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농성 24일차 소식 “국민을 물로 보는 MB, 여성을 물로 보는 대한늬우스”

2009.07.03 | 4대강



하늘이 뻥 뚫린 듯 쏟아지는 비에 아침부터 농성장은 분주했습니다. 기자회견 준비하랴, 고이는 빗물이 행여 천막 안을 덮치지 않도록 보수하랴 활동가들의 손길은 점점 빨라졌습니다.

대한늬우스 당장 내리지 못하겠니

오늘 오전 11시, 쏟아지는 폭우에도 불구하고 환경, 여성, 문화, 언론 등 각계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화부) 앞에 모였습니다. 정부의 ‘4대강 죽이기’ 사업과 ‘대한늬우스’ 상영 중단에 대해 한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입니다.

지난 6월 25일부터 문화부가 만든 ‘대한늬우스-4대강 살리기’ 홍보영상이 전국 52개 극장의 190개 상영관에서 상영되고 있습니다. 1994년에 이미 ‘일방적 국정 홍보에 대한 비판’을 이유로 폐지된 대한늬우스를 15년 만에 부활시킨 것입니다. 오직 삽질만이 기사회생의 길이라 굳게 믿는 70년대 사고방식을 가진 정부다운 발상입니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더욱 가관입니다. 국민의 60% 이상이 반대하는 ‘4대강 죽이기’ 사업에 대한 일방적인 홍보가 주요내용입니다. 대한늬우스를 만드는데 2억원의 돈이 들었다는데 국민의 혈세를 이러한 곳에 써야 한다니 그렇게 돈 쓸 데가 없나 싶습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대한늬우스 안에는 여성비하적 발언까지 담겨져 있어 여성들의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대한늬우스-4대강 살리기/목욕물편’을 보면 아들 역의 코미디언이 “나라에서 전반적으로 물 관리를 한다카데예”란 대사에 아버지 역의 코미디언이 “마, 진작에 했었어야제(밥을 먹으려는 부인의 턱을 잡고 얼굴을 보며) 집안 물도 이렇게 엉망인데”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이명박 정부의 낮은 성 평등 의식과 인권의식을 여지없이 보여주는 것이지요.

즐거운 마음으로 영화를 보러 갔다가 뜬금없이 ‘대한늬우스’를 강제로 봐야 하는 우리 국민들이 느낄 당혹감과 불쾌감을 정부는 정말 모르는 걸까요? 이명박 정부가 사용하는 사전에는 ‘소통’이라는 단어가 ‘일방통행식 폭언’으로 정의되고 있는가 봅니다.

유 장관님, 당신은 MB교에 세뇌당하셨나요?

기자회견의 마지막에는 문화부를 정부의 꼭두각시로 비판하는 퍼포먼스도 진행했습니다.

같은 시각, 유인촌 문화부장관은 ‘2009년 문화부 상반기 주요 성과 및 향후 추진과제 발표’ 기자회견에서 대한늬우스 중단할 수 있지만 지금의 대한늬우스는 예전의 형식을 패러디한 하나의 개그라며 관제홍보 부활비판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근거가 참으로 황당합니다.

유장관은 “예전의 ‘대한늬우스’처럼 했다면 전국의 3천여 개 스크린에 강압적으로 걸라고 했을 것이고 이번의 ‘대한늬우스’는 즐겁게 볼 수 있게 50개 정도의 극장에, 스크린도 100여개이고 광고를 하고 싶은 스크린에 걸려 있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덧붙여 길게도 아니고 한 달만 하는 것이라고 했답니다. 스크린 몇 개, 고작 한 달 등의 발언을 미루어 보아 역시나 문제의 본질을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국민이 정말 화가 나는 게 어느 부분에서인지, 정말이지 대화가 필요한 것은 정부와 국민입니다. 심심할만하면 들리는 유장관의 망언에 이제는 헛웃음조차 아깝습니다.



이후에도 대한늬우스 상영 중단을 위한 활동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7월 3일 롯데시네마에 대한늬우스 샷따내리기 플래시몹이 진행할 것입니다.

쏟아지는 빗속에도

오늘 농성장은 녹색교통, 문화연대, 생태보전시민모임에서 지켜주셨습니다. 비가 많이 오는 관계로 매일 해오던 거리 홍보전은 진행하지 못했습니다. 대신 문화연대 활동가들을 주축으로 농성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물품을 다 같이 만들어 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쏟아지는 비에도 우리의 열망은 식지 않습니다.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농성장을 찾으셔서 격려해주시고 후원해주셨습니다. 오늘도 이렇게 24일차 농성장의 하루가 저물어갑니다.

# 함께해주신 분들
용인환경정의 운영위원(이오이, 곽선진, 이정현) / 국가인권위원회(이성훈) / 부산대(김동필) / 상지대(조우) /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윤주옥 외)

# 후원에 감사드립니다
용인환경정의 운영위원 / 녹색교통 회원 /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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