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멸종위기종 산양, 울진삼척 산불 피해 영향 확인

2023.05.30 | 산양

멸종위기종 산양, 울진삼척 산불 피해 영향 확인

  • 산불 피해로 서식지 훼손,  인근 지역 산양 서식 흔적 늘어
  • 산불 피해지 및 주변 지역 산양 보호 대책 및 서식지 복원 방안 시급

2022년 울진삼척 산불 이후 멸종위기종 산양 서식지 변화상이 확인돼 정밀한 조사와 서식지 보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녹색연합은 울진삼척 산불 이후 1년간 산양 서식지 변화 및 회복 양상 모니터링을 실시했다. 산불 피해를 입은 산양 주요 서식지를 중심으로 산양이 이동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산불 미피해 지역까지 흔적 조사와 무인센서카메라 모니터링을 진행했다. 그 결과 산불로 크게 훼손된 주요 서식지 주변 지역으로 산양 서식 흔적이 늘어난 양상을 확인했다. 산불 이후 서식 밀도가 높아진 것으로 추정되는 지역에 대한 조사와 산양 서식지 회복을 고려한 산불 피해지역 복원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응봉산 및 주변 지역 산양 서식지에 대한 대책 시급

산양의 주요 서식지이자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 응봉산은 작년 울진삼척 산불로 큰 피해를 입었다. 녹색연합은 덕구온천에서 응봉산 정상 방향 산불 피해지를 중심으로 산양 서식지 훼손을 조사했다. 산불을 피해 산양이 이동했을 것으로 추정하는 응봉산 정상 산불 피해지 주변, 삼척 지역을 모니터링한 결과, 1년 사이 산양 서식 흔적이 급격히 증가 한 것을 확인했다. 산불 피해를 입지 않은 응봉산 삼척 지역을 중심으로 대형 분변자리를 포함하여 200곳이 넘는 서식 흔적이 발견되었다. 산불 발생 직후에 이뤄진 조사에서는 분변자리 40여 곳이 발견되었던 것과 비교해 1년 사이 5배 가량 흔적이 늘어났다. 최근 한달간 무인센서카메라를 설치해 모니터링한 결과 다른 개체로 추정 되는 여러 산양이 30회 촬영된 바, 해당 지역 산양의 서식이 명확히 확인되었다. 작년 산불 이후 서식지의 교란(산불, 임도 및 복원 공사 등)이 여러 과정에 걸쳐 진행되었고, 산불 피해지와 가까운 지점 중 서식 환경이 안정적인 덕풍계곡 능선부 탐방로 인근으로 산양이 밀집해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산불로 인한 산양의 이동과 인근 지역의 서식지 변화상이 확인되는 가운데 정밀한 조사와 연구가 시급한 상황이다. 서식 밀집도가 높아져 다시 산양이 이동하는 경우를 고려해 주변 서식지 안정화와 로드킬 등의 위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자연회복이 진행 중인 산불 피해지의 경우 야생동물이 안정적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해당 구간의 탐방 제한 등 다양한 복원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특히 산양 서식지 산불 피해 조사를 위해 울진군 덕구 온천에서 응봉산 정상 방향 탐방로 관찰 결과, 산불 피해 고사목으로 인해 탐방 위험 구간을 다수 확인했다. 산불 피해 고사목이 금방이라도 탐방로를 덮칠 듯 아슬아슬한 가운데 여름철 집중호우와 태풍으로 인한 산사태 대비가 시급하다. 이미 일부 전소 구간은 흙과 암반이 아래로 쏠리며 패이고 있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어 탐방객 안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안정적인 생태복원과 산양 서식지 회복, 탐방객 안전을 고려해 탐방 제한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산불로 인한 산양 서식지 변화상

녹색연합은 산불에 의한 산양 서식지 피해 및 변화상을 모니터링하기 위해 울진삼척 산불이 발생한 작년 3월부터 12월까지 약 10개월간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는 산불로 인한 산양 서식지 피해와 계절별 변화를 기록하는 방식으로 진행하였다. 과거 조사에서 산양 흔적이 발견된 지점 중 산불 피해를 입은 지역인 울진군 두천리, 검성리, 응봉산 능선부와 산불을 피해 이동했을 것으로 예상되는 36번 국도 주변, 울진군 소광리, 삼척시 덕풍계곡 능선부를 중심으로 조사 지역을 설정했다. 14차례 현장조사를 통해 흔적 조사 등을 진행하고 무인센서카메라 28대를 설치해 산양과 야생동물 출현 빈도를 기록했다.

