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울진·삼척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 산불피해와 복원

2022.04.04 | 기후위기대응

사진1. 울진‧삼척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 금강소나무 산불피해 모습

3월 4일 시작된 울진·삼척 산불은 213시간만에 진화됐다.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86년 이후 단일지역 산불로 최장 기간을 기록했다. 산불이 휩쓴 면적은 2만923㏊, 서울시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가 불탔다. 울진삼척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은 산불로 총 3,988ha가 피해를 입었다. 축구장 약 5,700개 면적이다. 울진군 북면 두천리 상당리 덕구리 등이 3,170ha이 제일 많은 피해를 입었고 금강송면 소광리가 225ha이며 삼척시 풍곡리가 593ha 가량의 피해를 입었다.

  • 울진·삼척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
사진2. 삼척 응봉산 덕풍계곡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

이번 산불이 덮친 울진‧삼척 지역은 접경지를 중심으로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경북 울진군 서면과 북면, 봉화군 석포면, 강원도 삼척시 가곡면 등 2개 광역지자체 3개 기초지자체 등에 걸친 이 지역은 민북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과 함께 국내 최대 규모의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이다.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은 산림청이 산림 내 식물의 유전자와 종 또는 산림생태계의 보전을 위하여 보호ㆍ관리가 필요한 산림을 지정하며, 보호구역으로는 가장 규제가 강하다.

울진·삼척·봉화의 접경지역에 있는 소광리 일대는 국내에만 자생하는 금강소나무의 최대 군락지이다. 조선시대부터 국가의 산림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조선 왕실에서 황장봉산으로 지정되어 왔다. 조선시대부터 지킨 산림보호 구역이다. 한국 산림의 성지이며 소나무 보전의 산실, 한국을 대표하는 숲이다. 또한 울진‧삼척  한국특산식물이 다수 분포하는 중요한 서식지로 향후 정밀조사를 통해 산림생태계의 피해 규명이 필요하다. 

이 일대 삼척산림보호구역은 국내 최고의 야생동물서식지이다. 국립공원이나 백두대간 핵심지역에 견줄만한 멸종위기종의 보고로 환경부 멸종위기종과 문화재청 천연기념물 다수 서식하고 있다. 이번 산불로 인해 이러한 야생동물의 서식지 역시 큰 피해를 입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 울진삼척 산림보호구역 주요 생태자원 

-산림생태계

사진3. 100년 가량 된 금강소나무 군락사진4. 한국특산종 꼬리진달래

경북 울진과 강원 삼척의 경계를 중심으로 대경목의 금강소나무가 분포한다. 울진‧삼척의 금강소나무 군락은 유전 상태가 국내에서 가장 양호하고 크기와 규모도 국내최대이다. 수고15~20m, 흉고 60cm 이상의 형질이 좋고 유전자원이 우량한 소나무 도경계인 능선부 중심 분포한다. 이 지역은 빼어난 자연환경과 우수한 산림생태계를 보유하고 있으며, 주민들은 금강소나무를 터전삼아 송이 등을 채취한다. 금강소나무 군락과 함께 한국 특산종 꼬리진달래를 서식지로 중부온대림의 전형이다. 

이번 산불로 금강소나무가 불타고, 꼬리진달래를 비롯한 한국특산식물의 훼손이 광범위하게 일어났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금강소나무 고사로 인한 산사태가 우려된다. 고사한 나무로 인해 토사가 유실되고 이로 인한 산사태가 발생할 위험이 높아진다. 토양오염에 대한 조사도 정밀하게 이뤄져야 한다. 산불이 휩쓴 땅이 재로 변해버렸다. 큰비가 내렸을 때 토양이 쓸려가 물로 흘러들게 되었을 때 저서생물들의 서식지 변화에 대한 우려도 크다. 

