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2010.09.14 | 탈핵

해외 사이트 중에 TED 라는 사이트가 있다. 예전부터 시간이 날 때마다 즐겨가던 곳인데, “가치있는 생각들의 전파(Ideas worth spreading)”라는 모토를 가지고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나와서 10정도의 짧은 시간 안에 자신의 주제를 발표하고 생각을 공유하는 공간이다. 철학, 의학, 과학, IT, 교육, 우주공학 등 다양한 주제들이 끊임없이 나오는 이곳은 오프라 윈프리, 빌 게이츠, 스티븐 잡스를 비롯한 유명 인사들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는 공간이다. 이러한 유명인사들 사이에서 반가운 이름을 만났다. 바로 루이스 퍼지(Lewis Pugh)라는 영국인이다.

TED에서는 그를 ‘콜드 워터 스위머(Cold Water Swimmer)’ 라고 부른다. 2007년 세계최초로 북극을 수영으로 횡단했기 때문이다. 몇몇 경제학자를 비롯한 기업가들은 기후변화로 인해 북극의 빙하가 녹아 북극의 항로가 개척된 것을 보고 신항로 개척으로 인해 물류의 이동속도가 빨라지는 놀라운 경제적 창출 효과에 열광했다. 그러나 루이스 퍼지는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서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심한 끝에 평소 자신있어 하던 수영을 통해서 북극을 횡단하는 계획을 가졌다고 한다. 이 수영으로 그는 유명인사가 되었고, 언론을 통해서 다시는 수영을 하지 않겠다고 인터뷰했다.

그러나 얼마전 TED에 다시 그가 등장했다. 2010년 5월, 그는 에베레스트 산의빙하가 녹아 형성된 호수에서 다시한번 수영을 했다. 고도 500미터의 티벳 고지대에서 약 1km를 수영한 그는 순간적으로 ‘내가 체력이 다해서 호수의 밑 바닥으로 가라앉는다면 얼마나 걸릴까?’ 라고 생각할 정도로 죽음의 공포를 느꼈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할 수 있는 능력으로 자신만의 방식으로 세상에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서 다시 물로 뛰어들었다. 자신이 할 수있는 가장 잘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는 성공했고 북극의 위험과 에베레스트의 위험을 사람들이 다시한번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

자신만의 능력을 가지고 세상에 메시지를 던지는 또 다른 한 사람이 있다. 야마다 슈세이(Yamada Shusei)라는 일본인이다. 스포츠 기자 출신인 그는 세계 오지 여행가로 이름을 날리며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다가 환경 문제에 눈을 떴다. 그는 우선 도요타 4륜 구동 ‘랜드 크루저’를 개조하여 소형 바이오디젤 제조기를 만들었다. 바이오디젤은 기존의 디젤(경유) 운행 차량의 연료를 대체하는 대안에너지로 이산화탄소를 비롯하여 대기오염물질인 황 성분, 질소산화물 발생량이 줄어들어 기후변화 시대에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대안에너지이다. 현재 기술로는 식물성 유지(폐식용유, 대유, 유채기름) 등을 원료로 한다.

그의 목표는 바이오디젤만으로 전 세계를 여행하는 것이었다. 자신이 가장 잘할 수있는 운전을 통해서 석유를 대체하는 대안에너지만으로도 석유없는 세상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 그는 운전대를 잡았다. 그렇게 그는 사람들을 모았고, 불가능해보이는 바이오디젤 세계 여행을 시작했다.    

2008년 2월 캐나다 벤쿠버에서 시작된 그의 바이오디젤 여행은 북미, 아프리카(사하라 횡단), 유럽, 아시아를 거친 대장정으로 총 거리 47,853km를 횡단했다. 바이오디젤을 위해 소요된 폐식용유만도 6,504리터에 달한다. 지역에 도착하면 우선 그는 가정문을 두드려서 자신의 여행을 설명하고 폐식용유를 기부받았다. 그렇게 모아서 바이오디젤로 만들고 다시 연료가 떨어지면 한 지역에 자리잡고 폐식용유를 모았다. 그는 바이오디젤 여행을 시간 기준으로 계획하지 않고, 순수하게 바이오디젤 제조를 위해 필요한 폐식용유를 수거하는 것에 기준으로 하여 기약없는 여행을 준비했는데 그렇게 세계 곳곳을 도는 여행은 360일 동안 계속 되었다. 애초에 그가 계획한 2년보다는 빨리 마감을 할 수 있었다. 그는 지금 여전히 여행중이다. 지금은 일본 일주에 도전하고 있다.

이들의 행동을 어떻게 봐야 할까?.. 루이스 퍼지나 야마다 슈세이 씨가 훌룡한 것은 자신만이 할 수 있는 것으로 세상에 메시지를 던졌다는 것이다. 수영과 운전, 이것이 이들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이었다. 당신이 글을 잘 쓰면 글을 통해서, 사진을 잘 찍으면 사진을 통해서, 또는 스포츠를 통해서, 영상을 잘 찍으면 영상을 통해서, 무엇이든 계획해보길 바란다. 누구든지 할 수 있었지만 아무도 못했던 것, 기후변화로 인해 당신이(혹은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녹색연합 기후에너지국 손형진)

*녹색연합에서는 바이오디젤 세계 여행가인 야마다 슈세이씨를 초청해 그의 재미있고 다양한 이야
기를 들어보려고 합니다. (10월 21일,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 공지사항 참고 바람)
*루이스 퍼지 http://www.ted.com/speakers/lewis_pugh.html
*야마다 슈세이 http://biodieseladventure.com/english/menu/route.ph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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