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농성 41일차 소식 “다시 집중의 날입니다.”

2009.07.23 | 4대강

19일 오후 4시 서울역 광장에서 4대강사업 중단, 언론악법 중단, 비정규악법 중단을 요구하는 범국민대회가 열렸습니다. 지난 6월 10일 1차대회에 이어 두번째 개최된 행사로 서울광장 사용이 허가되지 않아 서울역에서 개최되었습니다. 4대강 삽질 반대로는 지난 6월 27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이후 20여일 만에 환경활동가들이 다시 집중하는 날이었습니다. 운하백지화국민행동 등 야4당과 시민사회단체 공동 주최로 열린 대회였습니다.
  
며칠째 쏟아지던 폭우가 멈추고 서울에는 무더위가 찾아왔습니다. 30도가 넘는 날씨에 아스팔트위는 제대로 익었더군요. 서울역광장에 3만명 군중이 자리잡고 앉기에는 비좁았지만, 사람들은 익숙한 듯 서로 자리를 내주고 그늘을 만들면서 행사에 참여했습니다.
  
지난 1차 시국선언이후 정부의 공개적 탄압을 받아온 전교조 소속 교사들이 2차 시국선언을 하는 자리였습니다. 전국의 2만 8천명 교사들이 꿋꿋하게 민주주의 회복을 부르짖으며 시국선언에 참여했습니다. 지금도 표현의 자유를 짓밟고 있는데 미디어악법이 통과된다면 일부 재벌언론이 장악하는 통제된 사회안에서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침울해집니다.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국회에서 속보가 들려왔습니다. 한나라당이 본회의장 의장석을 점거했다는 소식인데요, 80kg이 넘는 초선의원들이 제일 앞장서서 민주당 의원들의 접근을 막았다고 합니다. 다음 선거에서는 국회의원 후보들의 몸무게도 들여다봐야하는걸까요?
  


너무 많은 이슈, 하나하나 절절한 이야기
운하백지화국민행동에서도 무대에 올라 “MB 독주를 멈춰라, 4대강 삽질을 멈춰라”를 피켓팅을 선보였습니다. 금강, 낙동강, 영산강, 한강이 4대강 삽질로 죽어간다는 의미를 담은 칼을 쓰고 앉아 있는 퍼포먼스는 여느때처럼 큰 호응을 받았습니다.
  
발언에 나선 녹색연합 이선화 활동가는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이명박 대통령은 건설가 출신이라서 모든 것이 사업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4대강 살리기사업은 4대강 죽이기 사업일 뿐이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녹색연합에서 늘 회원들을 만나면서 익힌 솜씨가 유감없이 발휘되었는데 젊은 활동가의 발랄한 발언에 많은 박수를 받았습니다.
  
이제 공권력투입이 임박했다고 알려진 쌍용자동차 가족대책위원회가 무대에 오르자 숙연해졌습니다. 남편들에게 보내는 편지가 낭독될때는 가족들과 참석자들이 눈물을 흘렸고,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아이들만이 천진하게 마이크를 장난감삼아 놀 뿐이었습니다. 4대강 삽질 비용이 22조, 이 중에서 단 1조면 공적자금으로 쌍용자동차를 일단 회생시킬 수 있다고 합니다. 경영자의 실수가 고스란히 노동자의 고통으로 전가되는 일이 반복되는데 정부는 뒷짐지고 있습니다. 힘이 없는 노동자이기 때문에 그럴테지요. 어느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보니 평택 시민들 중 일부는 어떻게든 빨리 쌍용차 사태가 끝나기를 바란다고 합니다. 정상적인 해결보다는 오래되었으니 이제 좀 끝내지…라는 생각인데요, 그러기에는 너무 많은 사람들이 삶이 달려있는 문제입니다.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랄 민주시민, 바쁜 일주일
행사 마지막에 사회를 보던 노종면 YTN 언론노조 지부장이 민주시민들의 이번 주 일정을 알려주었습니다. 행사가 끝나자마자 7시 30분부터는 용산참사를 기리는 콘서트가 열리고, 7월 20일에는 용산 참사 반년 범국민대회, 그리고 25일 평택역에서는 쌍용자동차 범국민대회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4대강 삽질 반대 운동을 직접 같이 하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 우리 사회의 상황을 보고 안타까워하는 이들에게 연대의 손을 내미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더 배워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랄 판입니다. 예정된 행사뿐 아니라 국회에서 미디어악법이 통과라도 된다면 또 한 번 힘을 모아야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많은 활동가와 시민들이 MB 정권 때문에 이 무슨 개고생이냐고 하소연합니다. 민주주의를 깊이, 다양하게 배우는 시간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집회에 참가한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는 “지금 이 장마 난리 쳐도 이 장마는 7월 말이면 끝난다. 이명박 장마 36개월 남았다”며 “지난 1년 6개월 동안 지난 수십 년 동안 민주주의 붕괴, 남북관계 수몰, 생존권이 곳곳에서 침몰됐다.” 고 했습니다.
이 장마와 함께 이명박 장마도 빨리 끝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홍수 피해를 입은 많은 사람들의 건강과 안전을 빕니다. 4대강 삽질을 홍수 예방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건 다 알고 계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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