-산양 및 멸종위기야생동물 서식지

사진 5. 울진에 서식하는 멸종위기Ⅱ급 삵사진6. 울진에 서식하는 멸종위기Ⅱ급 담비
사진7.  울진에 서식하는 멸종위기Ⅰ급 산양*녹색연합 무인카메라에 촬영된 모습

산불 피해지인 울진군 금강송면, 북면과 삼척시 가곡면, 원덕읍 일대는 700m 이상 고봉의 산악지대와 다양한 규모의 계곡과 폭포가 형성된 지역으로 야생동물 서식지에 적합한 환경을 가지고 있다. 2004년 환경부에서 실시한 ‘울진삼척봉화 지역 자연환경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울진군 북부와 서부, 삼척시 남부 지역 일대에는 야생 포유류 19종이 서식하고 있다. 특히 마지막까지 불길이 잡히지 않았던 삼척시 가곡면 풍곡리 용소골과 응봉산 일대는 야생동물 15종의 서식지로 울진삼척지역에서 가장 풍부한 생물다양성을 가진 공간이다. 멸종위기1급 산양과 수달을 포함해 멸종위기2급 삵, 담비, 하늘다람쥐 등 법정 보호동물도 6종이 서식하고 있다. 

희귀 조류로는 가막딱다구리가 소광리에서 서식한다. 올빼미는 응봉산, 소쩍새, 붉은배새매, 황조롱이, 말똥가리 등은 울진 북부와 삼척시 남부 지역에 널리 분포하고 있다. 이외에도 보호종으로 지정된 까치살모사, 맹꽁이 등 양서파충류도 서식하고 있다.

사진8. 울진삼척 산양 서식지 산불피해 현황. *녹색연합 울진삼척 산양 서식지 조사자료(2002년-2020년)

이번 산불 피해지는 멸종위기야생동물1급 산양의 주요 서식지이기도 하다. 1970년대까지 전국적으로 분포하던 산양은 서식지 파괴와 밀렵으로 인해 현재 600~700개체가 4개 구역에서 서식하고 있다. 산양이 집단적으로 서식하는 지역은 강원도 비무장지대와 민통선 지역, 설악산 인근 그리고 경북 북부 울진삼척 지역이 있다. 이중 울진삼척지역은 산양의 최남단 서식지로 생태적으로 큰 가치가 있다.

울진삼척 내 산양 분포지를 세분화하면, 울진군 지역은 삿갓재 주변의 능선과 대광천을 포함한 소광리 지역, 북면 두천리의 십이령 주변 능선과 계곡, 응봉산 지역 등이 주요 서식지다. 삼척시는 가곡면 풍곡리의 용인봉, 동활리의 복두산, 중봉산, 음지골, 용소골과 원덕읍의 사곡리 지역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중 삼척시 용인봉, 복두산, 중봉산, 음지골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서식지가 이번 산불에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마지막까지 불길이 잡히지 않았던 삼척시 가곡면 용소골 일대는 가장 많은 산양 서식흔적이 발견된 주요 서식지다. 용소골은 응봉산에서 발원하여 덕풍마을까지 이어지는 계곡으로 거친 기암절벽으로 이루어져 산양 서식에 적합한 지형이다. 이 외에도 화재 초기 피해를 입었던 울진군 북면 장재산에서도 산양 서식지가 발견된 바 있다. 화재 초기 빠른 속도로 불길이 번지면서 미처 피하지 못한 야생동물들의 피해가 우려되는 지역이다.  

사진9. 산양 먹이급이대 인근 산불피해사진10. 산불에 그을린 산양 분변자리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 산불 피해 대책

울진삼척 산불은 국가적 재난으로 기록에서도 최대였다. 산림과 자연의 역사에서도 역대급이었다. 특히 한반도에서 역사를 기록한 이래 산림보호구역 즉 최고 수준의 산림생태계와 자연 보호구역이 피해를 입은 것은 처음이다. 그래서 산불로 훼손된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을 치유하고 복원하기 위한 노력은 이번 산불 재난을 극복하는 정부의 손길과 노력에서 끝까지 노력해야하는 일이 될 것이다. 산림보호구역의 산림생태계가 산불로 어떤 피해를 입었는지 정밀하고 깊이 있는 조사를 실시해야 한다. 산림생태복원의 원칙과 방향을 세우고 실제 자연과 산림의 생명력을 증진시키는 복원의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 학계, 민간 등의 협력이 필요하다. 산림생태계를 실태를 정확히 규명하는 전제 위에서 자연과 산림이 회복되도록 해야 한다. 산림생태복원의 기본 원칙을 확인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번 봄부터 실천해야 할 과제를 도출하고 즉시 시행해야 할 것이다.

