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 석탄에 대한 투자는 더이상 용납될 수 없다!

2022.04.05 | 탈석탄

석탄에 대한 투자는 더이상 용납될 수 없다!

NH투자증권 · 미래에셋증권 · 신한금융투자 · KB증권 · 한국투자증권 · 키움증권의 삼척블루파워 회사채 인수를 규탄한다.

기업과 금융기관들이 앞다투어 ‘기후위기’와 ‘탄소중립’을 이야기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주요 금융기관들이 또다시 1800억원에 달하는 삼척블루파워 회사채를 인수한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우리는 오늘 껍데기와 같은 선언만 내놓을 뿐 실제로는 석탄투자를 지속하는 금융기관들을 규탄하고 실질적인 투자중단 조치를 요구하기 위해 이자리에 모였다. 

삼척블루파워가 건설 중인 삼척 석탄화력발전소는 국내에서 건설되는 마지막 석탄발전소이자 국내 최대 규모의 석탄발전소로, 그간 시민사회에서 끊임없이 문제제기를 지속해온 사업이다. 주민반대여론, 해안침식 등 환경적 문제점은 물론이고, 그 재무적 타당성에 대하여 심각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작년 말 발표된 2050년까지 모든 석탄발전을 전면 중단하겠다는 정부계획에 따르면 삼척블루파워 석탄화력발전소는 가동연한 30년을 채우지 못하고 폐쇄될 예정이다.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석탄발전비중이 더욱더 줄어들어야 하는 상황에서 신규석탄화력발전소는 에너지전환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될 것이다. 삼척블루파워는 총 4.9조원에 달하는 사업비 중 약 1조원이 조달되지 않은 상태로 본 공사에 착수했고, 건설자금 조달을 위해 지금까지 4회에 걸쳐 총 3000억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해 왔다. 

기후위기를 더욱 악화시킬 신규 석탄화력발전사업 중단을 위해 전국 탈석탄 네트워크 ‘석탄을 넘어서’는 2020년 말부터 국내 자산운용사들에 삼척블루파워 회사채 인수 의사를 묻고 투자 중단 선언을 요구해왔다. 그 결과 전체 채권 규모의 88.6%에 달하는 국내 자산운용사가 삼척블루파워 회사채를 인수하지 않겠다고 선언했고, 투자중단 캠페인의 영향으로 2021년 6월 발행된 삼척블루파워 회사채는 수요예측에서 단 한 건의 주문도 받지 못하며 전량 미매각되었다. 삼척블루파워 채권 발행 실패는 작년 투자은행 업계에서 ‘최악의 거래’ 사례로 꼽힌 바 있다. 

이미 한차례 시장에서 외면받았음에도 삼척블루파워는 약 1년만에 또다시 회사채를 통한 자금조달을 시도하고 있다. NH투자증권 · 미래에셋증권 · 신한금융투자 · KB증권 · 한국투자증권 · 키움증권 6개 금융기관이 삼척블루파워 회사채 발행을 주관한다는 계획이 지난 3월 언론보도를 통해 드러난 것이다. 공모채 발행규모는 역대 최대 규모인 1800억원으로, 대부분 발전소 건설자금으로 흘러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주관사로 나선 6개의 금융기관 중 키움증권을 제외한 5개 증권사는 모두 탈석탄 금융을 선언했음에도 불구하고 신규 석탄발전소 건설을 위한 자금조달에 앞장서고 있다. 앞뒤가 다른 이들의 행보는 각 금융사가 발표한 탈석탄, 기후위기 대응 정책이 공허한 선언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한국투자증권은 2020년 8월 증권사 중 최초로 석탄 관련 투자를 중단한다는 ‘탈석탄금융 선언’을 내놓았으며, 미래에셋증권은 기업 매출의 30% 이상이 석탄발전에서 오거나 25% 이상이 석탄채굴에서 오는 기업에 대해 투자를 검토하는 탈석탄 투자 방침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외에도 이번 회사채 주관에 참여한 대부분의 증권사가 신규석탄발전에 대한 투자 중단 정책을 세운바 있지만 국내에 더이상 없을 것으로 예상되는 신규 석탄발전 사업에 국한된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선언이라 보기 어렵다. 실제로 NH투자증권은 작년 ‘탈석탄 금융’을 선언한지 4개월도 지나지 않아 삼척블루파워 회사채 발행을 위한 대표주관사로 나서기도 했다.

그간 수차례 반복된 비판에도 불구하고 진행중인 석탄화력발전사업에 대한 실질적인 투자중단에는 이르지 못하는 금융기관들의 행보는 ‘그린워싱’이자 ‘거짓선언’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석탄발전 및 관련 시설에 대한 금융권의 투자철회는 이미 전세계적인 흐름이다. 국내 최대규모의 기관투자자인 국민연금도 석탄채굴 및 발전산업에 대한 투자제한 전략을 도입하기 위해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 대형 금융기관인 NH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신한금융투자, KB증권,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또한 기후위기를 외면하는 석탄 투자를 즉각 중단하고 탈석탄 선언에 걸맞는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석탄을 넘어서는 앞으로도 석탄사업에 대한 금융기관의 투자 여부를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투자 철회를 요구할 것이다. 특히 증권사뿐만 아니라 작년 초 회사채를 인수하지 않겠다고 응답한 기관투자자들의 회사채 최종 인수 여부 또한 확인할 것이다. 국민의 자산을 관리할 책임을 지고 있는 금융기관들에게 석탄발전에 대한 투자 중단과 선언을 넘어선 책임있는 행동을 다시 한번 요구한다.

2022년 4월 5일 

석탄을 넘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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