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농성 33일차 소식 “MB정부 덕에 바쁜 사람들”

2009.07.13 | 4대강



언제라도 비를 뿌릴 듯 잔뜩 찌푸린 하늘에 습하고 더운 날씨입니다. 농성장은 어느덧 33일째를 맞이했습니다. 오늘은 연세대 방송국 기자들이 4대강 정비사업의 문제점을 취재하러 일찍부터 농성장을 찾아와주었습니다. 농성장의 상황실장을 맡고 있는 명호실장이 학생기자들의 질문에 4대강 사업의 진실에 대해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인터뷰를 진행할 때면 늘 빠지지 않는 질문이 ‘이명박 대통령이 운하를 하지 않기로 했는데 4대강 사업이 왜 문제가 되느냐’입니다. 아무리 이름만 바꾼다 한들 변하지 않는 것은 강에 보 설치와 준설을 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보로 물길을 막는 것은 4대강의 생태계와 수질을 살리는 게 아니라 죽이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4대강에 설치할 예정인 보의 수량을 살펴보면, 한강 3개, 금강 5강, 영산강 2개, 낙동강 14개입니다. 보를 설치하여 물길을 막으면 ‘고인 물은 썩는다’는 이치를 다시금 증명하는 일일 뿐입니다.

오늘 농성장은 녹색연합 활동가들이 지켰습니다. 24시간 천막을 지키며 바쁜 농성장 일정을 수행하는 당번 단체들에겐 언제나 고마운 마음이지만 주말에는 그 마음이 더욱 커집니다. 주말에도 쉬지 못하고 일하게 만드는 MB정부가 더 원망스럽기도 하고요.

오늘은 다양한 분들이 농성장을 찾아주셨습니다. 조계종 총무원장이신 지관큰스님께서 농성장을 처음 방문하시어 활동가들에게 수고한다며 격려의 말씀을 전하셨습니다. 지난번에 농성장에 찾아와 자원봉사를 했던 신승원 씨가 오늘도 찾아와 열심히 서명운동을 진행했습니다. SBS 박수택 기자도 일산에서부터 자전거를 타고 농성장을 찾아왔습니다. 오자마자 활동가들에게 시원한 아이스커피를 직접 배달해주시고는 1시간동안 서명운동도 진행했습니다.

오늘도 ‘칼 맞은 4대강’ 플래시몹은 계속 됩니다. 하루걸러 하루 비가 내려 청계천에서 퍼포먼스를 진행하는 것은 오랜만이었습니다. 원래 소라탑 앞에서 하려던 퍼포먼스는 관리인의 제지로 진행을 하지 못했습니다. 할 수없이 활동가들은 칼을 쓴 채 청계천에 산책 나온 시민들 사이로 지나갑니다. 쉬는 시간을 틈타 칼을 쓴 채 움직이지 않고 있었더니 관리인이 금세 쫓아옵니다. 허가를 받지 않으면 할 수 없다고 합니다. 쉬는 시간도 허가를 받고 쉬어야 하나봅니다. 칼을 쓴 분들도 황당한 건 마찬가지입니다. 지나가던 시민들도 어이없어하며 몰려와 관리인에게 항의하기도 했습니다. 다시 한 번 꿋꿋하게, 굳게 입을 다물고 4대강을 살리기 위한 결의를 다져봅니다. 지나가던 한 시민의 4대강에 대한 인터뷰도 진행되었습니다.    

서울역광장에서는 ‘용산참사 범국민추모의 날’이 공식적으로 합법적인 집회를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대학로에서 쌍용차 정리해고 철회와 공권력 투입을 반대하는 976인이 하루 동안 단식농성을 진행하고 서울역광장에도 오려고 했는데 평택에서 워낙 급박하게 돌아가는 상황인지라 참석을 못했다고 합니다. 운하백지화국민행동에서도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정리한 홍보물을 나눠주었는데 금세 동이 나버렸습니다. 요즘 사회적으로 무엇이 문제인지 공부하려면 이곳에 오면 한 번에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서울역광장의 모습은 사진으로 전합니다.

# 함께해주신 분들
녹색연합 / 지관큰스님(조계종 총무원장) / SBS 박수택 환경전문기자

# 후원에 감사드립니다
녹색연합의 회원 분께서 찐빵을 한 상자 가져와 주셨는데 뱃속으로 홀라당 넘어가버려서 사진을 싣지 못했습니다. 이렇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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