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괴물’을 어떻게 볼까?

2006.07.27 | 군기지

▶ 정치적 입장을 좀더 분명히 드러낸다는 사실은 <괴물>이 <살인의 추억>보다 한발 더 나아가는 지점이다. 용산 미군부대의 영안실에서 미국인의 지시로 포름알데히드가 다량 배출되면서 괴물이 배태되고, 괴물과 맞서싸우던 미군 병사가 사망함으로써 바이러스가 발견되고, 미국 정부가 개입하게 된다는, 명징하고도 노골적인 설정은 이 영화가 한편으로 정치적 비판의 깃발을 치켜세우고 있음을 드러낸다.  – 씨네 21 –

▶ 한강에 폐수가 유입돼 괴물이 자란다는 설정도 가능했을텐데 맥팔렌드 사건을 인용한 까닭은.(지난 2000년 용산 미군기지에서 영안실 부소장 앨버트 맥팔랜드가 한국인 직원에게 독극물인 포름알데히드를 하수구에 버리도록 지시한 사건)
– 그게 바로 풍자의 스타트였다. 환경단체가 들으면 욕하겠지만 그 사건을 처음 접했을 때 ‘내 영화를 위한 안성맞춤 사건이다’는 생각이 들었다. 히로시마 원폭 사건으로 ‘고질라’가 탄생했다는 설정처럼 상황에 딱 맞다고 생각했다.    – 스타뉴스 –

▶ 지난 4일 시사회에서 공개된 ‘괴물’은 첫 장면부터 ‘반미’적인 시각을 강하게 드러낸다. 영화의 시작은 한강에 돌연변이 생물체가 나타나게 되는 배경을 설명하는데, 주한미군 의료진으로 추정되는 중년 사내가 서울 용산의 미군 기지에서 한국인에게 독극물의 일종인 포름알데히드를 한강에 방류할 것을 지시한다. 이밖에도 주인공 ‘박강두’(송강호)를 감금한 컨테이너 밖에서는 미군들이 한가롭게 바비큐 요리를 해 먹고, 있지도 않은 바이러스를 박멸한다며 한강에 독가스를 살포한다.   – 스포츠 서울 –

봉준호 감독의 영화 ‘괴물’이 화제이다. 인터넷 예매율, 극장 점유율이 최고라고 한다.
영화의 완성도나 재미를 넘어서 이 영화가 이렇게 화제가 되는 또 하나의 이유가 있다. 괴물 영화의 모티브가 되는, 첫 장면에서 암시하는 2000년에 일어났던 한 사건 때문이다.

수도권 시민의 식수원인 한강에 용감하게(?) 독극물을 방류하여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주한미군의 환경오염 범죄는 아이러니하게도 바로 지금 ‘반환미군기지 환경오염 치유협상’이라는 이름으로 또 한번 한국 국민들을 화나게 만들고 있다.
영화 괴물이 단순한 공포영화나 가족영화의 재미에 그치지 않고, 사람들에게 어떤 설명할 수 없는 의미와 공감을 얻어내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지 않을까?

영화에서 ‘괴물’의 형상화를 위해 들인 제작비가 50억원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 괴물을 현실화시키지 않기 위해 드는 비용은 수천억원에서 수조원으로 추정된다(현재 협상중인 반환되는 미군기지 환경오염 정화비용)

그럼 당시의 사건은 어떻게 된 것이며, 그 이후 이 문제는 어떻게 흘러왔을까?
아직도 잊을 수 없는 문제지만 많은 사람들은 이 영화를 보며 그때의 기억이 흐릿해졌을지 모른다. 어떤 사람들은 그 모티브를 찾아낼 수 없을 수도 있다.
‘괴물’이 어떻게 탄생했는지 그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보자.