울진삼척 산불 피해 산림생태복원의 원칙과 방향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의 법령과 IUCN(국제자연보전연맹) 복원기준 의거 작성)
1. 정확한 조사
산림복원의 출발은 조사다. 조사 없이 복원 없다 산불 피해가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정밀하고 종합적인 조사가 복원의 성패를 좌우 할 것이다. 울진삼척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의 산불피해를 입은 산림생태계에 대한 조사는 종합조사를 실시해야 한다. 식생, 식물상, 토양, 미생물, 포유류, 조류, 양서파충류 등을 비롯하여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의 생물다양성과 생태계가 산불로 어떻게 훼손되었는지,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를 규명하는 차원에서 진행되어야 한다.
울진삼척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의 깃대종은 식물에서 금강소나무, 꼬리진달래이며 동물은 산양이다. 산불로 깃대종이 어떤 피해를 입었는지 정밀 조사를 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올해부터 깃대종을 피해에서 구하고 복원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실천을 해야 한다.조사는 무엇보다 피해 지역의 공간조사와 분석을 기초로 한다. 울진삼척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의 산불피해를 입은 공간을 지표화, 지중화, 수관화 등으로 구분하여 지도에 공간정보를 기록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1차 산불 피해 현황 정보는 지도(디지털)정보를 바탕으로 마련되어야 한다. 특히 중요한 것은 조사 초기부터 통합적인 조사 정보를 담는 울진삼척산불피해 종합조사 공간정보를 GIS(지리정보체계)에 담아야 한다. 기초 조사에 충실한 GIS는 향후 산불피해지역의 산림생태복원에도 가장 중요한 기반 데이터 중의 하나가 될 것이다.

2. 생물다양성의 회복
울진삼척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의 산불피해 지역 복원은 철저하게 생물다양성의 회복의 관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피해지역이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이기 때문이다. 산림보호법에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은 ‘산림에 있는 식물의 유전자와 종(種) 또는 산림생태계의 보전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구역’ 이라고 명시되어 있다. 그 법적 지정 목적이 유전자와 종 및 산림생태계의 보전이다. 이를 포괄하여 국제적 기준으로 해석하면 생물다양성의 보호와 증진이 된다. 기후위기 시대, 전 지구적 차원에서 생물다양성의 보호와 증진의 핵심은 자연 및 산림 등의 보호구역 지정확대다. 이는 지난 2010년 나고야 생물다양성총회 이후 국제사회가 합의한 생물다양성 유지의 핵심적인 실천이 되었다. 산불 피해 지역을 산림생태복원하는 기준과 원칙에서도 생물다양성의 증진은 핵심으로 자리잡는다.

