4대강사업의 목적인 “수질개선” 목표는 실패한 것이다.

정부는 현재 발생한 남조류 발생에 대한 구체적인 대응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하지만 단순히 정수처리기술과 화학약품에 의존하는 것이 아닌, 낙동강 원수 자체의 수질을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강물을 정체시키는 원인, 곧 4대강 보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 사진 및 영상자료는 녹색연합 웹하드 > “4대강 녹조” 폴더에서 다운로드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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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첨부 : 보도자료 원문 / 사진자료

2012년 8월 5일

녹   색   연   합

※ 문의 : 녹색연합 자연생태국 황인철 4대강현장팀장  ☎ 010-3744-6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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