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공원’ 소식을 전합니다.

2022.11.16 | 군기지

녹색연합 사무처장 정규석입니다.

말 많았던 ‘용산 공원’ 개방 문제,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지 궁금들 하시지요? 지금까지 어떻게 흘러왔고, 녹색연합에서는 어떤 활동을 해왔는지 전해드립니다.

먼저 여러분들이 염려하고 또 분노하며 함께 해 주셔 9월 개방이라는 정부 계획은 막아냈습니다. 반환된 용산 미군기지 중 공원으로 조성하겠다는 곳을 대상으로 환경조사를 진행 중에 있습니다. 당초 정부 계획은 이 조사를 가을 중으로 마치고 늦어도 10월 말 또는 11월 초에 개방하겠다는 것이었는데 늦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정부 내부에서도 환경부, 국토부 등 관련 부처들 사이 이견이 있는 것으로 압니다. 들리는 말로는 내년 상반기로 미뤄둔 상황이랍니다. 무엇보다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일성이긴 했어도 시민들이 우려하며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안 이상 정부가 쉽사리 밀어 부치지 못하는 형국입니다. 지난 8월 환경부 업무보고에서 유제철 환경부 차관이 “지금 단계에서는 정식 공원으로 부르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을 보면 오염도가 공원으로 활용할 수 없는 상황임을 정부 스스로 인정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날카롭게 지켜보고 오염된 땅이 공원으로 자리매김하지 못하도록 제도적 대안 마련에 공을 들어야 하는 상황 자체가 달라진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지난 환경부 국정감사에서 제가 참고인으로 출석해 ‘용산 공원’의 부당함과 정부의 책임 방기를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사실 국민의 안전과 미국과의 협상 등 국익이 걸린 문제에 여당 야당이 따로 있을 수 없습니다. 이 부분을 강조했고 행정부의 일탈을 입법부에서 견제하고 바로잡아 주기를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감사원에 청구한 국민감사는 기각되었습니다. 감사원장이 국회에 출석해 감사원은 대통령의 업무수행을 지원하는 기관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이상 현재의 감사원이 대통령 지시사항에 대해 감사를 진행 할리는 없겠다고 생각했었습니다만 감사원의 본래 기능에 기대 아주 조금은 기대를 하기도 했습니다. 여하간 기각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오염된 부지의 시범개방 등을 위해 토양환경보전법 등 관계 법령을 위반했다는 주장에 대해 임시활용 등을 적극적으로 고려하기로 되어 있는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이 토양환경보전법 등 일반법에 우선한다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2. 오염된 시범개방 부지 등에 대한 대책 미수립 관련해서는 오염된 토양 정화가 바로 이루어지기 어려운 상황(인접한 용산기지 운영으로 토지 굴착 제한)으로 정화가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을 감안했다고 합니다.
  3. 무엇보다 아직 개방되지 않은 공원에 대해 청구한 국민감사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행정기관과 공무원의 직무에 대한 감찰을 목적으로 설립된 대통령 직속의 국가 최고 감사기관입니다. 대통령 직속기관이지만 최대한 독립성을 보장하도록 법률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본래 임무를 위해 행정부나 권력으로부터의 독립성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번 감사원의 결정 어디에도 감사원의 독립성과 국민을 위한 직무의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 특별법이 일반법을 우선한다고, 공원으로 사용할 수 없을 만큼 오염된 땅으로 규정하고 있는 개별법들을 무시하는 것은 국민을 위한 법 체계 구분이 아니지요. 당초 정화가 어려운 상황으로 오염 정화를 위한 전면적인 대책수립이 어렵다면 개방하지 말았어야 합니다. 그리고 앞으로 벌어질 위험이 뻔히 보이는 상황에서 아직 벌어진 일이 아니니 감사대상이 아니라는 판단은 그야말로 행정 편의주의적인 진부한 발상입니다.

그래서 녹색연합은 녹색연합 전문기구인 녹색법률센터와 함께 관련 법 개정을 위한 구체적인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오염된 반환기지를 공원으로 활용할 수 없도록 장치를 마련하려고 합니다. 물론 국회와 협력이 필요한 사안입니다.

겨울을 달리고 있습니다. 올 겨울은 특히나 춥다고들 전망하더군요. 기후위기 증거 중 하나인 강화된 라니냐 현상 때문입니다. 그리고 갈수록 날씨와 별개로 우리 사회에 한파가 몰아치고 있습니다. 슬픔과 분노가 끊이질 않는 일상입니다. 그래도 아니 그래서 녹색연합은 녹색연합의 자리 지키겠습니다. 지켜봐 주십시오.

항상 건강 조심하십시오.

녹색연합의 활동에 당신의 후원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