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농성 9일차 소식 “환경부를 환경부라 부르지 못하고..”

2009.06.18 | 4대강

아침부터 하늘이 흐립니다.  

농성장을 차린 이래 하루 걸러 비가 옵니다. 비가 오면 천막위로 비닐도 올려야 하고 전시 중인 사진들과 서명대를 모두 걷어야 해서, 보통 만만찮은 일이 아닙니다. 오늘은 다행히 한 두 방울 내리다 그치네요. 올해부터는 기상청에서 장마예보도 못하겠다고 하니,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상기온이 이제 현실로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오늘 오전에는 환경부가 서울 지역 환경단체들을 대상으로 4대강 사업 마스터플랜의 홍보와 교육을 실시했습니다. 현장에 가보니 고작 예닐곱의 사람들이 앉아 환경부 관계자의 1시간에 걸친 설명을 듣고 있습니다.



운하백지화국민행동은 환경부를 환경부라 부르지 못하는 지금의 현실을 비판하며, 행사가 열린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앞에서 피켓시위를 벌였습니다. 현 정부의 환경부는 사실상 제 기능을 상실해버렸습니다. 각종 개발정책으로부터 우리의 국토를 지켜야 하지만, 오히려 개발사업에 면제부를 주는 기관으로 전락해버렸습니다.

그린벨트의 13%가 사라지는 동안 환경부는 아무런 의견도 내지 못했고, 우리나라 국토 생태계의 마지막 보루인 국립공원은 자연공원법이 개정되면서 케이블카 거리규정이 늘어나는 등 공원 내 개발이 촉진되고 있습니다. 또한 환경영향평가제도를 통합, 완화하면서 개발사업의 계획단계에서 환경 영향을 평가하는 절차는 거의 생략하려 하고 있고, 이는 4대강 사업에도 적용해 공사 기간을 단축하여 이명박 정부 임기 내 사업을 끝마치려 합니다.



이만의 환경부장관은 4대강 사업의 보 건설과 준설로 인한 수질 오염과 생태 파괴 문제는 무시한 채 오히려 이 사업으로 수질이 좋아질 것이라는 망언을 여기저기서 일삼고 있습니다. 국토개발부 장관인지 헷갈린 것은 이미 오래 전이고, 그냥 국토해양부의 산하의 ‘각종개발사업신속허가청’ 정도로 격하해도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정말이지, 환경부를 환경부라 부르지 못하는  현실이 매우 안타깝습니다.

오늘 농성장에는 반달곰 한마리가 등장했습니다. 실물은 사진보다 훨씬 귀엽습니다. 뒤뚱거리며 걷는 모습에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이 모두 집중됩니다. 인형이 검고 커서 무서울만도 한데, 아이는 즐거운 표정으로 곰과 함께 사진을 찍었습니다.

오늘 캠페인은 명동에서 진행되었습니다. 무심한 듯 지나치는 사람들도 있고 먼저 다가와 홍보물을 받아가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4대강 사업에 들어가는 22조원의 예산을 우리나라 경제인구수로 나누면 1인당 100만원의 세금을 내야합니다. 그리고 환경과 생명이라는 우리 사회의 공공재가 사업이 진행되면 심각하게 파괴됩니다. 사회문제가 어느 특정그룹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문제라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느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어제 무산된 플래쉬몹은 점심시간, 대한문 앞 천막농성장을 운영 중인 민노당 여러분의 협조로 무사히 진행되었습니다.

4대강 사업 반대 홍보 영상 상영회는 저녁시간 청계광장 부근에서 지나가던 시민들의 눈길을 붙잡으며 한 시간여동안 진행되었습니다. 오늘 청계천 산책은 ‘4대강 삽질 NO’라고 씌여진 우산을 들고 시민에게 다가갔습니다.

농성장으로 어려운 걸음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격려의 말씀 한마디에 농성장 활동가들은 큰 힘을 얻습니다.

# 함께해주신 분들
녹색연합 / 김계리 (환경연합 그린리포터) / 이태일 (에코피스아시아) / 유다희 외 (공공미술프리즘) / 홍형석, 천병한 (전국농민회총연맹) / 김영주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 김병관 (지리산 옛 산장지기) / 정성헌 (한국DMZ평화생명동산) / 박석운, 장대연 (진보연대) / 조성오 (생태지평) / 이은희 (환경정의) / 유원일 (창조한국당)

# 후원에 감사드립니다
생태지평 조성오 이사 / 서울환경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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