< 주한미군의 한강 독극물 방류사건 >

1. 사건 발단 개요

. 2000년 2월 9일 미군8군 영안실(U.S Army mortuary) Build. 5498에서 독극물인 포름알데히드와 메탄올 성분이 든 시체방부처리용 용액 20박스를 아무런 정화처리 없이 하수구를 통해 무단 방출한 사실이 확인되었다.
. 이 사건은 미육군 사망시 본국송환을 위해 방부처리하는데 쓰이는 포름알데히드 20박스(1박스 당 475ml, 병24개, 총 480병)가 영안소 부책임자인 미육군 민간부 군무원-11 등급의 Mr. Mcfarland, Albert L의 명령에 의해 싱크대로 버려진 사건으로 실행명령을 받은 담당자는 독극물이 한강으로 흘러가며, 이 물질이 암과 출산장애를 야기한다는 것을 근거로 거절했으나, Mr. Mcfarland, Albert L은 욕설과 함께 실행을 종용했다.
. 영안소 부책임자인 Mr. Mcfarland, Albert L은 오키나와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기지로 보낼 예정이었던 이 약품상자에 단지 먼지가 쌓여 있었다는 이유로 사용하지도 않은 독극물을 싱크대를 통해 버릴 것을 명령한 것이다.
. 이 사건이 당시 집행자의 진술을 통해 5월15일 미8군 34사령부에 보고되었으나, 34 사령부는 7월10일 ‘물에 희석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라는 결론이 통보되었다. 실제 집행자는 약품처리후 두통과 메스커움 등으로 3주의 병가를 낸 것으로 확인되었다.
. 포름알데히드는 독성이 매우 강한 화학물질로서 당시 포름알데히드를 버리는 과정에서 화학물질에 노출된 군무원이 병가를 내면서 부각되었다.
이러한 사실이 있음에도 미 제 34사령부는 포름알데히드는 ‘물로 희석하면 인체에 무해하며, 한강에 버리는 것은 결국 물에 희석됨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결론를 내부적으로 발표한 것이다.
. 이에, 격분한 용역 노동자는 위 사실을 녹색연합에 알려왔으며 위 사건에 대한 확인 조사 과정에서 녹색연합은 미군이 버린 포름알데히드의 일부를 확보하였으며, 당시에 포착된 방류하는 사진과 관련된 공문을 입수하게 되었다.
. 7월 13일, 녹색연합은 주한미군범죄근절운동본부와 함께 독극물 방류 사건 발표 공동기자회견을 함

2. 이후 전개상황

2000년 7월 14일,  슈미트 주한미군사령부 공보실장 대리 미군 독극물 방류 시인
          7월 20일,  녹색연합 주한미군사령관 및 맥팔랜드 고발
          7월 24일, 미8군사령관 다니엘 페트로스키 독극물 무단방류 공식사과
          7월 28일, 보즈워스 美대사 국회 평화통일포럼 주최 정책간담회에서 독극물방류 사과발언
          8월 2일, 한.미 SOFA 개정협상 시작
          8월 31일, 검찰, 한강독극물방류사건 직접 방류자 소환조사
          9월 8일, 주한미군, 한강독극물무단방류사건에 대한 조사결과 발표
          9월 8일, 검찰, 한강독극물무단방류지시자인 맥팔랜드 앨버트(미8군 영안실 부소장) 소환
         10월 13일, 검찰, 독극물 방류지시 미군 앨버트 불구속기소
         11월 2일, 주한美사령관 서울시방문 ‘독극물’ 사과
2001년 4월 5일,  서울지법, 미군 독극물방류 정식재판 회부
          5월 15일, 주한미군, `독극물방류’ 재판회부 반발 / 재판 불응 통보(5.28)
          6월 9일, 최경원 법무부 장관, 독극물방류사건 형사재판권 입장 표명
          8월 22일, 주한미군, `맥팔랜드 재판’ 거부
          8월 23일, 녹색연합 한강독극물방류사건 주범 맥팔랜드 공개수배
2003년 12월 12일, 맥팔랜드 첫 재판
          12월 19일, 한강독극물(포름알데히드)방류사건 수질환경법 위반 혐의 결심공판
2004년 1월 9일, 맥팔랜드 선고공판
          1월 15일, 맥팔랜드 항소장 제출(주한미군 의사와 별개라고 함)
          12월 16일, 항소심 – 맥팔랜드 처음으로 출석함.
2005년 1월 19일, 항소심 결심- 집행유예 2년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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