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농성 25일차 소식 “우리 강을 지키기 위해 오늘도 힘을 냅니다.”

2009.07.06 | 4대강

아침에 졸린 눈을 비비고 농성장으로 출근하였을 때 농성장 안에는 뜻밖의 선물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어제 농성장을 담당한 문화연대에서 밤새 아주 멋진 벽화를 정성껏 그려준 것입니다. 농성장 식구들 모두 문화연대의 선물에 감동하며 오늘 하루도 힘을 내어 정부와 맞서 싸우고 있습니다.

4대강 사업, 정말 괜찮습니까?



어제(2일) 오후 서울 청계천은 갑자기 내린 비에 침수위험으로 출입이 통제되었다고 합니다. 시멘트 바닥의 청계천은 비가 오면 속수무책으로 물이 넘칠 수밖에 없습니다. 전기로 물을 끌어와 흘려보내고 풀 몇 개 심어 자연을 흉내 냈지만 거대한 욕조일 뿐이란 사실이 새삼 느껴집니다. 문득 우리 4대강의 미래가 이렇게 되면 어쩌나 걱정입니다. 멀쩡한 강바닥을 후벼 파고, 보를 설치해 자연스럽게 흐르는 물길 중간 중간을 막아 놓으면 4대강 본류 모든 구간은 물을 채워놓은 상태가 됩니다. 지구온난화와 기상이변으로 집중호우가 예고도 없이 쏟아지는데 물이 고인 상태에서 이런 일이 닥치면 정부의 주장과는 반대로 홍수 위험이 훨씬 커지지 않을까요? 이러한 우려에 정부는 물을 저장했다가 홍수 때 보의 갑문을 개방하여 물을 미리 빼면 된다고 합니다. 본류에서 미리 갑문을 개방하면 물을 저장한다는 효과도 미비하고 홍수대책도 아닙니다. 참으로 답답한 주장입니다.

각계의 시국선언이 잇따른 가운데 2일에는 만화인 236명이 시국선언을 했습니다. 만화인들 답게 만화로 어떤 시국선언보다 쉽고 확실하게 민주주의 후퇴를 경고하는 국민의 목소리를 전했습니다. 그 안에는 경제 민주주의의 후퇴를 경고하며 환경재앙과 혈세 낭비를 초래할 4대강 정비 사업과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법안에 반대하는 내용도 담겨져 있습니다. 정부는 이러한 국민의 목소리에 언제까지 모르쇠로 일관할 수 있을까요.

정신 못 차리는 정부

이런 와중에 유인촌 장관은 오늘도 언론기사를 통해 큰 웃음을 주십니다. 오늘자 한겨레신문에 따르면 유장관은 지난 1일 한 인터뷰에서 ‘이대통령의 추진력에 깜짝 놀랐다. 오랫동안 옆에서 봐왔기 때문에 내가 닮아간 것’이라고 했다고 합니다.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불도저, 밀어붙이기 등의 비판의 단어들이 유 장관에게는 추진력으로 느껴졌나 봅니다. 또한 요즘 물의를 빚고 있는 대한늬우스와 관련한 기자의 질문에 광고일 뿐이니 가볍게 봐달라고 답했다고 합니다. 각계의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기자회견을 하고 네티즌들 사이에선 4대강 살리기 홍보하는 영화관에는 아예 가지 말자는 서명운동까지 진행되고 있는데 가볍게 봐달라 한 마디면 되는 줄 아는가 봅니다. 이젠 영화도 마음 편히 못 보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활동가들은 어제 예고했던 대로 오늘 오전 11시 영등포 롯데시네마 앞에서 ‘대한늬우스 샷따 내리기 플래시몹’을 진행했습니다. 대한늬우스가 나올 땐 안대로 눈을 가려 보지도 말고 듣지도 맙시다. 이후에도 대한늬우스를 상영하는 영화관을 중심으로 플래시몹이 지속적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시민 여러분도 함께 해 주세요~

오늘 농성장은

오늘 농성장 분위기는 말 그대로 열공모드입니다. 집행위원장님들은 4대강 정비 사업을 보다 빠르고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서 열심히 공부 중에 계십니다.  

오전에 방문객이 뜸했던 농성장은 오후 들어 많은 분들이 찾아주셔서 농성장은 어느새 사랑방으로 변했습니다.

현재 열심히 비정규직법을 날치기 통과하려는 정부와 맞서 싸우는 민주노총에 임성규 위원장님을 비롯하여 2분이 함께 바쁘신 와중에 농성장에 찾아주셨고, 오늘 농성 담당 단체가 문화연대인 줄 잘못알고 오신 문화연대 식구들이 아이스크림을 양손 가득 들고 오셨습니다. 뿐만 아니라 환경운동연합 그린리포터로 활약하고 있는 분들이 오셔서 농성장과 4대강 정비 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아빠 손을 붙잡고 산책 나온듯한 어린 아기가 농성장 앞 판넬을 하나하나 둘러봅니다. 아직 글도 모를 아이가 무심코 하는 행동이겠지만 문득 저 아이가 지금의 자연을 느낄 수 있기 위해선 우리가 더욱 열심히 강을 지켜야겠단 생각이 다시금 드는 모습이었습니다. 내일은 더 힘을 내서 달려야겠습니다.

# 함께해주신 분들
민주노총(임성규, 손종표 외)/환경운동연합 그린리포터 (장소연, 정성윤), 전북대(한면희), 문화연대(원용진 집행위원장 외)

# 후원에 감사드립니다
민주노총, 문화연대(아이스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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