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농성 20~21일차 소식 “한강과 낙동강을 연결하지 않으면 운하가 아니다?”

2009.07.01 | 4대강

28일은 천막농성장을 차린 이래 3주 동안 쉼 없이 달려온 농성을 잠시 쉬어갔습니다. 물론, 농성장이 문을 닫은 것은 아니고, 3주 동안 내내 천막을 지켜온 활동가들이 달콤한 하루 휴가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그 빈자리는 서울환경연합 활동가들이 채워주었습니다.



29일은 대통령의 라디오 연설로 아침부터 떠들썩합니다.
‘임기 내에는 대운하를 추진하지 않겠다’라는 발언 때문입니다. 그럼, 임기가 끝나면 추진하겠다는 뜻인지, ‘국민이 반대하지 않으면 추진하지 않겠다’라는 작년의 발언 이후 여전히 미련이 넘치는 말투입니다.
운하백지화국민행동은 오후 1시 반 조계사 농성장 앞에서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4대강 사업 자체가 운하사업인데, ‘한강-낙동강 구간 운하’연결을 하지 않는 것으로 운하가 아니라고 하는 것은 본질을 호도하는 행위라고 비판하였습니다. 4대강 사업은 대운하 추진을 위한 1단계를 이미 넘어섰고, 사업 자체로 한강운하, 낙동강운하, 영산강운하가 만들어집니다. 이를 연결만 하면 현 정부가 그렇게나 하고 싶어하는 대운하가 완성되는 것입니다.

또한 4대강 사업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대운하로 전용이 될 수 있기 때문만이 아닙니다. 4대강 사업과 대운하는 강을 정비한다면서 그리고 배를 띄운다면서 하천 생태계를 심각하게 파괴합니다. 4대강 사업으로 건설되는 22개의 보(작은 댐)와 3개의 댐, 그리고 하도의 준설은 후에 각각 갑문과 운하 길이 되지 않더라도 그 자체로 환경적인 문제가 큰 사업들입니다.
때문에, 대운하를 하지 않겠다고 대통령이 선언했으니, 시민단체도 이제 그만해야 하지 않겠냐라고 하는 것은 우리에게 전혀 명분이 없는 이야기입니다. 지금 시점에서 대통령이 해야 할 일은 ‘4대강 살리기’가 진정한 강 살리기가 될 수 있는 전면적인 사업의 개편입니다.

오후엔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의 문규현 신부님이 신도들과 함께 지지방문을 해주셨습니다.
예의 그 따뜻한 미소로 농성자들을 격려해주시고 평화를 기원하는 큰절을 올려주셨습니다. 그 마음과 정성이 온 세상에 울려퍼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플래쉬몹은 인사동에서 진행되었습니다.
플래쉬몹은 판넬 9개를 들 인력과 사진사가 기본적으로 필요한데, 오늘 담당단체인 생명의 숲과 여성민우회에서 많은 활동가분들이 오셔서, 플래쉬몹을 진행한 이래 처음으로 인력난을 겪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매일 하는 플래쉬몹이지만, 시민들은 늘 신기한 듯 캠페이너들을 바라봅니다. 이 광경이 재밌는지 외국인들이 연신 셔터를 눌러댑니다. 대화가 가능한 한 활동가가 4대강 사업에 대해 설명하니, 고개를 끄떡이며 열심히 듣고는 격려를 해줍니다. 한 시민 분은 행진하던 캠페이너들을 쫓아와 페트 음료 2개를 건네주고 가셨습니다. 이런 격려들로 우리의 활동이 힘을 얻습니다.

농성장은 일요일 폭우로 무너져 내린 천막의 보수와 27일 범국민대회 물품 정리로 분주합니다.
범국민대회를 준비하며 40개의 현수막을 만들었는데, 경찰에 의해 반입이 막히면서 정작 행사 때는 활용하지 못했습니다. 대신 이 현수막들은 지역으로 내려가 현안이 있는 곳들에서 제 역할을 다할 예정입니다.

농성장에 매일 상주하다시피 하는 한 활동가가 가끔 워쉬라는 이름의 시베리안허스키를 데리고 옵니다. 오늘은 어느 때보다도 인기가 좋습니다. 워쉬는 여성민우회의 누나들에게 둘러싸여 사랑을 듬뿍 받았습니다. 농성장에는 이런 소소한 즐거움들이 있어 활기를 잃지 않습니다.

27일 범국민대회 이후 이명박대통령의 발언과 기타의 정책대응으로 농성장은 다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4대강 사업이 궁금하고, 이 정부가 답답하시다면, 그리고 4대강 대응에 힘을 쏟고 있는 농성자들을 격려해주고 싶으시다면 언제든 농성장을 찾아주세요!

# 함께해주신 분들
박종권, 소홍섭 외 (서울환경연합) / 조연환 외 (생명의 숲) / 여성민우회 / 문규현 신부 및 신도들 / 지관스님

# 후원에 감사드립니다
김일중 동국대교수 / 박종권 서울환경연합 감사 / 문규현 신부 및 신도들 / 조연환 생명의 숲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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