조사결과 산양은 산불피해지에 설치한 무인센서카메라 13개 중 10개 지점에서 관찰됐다. 4월부터 기존 서식지였던 산불 피해지에 출현하기 시작해 8월까지 출현빈도가 상승하는 경향을 보였다. 벌목 및 임도 보수 공사가 진행되는 지점에서는 출현하지 않거나 공사 이후 출현 빈도가 낮아지는 경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산불 피해지 주변 지역에서도 서식흔적이 발견됐다. 피해지 남쪽에 위치한 36번 국도에서는 도로 반경 20m에서 대형분변자리가 관찰되는 예외적인 변화가 발견되었다. 무인센서카메라를 통해 국도변 야생동물 유도 펜스를 넘어 도로로 접근하는 개체가 촬영되어 산불에 따른 서식지 이동과 로드킬 등 2차 피해의 위험을 확인했다. 

삼척·봉화 지역의 서식지로 연결되는 서쪽 지역에서는 벌목 및 임도공사 등 인위적인 개입이 있는 지역을 회피해서 출현하는 모습이 발견됐다. 이와 같은 결과를 종합하면 1차적으로 산불로 인한 서식지 이동이 발생하였고, 2차적으로 산불 피해지 복원 및 보수를 위한 임도, 벌목 공사의 영향으로 서식지였던 산불 피해지에 돌아왔다가 다시 회피하는 경향을 보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로 인해 산불 피해지가 안정적인 서식 환경이 될 때까지 피해지와 연결된 주변 지역에 산양 서식 밀도가 높아진 현상을 확인했다. 이에 산불 피해지와 함께 생태축이 연결된 주변 지역을 포함한 종합적이고 정밀한 모니터링과 서식지 보존을 위한 방안이 필요하다. 

녹색연합의 산양 서식지 보호 활동과 2022년 울진삼척 산불 피해 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울진삼척 산양 서식지 산불 피해 조사 보고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울진·삼척 산악산림지대, 낙동정맥의 깃대종 산양

한반도에 서식하는 산양은(영명 Long-Tailed Goral, Amur Goral; 학명 Nemorhaedus Caudatus) 아무르 산양 혹은 긴꼬리 산양으로 불리는 종이다. 한반도와 중국 동북지방, 러시아 동부 지역 산림 지대에 약 2,500~10,000 개체가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종의 국제 거래에 관한 협약(Convention on International Trade in Endangered Species of Wild Flora and Fauna, CITES) – 부속서 Ⅰ에 속하는 종이며 세계자연보전연맹(International Union for Conservation of Nature, IUCN) 적색목록(Red List)에 취약종(Vulnerable, VU)으로 분류되어 보호하고 있는 국제적 멸종위기종이다. 한국에서는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 문화재청 지정 천연기념물 제217호로 지정되어 보호하고 있는 국제적·국내적 절대보호종이다.

