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 – 5회 세계사회포럼 미군기지 전략 회의에 다녀와서

2005.02.04 | 군기지

브라질 남단 포르투 알레그레(희망의 항구)에서 혼란스런 세상의 희망을 찾기 위한 5회 세계사회포럼을 열었다. 해외 참가자 1만명을 포함 10만명의 사람들은 세계화 물결이 우리의 자원을 탐하고 사람들의 삶을 망치고 있다고, 다른 세계가 필요하고 가능하다고 외친다.

2005년 1월 27일, 미국의 일방적, 제국적 정책을 실현하는데 앞장서는 미군기지 반대운동 회의가 열렸다. 쿠바, 필리핀, 오키나와를 비록한 일본, 영국, 비에케스 , 한국 등 세계 10개국에서 모인 25명의 활동가들은 각 국의 상황을 설명하고 서로를 이해하는데 여념이 없었다. 30도를 넘는 더운 날씨에 땀을 비오듯 흘리면서도 지금 우리가 처한 상황이 어떤지,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모두들 고민하고 있었다.


하와이, 오키나와, 한국의 평택처럼 대규모 미군기지와 훈련장이 확장되고 있으며, 영국은 대규모 기지는 없지만 미군이 제어하고 있기도 하다. 필리핀은 92년 미군이 철수했지만 이후 체결된 VFA(Visiting Forces Agreement)에 의해 언제라도 미군이 원하면 필리핀에서 군사 훈련을 할 수 있으며 9·11테러 이후에는 발리카탄 훈련이 재개되고 있다. 멋진 휴양지로만 알려진 하와이는 전체 섬의 20.5%를 미군기지와 훈련장이 차지하고 있고 현재 스트라이커 부대 훈련장이 확장되면서 환경 파괴 문제가 부각되고 있다.

필리핀 사회학자 월든 벨로우는 클린턴 정권과의 비교를 통해 현재 부시 정권을 군수 산업과 긴밀한 관계가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현재 미군 구조는 크게 두 가지 특징을 가진다고 보았다. 첫째는 ‘통합(integration)’으로 이라크 전에서 보여지듯 이라크가 위치한 중동 지역의 미군뿐 아니라 일본 오키나와, 필리핀 등 모든 지역에서 지원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둘째는, 영구주둔 기지 조성보다 접근에 관한 협약 체결을 통해 미군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훈련하고 주둔할 수 기반을 마련해 오고 있다. 필리핀의 VFA가 대표적이다. 미군이 통합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미군기지 반대운동에서도 그 연결 고리들을 인식하고 국제간 연대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오키나와 주민들은 자위대 파병뿐 아니라 일본의 미군기지에서 떠난 미군들이 이라크에서 전쟁을 벌이고 있다는 사실에 반대하고 있다. 미국은 지금 어느 때보다 더 강하게 군사적 행동을 진행시키려 하고 있지만 이럴 때일수록 반대 운동이 더 힘을 지닐 수 있다는 사실에 모두들 공감하였다.


미국, 미군을 상대로 한 싸움은 쉽지 않다. 상대는 세계를 흔들고 있는 미국이며, 미국의 경제 문화 지배의 첨병인 미군기지이다. 싸움이 힘들면 지치기도 할 테지만, 이곳에서 접하는 세계 곳곳의 작은 승리 소식들은 가뭄에 내리는 단비처럼 반갑다. 사람들 눈빛이 빛나고 있었다.  
푸에르토리코의 작은 섬 비에케스 주민들은 땅을 오염시키고 암 발생율을 높인 미 해군 폭격장을 2003년 마침내 폐쇄시켰다. 60년 지난한 싸움에서 이겼지만, 아직 훈련장 일부는 미국의 The Fish and Wildlife Service에서 관리권을 가지고 사람들의 접근을 막기만 할 뿐 환경정화에 대한 구체적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엄청난 비용과 책임을 피하고 있다.

일본 오키나와에서는 벌써 9개월째 카누와 모터보트 등을 이용해서 헤노코 미 해병대 기지 건설을 몸으로 막고 있다. 주일미군 기지의 75%가 위치한 오키나와에서는 긴 미군기지 반대운동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오키나와 사람들이 정성스레 준비한 280일간의 이야기가 담긴 영상을 보면서 한국의 평택 주민들이 떠올렸다. 벌써 150일째 평택 미군기지 확장 반대를 위한 촛불행사를 하고 있는 평택 주민들도 오키나와 사람들과 같이 절박하고 억장이 무너질 것이다. 국방부는 2005년까지 평택 확장예정지에 대한 토지수용을 마치겠다고 밝혔다.

오키나와 활동가 스주요씨는 오키나와에서 “작은 승리들은 많았지만 결국 미군이 떠나지 않은 것을 보면 완전히 이긴 것은 아니다.”라며 아쉬움을 표현했다. 하지만 그는 “우리는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 고 강조하면서 더 끈질기게 싸워야 한다고 했다. 10년이 지나도 미군기지 환경오염으로 아이들이 죽어가는 필리핀과 훈련장 폐쇄 후에도 환경정화로 싸우고 있는 비에케스. 이제 힘들고 긴 싸움을 준비해야 하는 순간이다.

고이 지선
녹색연합

하와이 미군기지 관련 사이트
http://www.nohohewa.com
비에케스  
http://www.prorescatevieques.org
http://www.viequeslibre.org
미군기지 확장반대 평택 대책 위원회
http://www.antigizi.or.kr

녹색연합의 활동에 당신의 후원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