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총체적 부실로 사고위험 높이는 고리원전 1호기 폐쇄하라

2011.04.20 | 탈핵

총체적 부실로 사고위험 높이는 고리원전 1호기 폐쇄하라

19일, 정부원전안전점검단 전문가들에 따르면 고리 원전 1호기가 ‘비상발전기 2대 모두 침수위험이 있는 1층에 설치, 얇은 냉각수 튜브로 인한 방사성 물질 유출 우려, 규격에 부적합한 수소폭발 제어 장치 설치’ 등 결함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단순한 고장이 아니라 안전시설의 심각한 결함을 드러낸 것이며, 강진 및 쓰나미가 발생했을 때 방사성물질 유출 등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그동안 정부와 한수원이 후쿠시마 원전보다 고리1호기가 안전하다고 주장해 온 바와 다르게 후쿠시마 핵발전소 재난이 얼마든지 우리나라에서도 재현될 수 있다는 말이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에서는 냉각수 부족으로 핵연료봉에서 수소가 발생해 폭발사고로 이어졌다. 따라서 원자로에는 내부의 수소를 공기와 반응시켜 물로 바꾸는 ‘피동형 수소촉매 재결합기(PAR)’가 설치되는데, 현재 고리1호기에 설치된 PAR은 신고리 3·4호기에 장착하려고 들여온 것으로 고리1호기는 구조나 크기가 달라 호환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특히 바닷물로 원자로의 뜨거운 냉각수를 식히는 해수펌프가 바닷가에 있어 쓰나미가 왔을 때 침수되면 전기와 물이 있어도 냉각시스템이 가동을 못한다. 외부 전원 복구 매뉴얼도 없고, 해수펌프 침수시 복구 매뉴얼도 없어, 고리 원전 안전 대책은 총체적 부실덩어리이다.

고리 1호기는 2007년 30년 수명이 끝나 가동이 정지될 예정이었지만, 안전 점검을 통해 10년을 추가 운영할 수 있도록 재승인을 받았다. 그렇다면 재승인을 받는 과정에서 이번에 발견된 결함들이 왜 검토되지 않았는지에 대해 의문을 품을 수밖에 없다. 결국 수명연장에 급급한 나머지 안전점검은 요식행위에 불과했던 것이다.

지난 12일 고리원전 1호기는 지난 12일 전원공급스위치의 온도가 갑자기 올라가며 파손돼 가동이 중단됐다. 예비 스위치도 작동하지 않았다. 외부 충격이 없더라도 자체적으로 일어난 고장이다. 이어 19일에는 기술자가 고리 3호기의 전선을 건드렸는데, 고리 원전 4호기가 전력이 나가는 어이없는 일이 발생했다. 하나의 전선이 원전 두기에 전력을 공급하도록 설계한 것이다. 국민들의 원자력 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은 지금 이런 어이없는 사고가 일어났다는 것은 평소에도 원자력 안전 관리가 얼마나 허술하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무엇보다 고리 원전은 부산, 경주, 울산 등 인구 밀접지역에 가까이 설치되어 있어, 원전의 부실은 수백만 시민들의 생명과 안전이 결부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노후하고 결함투성이인 고리원전 1호기를 계속 가동하는 것은 시민의 생명을 담보로 한 사고위험 연장에 불과하다. 고리 1호기의 2010년 월 발전량은 431GWh로, 2011년 1월 총전력판매량(사용량) 43,117GWh의 1% 수준이다.

고리 1호기를 가동중단 한다 해도 전력 수급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만큼, 대형사고 위험을 높이는 고리 원전 1호기를 폐쇄하는 것이 정답이다.

2011년 4월 20일
녹 색 연 합

  • 문의 : 녹색에너지디자인 신근정 국장 / 010-2779-9779 minimu@greenkorea.org
  • 녹색연합의 활동에 당신의 후원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