한국에서는 1950년대까지만 해도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 산지에 서식했으나 밀렵, 산림 개발에 따른 서식지 훼손으로 개체수가 줄어 1998년 멸종위기야생생물 1급으로 지정되었다. 많게는 1,600 개체 적게는 800 개체가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울진·삼척지역은 2004년 환경부 조사에서 산양 100 개체 이상 서식이 확인된 집단 서식지다. 강원도 비무장지대, 설악산, 월악산에 이은 국내 4번째 산양 집단 서식지이자 국제적으로는 최남단 서식지다. 해발 고도 500m 이상의 높은 고도를 선호하는 산양의 특성상 울진·삼척의 산악산림지대는 산양 서식에 최적화된 곳이라 할 수 있다. 울진·삼척 서식지가 건강하게 유지되어야 산양 개체 수와 함께 유전적 다양성이 증가될 수 있다.  또한 산양의 서식지를 보존함으로써 산림 식생과 이 곳에서 공존하는 다양한 야생동물을 지켜낼 수 있다. 산양이 서식하기에 안정적인 환경이 된다면 산림생태계가 풍요로워지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멸종위기종 위협요인이 된 산불

유엔환경계획(UNEP)은 2022년 산불에 대한 종합보고서를 통해 지금과 같은 속도로 기후변화가 진행된다면 2030년까지 전 세계 대형 산불이 14%, 2050년까지 30%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일상화, 대형화되고 있는 산불의 대비책 마련이 시급한 가운데, 이제 야생동물의 직접적, 간접적 피해에 대한 고려가 반드시 필요하다. 지난  2020년의 호주 산불로 인해 10-30억 마리의 동물이 죽거나 다쳤다.  기후위기 시대, 대형산불의 증가는 동식물의 멸종 위기를 가속화하는 또 하나의 거대한 위협요인이 된 상황이다.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된 응봉산 일대와 인근의 울진·삼척·봉화는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생물 중 5종의 포유류가 서식하는 지역이며(산양, 수달, 담비, 삵, 하늘다람쥐) 멸종위기종 포유류 외에도 도시의 숲에서 자취를 감춘 다양한 야생 동식물종이 공존하며 서식하고 있다. 한국 생물다양성의 보고라 할 수 있는 이 지역에서 산불은 생물다양성 악화를 초래하는 커다란 재앙이다. 기존의 서식지 위협 요소라 할 수 있는 밀렵, 광산, 송전선로, 도로, 터널과는 비교할 수 없는 생물다양성 악화 요인이 되고 있다. 지난 울진·삼척 산불 이후 기후변화로 인한 대형산불의 증가라는 전 세계적 위기 속 한국도 예외가 될 수 없음을 확인했다. 기후 재난, 특히 산불에 따른 멸종위기종 및 야생동물의 영향을 고려한 모니터링 계획, 서식지 복원 방안 등 멸종위기종 보전 정책에 있어서 기후 요인을 고려한 대응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첨부 자료<울진삼척 산불 산양 서식지 조사-무인센서카메라에 촬영된 산양  4/21-5/16>
<울진삼척 산불 산양 서식지 조사-산양 분변 자리 GPS 지도>
<덕구온천-응봉산 정상 방향 탐방로 위험 요인-산불 피해지 고사목>

<울진삼척 산불 산양 서식지 조사-무인센서카메라에 촬영된 산양  4/21-5/16>

*산불 이후 산양 서식 흔적이 급격히 늘어난 지역, 훼손된 서식지에서 산양이 이동해 밀집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

<울진삼척 산불 산양 서식지 조사-산양 분변 자리 GPS 지도>

*산불 이후 산양 서식 흔적이 급격히 늘어난 지역, 훼손된 서식지에서 산양이 이동해 밀집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


빨간지점 22.4월 산양 분변 흔적 / 파란지점 23.4월 산양 분변 흔적 / 노란지점 23. 4월 산양 대형 분변 흔적

<덕구온천-응봉산 정상 방향 탐방로 위험 요인-산불 피해지 고사목>

응봉산 정상 탐방로 산불 피해지 고사목
응봉산 정상 탐방로 산불 피해지 고사목
쓰러져 있는 응봉산 정상 탐방로 산불 피해지 고사목
쓰러져 있는 응봉산 정상 탐방로 산불 피해지 고사목
불탄 흔적이 남아있는 응봉산 정상 탐방로 나무 데크
불탄 흔적이 남아있는 응봉산 정상 탐방로 나무 데크

담당 녹색연합 자연생태팀 김원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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