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기후변화당사국총회 참가기 1

2015.12.02 | 기후위기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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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서 기후변화 당사국 총회가 열렸다. 21차 회의다.

이번 회의에서는 2020년 이후 모든 나라에게 온실가스 감축의 책임을 지우는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 그래서 대부분의 나라는 온실가스 감축계획을 제출했다. 하지만, 그 계획들은 기대에 못미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녹색연합의 지역에너지활동가 둘은 세계 각국의 에너지활동가가 총 집결하는 이번 회의에 참가하기로 했다.

한국에서 진행되는 지역에너지활동-지방정부 및 에너지전환마을-을 세계 다른 나라들과 공유하고 다른 나라의 사례도 듣고 함께 연대하기 위함이다.

그리고, 12월 5일 토요일에 유엔 총회장내에서 세계 여러 나라 에너지전환마을의 사례를 공유하고 함께 연대하는 세미나를 Grobal EcoVillage Network와 공동주최한다.

이번 파리행에는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에너지전환마을인 성대골 주민들이 아이들과 함께 왔고, 에너지생활기술 활동을 함께하는 대안에너지기술연구소 소장님과 연구원들도 함께 왔다.

성대골과 대안에너지기술연구소는 녹색연합과 함께 이번 회의참가를 위해 8월부터 함께 기후변화 당사국 총회의 역사, 의미, 주요쟁점들을 함께 공부했고, 12월 5일 열릴 세미나 준비를 함께 진행해왔다.

정치, 경제적 이유로 미적거리는 정부대신 에너지전환과 기후변화대응에 적극적인 지방정부와 마을이 늘어나고 있다. 스터디와 세미나준비를 하면서 전환마을 활동을 하다가 시장에 당선되면서 시의 행정을 전폭적으로 바꾸는 유럽의 전환도시 사례를 보며, 전환마을과 전환도시가 함께 네트워크하는 사례를 보며 마을활동과 지방정부의 활동이 따로가 아닌 하나임을, 이런 기후변화 위기속에 지역만이 희망임을 다시 깨닫는다.

파리에 도착한 다음날. 부푼 기대를 안고 총회장인 르부르제로 향했다.

11월 30일 열리는 총회를 위해 파리는 29일과 30일 양 이틀간 대중교통을 전면 공짜로 운행했다. 그리고 총회참가 뱃지 소지자들에게는 뱃지 유효기간 이용할 수 있는 대중교통 무료이용카드를 나눠주었다.

또한 총회공식사이트를 이용해 숙소를 예약한 참가자들은 전기자동차를 무료로 대여할 수 있다.

그래서 지금. 르부르제로 향하는 편도 지하철이 우리가 사용하는 교통비의 전부다.

총회장에 도착해 사전 등록한 대로 출입증을 받고 옵저버룸 건물과 파빌리온 건물을 둘러보았다. 총회장은 회의와 세미나를 위해서 준비되어 대부분 회의실이었고 전시물은 거의 없었다.

회의장은 semi-silent 진행되어 많은 세미나가 진행되고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조용했다. 각국 정부의 온실가스 감축계획을 접수받고 이를 분석할 IUCN 사무실 인근에는 노트북을 펼치고 앉은 기자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

12월 5일 세미나를 진행할 공간을 확인한 후 일반인 구역으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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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 구역 행사장 입구에서는 풍력나무 두 그루가 우리를 반겼다. 무려 4.1kW설비. 작은 바람에도 쉽게 돌게 설계된 풍력나무는 끊임없이 잎사귀를 돌리며 전기를 생산하고 있었다.

거대한 날개와 위압적인 기둥. 일정한 세기의 바람이 있어야만 도는 메가와트 단위의 풍력발전기는 생태자연도가 높은 백두대간에 설치되어 갈등을 종종 일으킨다.

좋은 자연에너지 자원이지만 주민과 생태운동가들 사이에 자연파괴로 악명 높기도 한 풍력단지. 도심 속 소형풍력발전기가 이렇게 설치된다면, 작은 바람에도 전기를 잘 만들 수만 있다면 풍력에 대한 긍정적인 의미를 확산하고, 좀 더 지속가능하게 이용할 수 있지 않을까?

일반구역 안에서는 다양한 전시가 이뤄지고 있었는데 총회장에 비해 훨씬 활기차보였다. 각종 전시와 사람들이 체험하고 참여할 수 있게 만들어진 열린 부스. 부스에서 열리는 세미나에는 누구나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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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장에는 도시와 지방을 위한 행사장이 있었는데 세계 각국 도시들과 지방정부, 이들과 함께 하는 NGO들의 네트워크가 함께 TAP(Transition Action Plan) 2015라는 주제로 운영하고 있었다.

그리고 각 도시들의 경험을 공유하는 세미나도 열리고 있었다.

서울 박원순시장이 의장을 맡고 있는 이클레이는 한국인이 안내를 맡고 있어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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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지역을 위해 활동하는 네트워크와 단체들이 이렇게나 많다니! 여기 적힌 로고를 보는 것만으로도 도서관이 열린 기분이었다.

그동안 알고 싶었던 세계 각국 도시들의 사례와 그들의 솔루션을 찾아볼 수 있게 되었다는 생각으로도 매우 반갑고, 기뻤다.

기후변화당사국 총회는 그동안 지속가능한 도시를 위해 활동해 온 지방정부들에게는 홍보의 기회이고 경험을 수출할 기회이며, 관광객을 유치할 기회이기도 하다.

재작년 독일에 방문했을 때 보봉단지 관계자는 보봉의 경험을 상하이엑스포에서 전시해 그 시스템을 세계 각국에 수출한다며 자랑스러워했다.

진짜 수출은 원자력발전소가 아니라 미래를 위한 이런 경험이다.

서울의 원전하나줄이기 정책의 활동경험이, 얼마 전 공동선언식을 열고 함께 활동하기로 한 서울, 경기, 충남, 제주의 새로운 지역에너지계획이, 시간이 흐른 후 세계에 자랑할 만한 성과가 되어 이곳 기후변화당사국 총회에 소개되고, 이런 지방정부들의 흐름 때문에 각국 정부들이 전향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기를, 그 자리에 거버넌스에 참여했던 NGO들이 기쁨의 환호성을 지르게 되기를 상상해본다.

글 : 녹색연합 에너지기후국 지역에너지팀장 신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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