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큰빗이끼벌레 창궐에 미친 4대강사업의 영향, 보다 엄밀히 평가해야

2014.12.18 | 4대강

큰빗이끼벌레 창궐에 미친 4대강사업의 영향,

보다 엄밀히 평가해야

 

환경부 조사결과, 보 건설이 큰빗이끼벌레 발생의 원인으로 인정

하지만 4대강사업이 미친 영향에 대한 분석 평가 미흡

– 4대강 사업 이후, 호소생태계로의 급격한 변화에 주목해야

 

1217, 환경부는 2014년 여름 4대강 전역에서 창궐했던 큰빗이끼벌레에 대한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요지는 큰빗이끼벌레에 유해성과 독성은 없고, 유속, 강우량, 수온 등이 서식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큰빗이끼벌레에 대한 기존의 조사와 연구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유해성에 대해서는 초기부터 전문가 사이에 이견과 논란이 있었다. 그런데, 큰빗이끼벌레를 둘러싼 사회적 논란의 핵심은 유해성에 대한 것이라기 보다, 4대강사업과의 연관성에 있다. 그동안 녹색연합을 비롯한 환경단체 주장의 핵심은, 큰빗이끼벌레는 유속이 느린 지역에서 서식하는 특성을 갖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견해인데, 4대강사업의 보 건설로 인해 물의 흐름이 느려졌기 때문에 큰빗이끼벌레의 창궐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결국 4대강사업으로 인해 한국 하천 고유의 생태계가 호소생태계로 급격히 변화하는 현상의 하나가 바로 2014년 큰빗이끼벌레 번무라는 것이다.

 

이번 환경부 조사결과에서도 보 설치와 강수량 부족으로 인한 유속 감소를 큰빗이끼벌레 발생의 원인으로 지적하고 있다. 이것은 환경부도 4대강사업으로 인한 보의 건설이 영향을 미쳤음을 인정하는 셈이다. 그럼에도, 이번 환경부 조사결과는 유해성과 독성여부에 주로 초점을 맞춘 반면, 4대강사업과의 연관성에 대한 분석과 평가는 매우 미흡하다고 볼 수 있다. 결국 사회적 논란의 핵심에 대해서는 충분히 답을 주고 있지 못한 한계를 갖고 있다.

 

중요한 것은, 큰빗이끼벌레의 창궐은 현재 4대강 생태계의 현실이 어떠한지를 보여준다는 하나의 증거라는 것이다. 정부는 하천 생태계 복원4대강사업의 주요 목적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지금 4대강 고유의 유수생태계는 호소생태계로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흐르는 물에서 서식하는 고유종과 보호종들이 사라지는 자리를 고인 물에서 살아가는 외래생물들이 차지하고 있다. 큰빗이끼벌레가 그 대표적인 예이다. 4대강사업은 하천 생태계 복원는커녕 그와 정반대의 결과를 낳고 있는 것이다. 향후 환경부는 4대강사업이 미치는 생태계의 변화에 보다 주목하여 엄밀한 조사와 평가를 진행해야 할 것이며 나아가 더 이상의 생태계 악영향을 막기 위한 적극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바로 수문개방을 비롯한 4대강의 재자연화가 근본적인 해결책이다.

 

 

20141217

녹 색 연 합

 

문의: 황인철 (녹색연합 평화생태국장, 010-3744-6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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