3. 유전자를 고려한 복원
울진삼척 산불 피해 지역의 산림생태복원에서 훼손이나 사라진 식물과 동물을 재도입 및 회복시키는 과정에서 유전자 교란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한다. 정확한 산림생태계 조사를 바탕으로 새롭게 식물과 동물의 재도입을 추진할 경우 울진삼척 산림보호구역에서 서식하는 종과 유전자가 달라서는 안된다. 복원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인위적인 발길과 손길이 이어지는 과정에서 외래식물 또는 귀화식물이 유입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 점은 IUCN을 비롯한 국제사회에서 자연생태복원 또는 산림생태복원에서 매우 중요하게 지적하는 원칙이다. 종합적이고 정밀한 조사를 통해 깃대종의 일부를 재도입하게 될 경우 유전자에 대한 섬세한 고려를 해야한다. 이를 위해 복원 사업에 관련된 절차 및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4. 자연기반 치유증진
산불 피해 지역의 복원을 추진함에 있어서 자연과 산림이 가지고 있는 스스로의 치유 능력이 최대한 발휘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자연은 인간의 행위에 수동적이기도 하지만 스스로가 회복되는 능력 또한 지니고 있다. 이를 위해 자연기반 치유의 기초이자 기반이 되는 정밀하고 종합적인 피해 생태조사가 우선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번 산불 피해 지역의 산림생태복원에서 어디서 어떻게 자연의 치유 및 복원을 도모할 것인지 검토해야 한다. 아울러 자연 치유를 돕고 유도하기 위한 부분적인 복원손길은 어느 정도 개입할 것인지 고려해야 한다.
서식지의 회복이 중요하다. 생태복원에서 서식지가 회복되면 종의 이입과 종다양성의 확보도 용이하다. 복원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2차 훼손이 이루어지지 않도록 적극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 2차 훼손은 그나마 남아 있는 자연치유능력을 없애는 결과를 가져 올 수도 있다. 복원을 위한 구체적인 시도에서 하나의 행위가 다른 서식지와 생물종의 회복에서 부정적 영향을 주는 것은 없는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자연 및 산림의 회복에서 기초되는 것이 토양 및 유기물질의 회복이며 미생물까지 고려해야한다. 토양조사는 회복을 가늠하는 기초가 된다. 이처럼 자연기반 치유회복에서는 토양의 피해와 정도를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번 울진삼척 산림보호구역에서 산불로 인해 원시성의 금강소나무가 많은 피해를 입었다. 소광리는 지켰지만 울진 북면 두천리, 덕구리 삼척 풍곡리 등의 산림보호구역에 있는 금강소나무는 산불로 인해 상당한 개체가 죽었다. 올 여름까지 금강소나무 고사목은 계속 발생할 것이다. 기존 서식지에 그대로 두게 되면 뿌리뽑힘, 쓰러짐 등의 상황을 발생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베어내게 되면 추가적인 2차 훼손이 일어날 것이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 좀더 깊이 있고 정밀한 대책 마련을 위해서 관계분야의 전문가들이 직접 현장에 들어가서 집중적인 조사와 토론을 통한 집단지성을 발휘하는 해법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5. 지속적인 모니터링
생태복원에서 사후 모니터링은 가장 중요한 원칙 중 하나다. 의사가 시술을 하고 환자의 상태를 꼼꼼히 확인하여 퇴원 및 완치를 확인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자연 및 산림 복원에서 모니터링은 복원 사업 그 자체다. 지금까지 국내의 많은 자연 및 산림 복원 사업은 장기적인 차원의 모니터링이 미흡했다. 산림생태복원을 추진하는 산림청이나 자연생태복원을 추진하는 환경부나 복원사업의 시작부터 생태계가 정착되는 사후까지 장기간에 걸친 모니터링을 추진하는 사례는 많지 않았다. 울진삼척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의 산불피해 모니터링이 내실 있게 진행되기 위해서는 산림생태복원 계획에서 구체적인 모니터링 계획이 포함되어야 한다. 산림복원사업에 대한 모니터링은 최소 30년은 기본으로 실시해야 한다. 숲이 하나의 완결적인 형태를 갖추기 위해서는 최소 30년이 필요하다. 복원사업이 시작되면 1년~10년까지는 1년에 4회 분기별로 모니터링을 해야 한다. 이후에는 1년에 1회 또는 2회로 분류군별로 정하여 실시한다.
형식적인 모니터링이 아닌 실질적인 모니터링이 되려면 지속성을 담보할 수 있는 수행 주체가 필요하다. 실제 모니터링을 수행할 공공기관 또는 고도의 공공성을 지닌 기관이 책임을 가지고 장기적인 차원에서 모니터링을 수행해야 한다. 책임 기관은 모니터링의 수행에 있어서 데이터 관리도 해야 한다. 장기적인 모니터링을 통해서 복원이 어떻게 진척되고 성과와 한계가 무엇인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자료와 정보를 구축하는 것도 중요하다.
아울러 모니터링을 실질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예산과 인력의 지원도 수반되어야 한다. 정부의 산림정책과 자연정책에서 시설을 설치하고 물리적인 사업을 하는 것에는 많은 예산을 지원하면서 모니터링과 같이 지속성이 요구되는 소프트웨어 분야는 예산에 인색하다. 이번 산불피해지역 복원사업의 모니터링에서는 이런 미흡함은 없어야 할 것이다.

2022.04.04
녹색연합

녹색연합 전문위원 서재철 (010-8478-3607, kioygh@greenkore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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