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캠퍼스 운동의 성공을 위한 4가지 키워드

2010.03.11 | 재생에너지

성공적인 그린캠퍼스 운동을 위한 핵심 키워드는 무엇일까. 국내에 많은 그린캠퍼스 운동 사례들이 발표되고 있지만, 사례들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과연 어디까지 그린캠퍼스 운동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 고민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고민을 가지고, 몇몇 해외 대학의 ‘그린캠퍼스’ 사례를 살펴보니 해외 대학사례에서는 관통하는 패턴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지속가능성’과 ‘저탄소’ 그리고 ‘참여’와 ‘공개’이다.

그린캠퍼스 운동을 하는 대학들은 크게 ‘지속가능성’과 ‘저탄소’에 원칙을 둔다. 해외 대학들이 분명히 인정하고 있는 것은 대학이 거대한 온실가스 배출원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대학은 지속가능성과 저탄소를 기반으로 대학 내 기구를 구성하고 대학이 배출하는 온실가스량양을 파악하고 있다. 이를 통해서 구체적인 감축 계획과 감축 행동 프로그램들을 마련했다. IARU(International Alliance of Research Universities)는 예일 대학, 캠브리지 대학, 옥스퍼드 대학, 동경 대학, 버클리 대학 등 세계 10대 연구 대학이 모여 많든 국제 연구 대학 협력 기관이다. 이곳에서는 대학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활동을 연구하고 있다. IARU 소속 대학들은 대학 내 기후변화 담당 기구를 설립해 2006년부터 각 대학 기숙사 시설, 교통수단, 해외 항공 출장, 물품 소비, 에너지 사용량을 평가 비교하고 이에 따른 환경영향을 측정하기 시작했다. 이를 통해 버클리 대학은 2014년까지 1990년 수준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로 했으며, 캠브리지 대학은 2010년까지 2005년 기준 10%, 예일 대학은 2020년까지 2005년 기준 43%, 옥스퍼드 대학은 2010년까지 1990년 기준으로 줄이고 2050년까지 1990년 기준의 약 60%까지 줄이기로 발표했다. 온실가스를 대학이 선도해서 줄이기로 한 것이다.

지속가능성과 저탄소가 원칙이라면 이를 위한 방법은 ‘참여’와 ‘공개’이다. 대학은 다양한 구성원이 함께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참여와 공개는 필수요인이다. 영국 학생 환경 그룹은 ‘그린리그’라는 이름으로 전국 대학 환경실적 우수 평가를 매년 발표하고 있다. 이 평가지수를 통해 학생들은 영국 내 131개 대학교들의 환경지수를 순위 매긴다. 학생들이 발표한 수치에는 친환경정책, 담당 업무자의 업무 성과, 공정무역과 녹색소비, 이산화탄소 관리, 쓰레기, 물 소비 등으로 구분 지어져있어 상당히 구체적이고 전문적이다. 학생들의 이러한 활동이 가능한 이유는 대학의 온실가스 배출량과 감축 목표 설정, 감축 방법들이 홈페이지나 블로그 등을 통해 모두 공개되고 있어서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놓았기 때문이다. 발표된 평가지수는 대학 내에 구성되어 있는 학교 내 환경 분과위원회나 에너지 기후변화 위원회 등을 통해 민주적인 방법으로 반영되고 있다.

IARU 소속대학의 온실가스 감축 노력과 영국 대학생들의 사례를 살펴보면 그린 캠퍼스 운동의 범주를 유추해볼 수 있다. 이는 그린캠퍼스 운동에 퍼포먼스용 ‘구호나 선언’ 수준이 아닌 실효성있는 ‘에너지정책’이 필요하다는 얘기이다. IARU 소속 대학들이 인정받을 수 있는 이유는 그린캠퍼스 운동이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고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시도에서 출발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고민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대학 자체의 온실가스 배출을 얼마나 줄일지에 대한 구체적인 목표와 행동 계획이 제시되었다. 또한 영국 그린리그의 사례는 누구든지 대학의 정보와 감축 프로그램을 공유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민주주의 원칙이 보장된다. 국내대학들이 자신들의 에너지 사용량을 비공개로 해놓고 꽁꽁 숨겨놓는 점과 대비된다. 이는 대학 자체가 배출하는 온실가스를 줄이기는 것을 뛰어넘어 대학의 사회적인 책임성을 높이고 교육적인 효과까지 보이고 있어서 더욱 의미가 깊다.

(녹색연합 기후에너지국 손형진)

*위 글은 한국대학신문사에 기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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