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양을 지키는 산싸나이의 하루.

2013.09.17 | 산양

녹색연합 자연생태국의 야생동물 담당 활동가 한만형입니다.

수식어가 길기도 길죠? 저의 주요한 활동 중 하나는 현장에서 생태 모니터링을 통해 산양을 보호하는 일입니다. 물론 간간히 활동소식을 전하기에 어느 정도는 아실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만, 이번에는 저의 하루를 낱낱이(!) 공개해드리겠습니다. 여러분께서도 활동가가 되었다 생각하고 함께 따라와 주세요.

5:30am
기상. 전 날 준비해놓은 아침을 먹고 조사 장비를 챙겨 조사지로 출발! (산에서는 해가 일찍 지고, 해가 저버리면 위험하기 때문에 아침 일찍 출발하는 것이 좋아요!)

7:30am
장시간 등산로가 아닌 길로 다녀야하기 때문에 출발지에서 간단하게 몸을 풀고,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 셋째도 안전! 구호를 외치고 생태 모니터링을 시작합니다.

ys1

09:40am
등산로가 아닌 산길을 가야 야생동물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어요. 눈에 불을 켜고 야생동물 흔적을 찾기 위해 집중하다가… 앗, 노루의 똥 발견. 산양의 똥과 비슷하지만 약간 더 작아요. 산양의 흔적을 찾아가자!

ys2

11:20am
산양이 살기 좋아하는 환경인 바위지대에 도착했어요. 왜 산양은 이렇게 힘든 곳에 사는 걸까요? 산양은 나한테 왜 이럴까, 라는 생각을 하며 걷고 있을 때, 드디어! 산양의 흔적입니다. 산양의 흔적의 크기, 모양, 색깔 등 흔적의 상태를 파악한 후, 산양의 흔적이 발견된 곳의 위치를 지도에 표시하고 주변 환경의 특징들을 기록해요.

ys5

11:40am
허기가 지기에 시계를 보니 벌써 점심시간? 아침에 싸온 도시락을 꺼내먹어요. 산에서는 취사를 하지 않고 김밥이나 주먹밥을 싸와서 간단하게 먹습니다.

 

ys6

12:30pm
점심을 먹고 기분 좋은 상태에서 다시 산양 흔적을 찾고 있어요. 바위 절벽지대에서 산양의 대형 똥자리 발견! 가로 1미터 가량 되는 엄청난 크기의 똥자리..이런 똥자리… 이건 감격이에요. 기록을 하며 지도를 보니 벌써 저번에 설치해놓은 무인카메라 위치에 가까워지고 있네요.

13:00
무인카메라가 있는 곳에 다다랐어요. 주변에 무인카메라가 총 3대 설치되어 있네요. 무인카메라 모니터링 업무가 바로 시작됩니다. 노트북을 연결해서 사진자료를 회수하고, 건전지를 갈아줘요. 생생한 산양 사진이 많이도 찍혀있네요!

14:30
무인카메라 사진감상 삼매경에 빠져 시간 가는 것도 모르고.. 이때 얼른 하산을 시작해야 해요. 해가 지면 낭패거든요.

18:00
다행히 해가 지기전에 하산을 마쳤고, 숙소까지 무사히 돌아왔어요. 저녁을 먹은 후 오늘 하루 진행했던 자료들을 정리합니다. 그럼 야생동물 담당자의 하루는 끝,일까요…?

내일 조사 준비를 해야 합니다. 얼른 마치고 내일을 위한 휴식에 들어갑니다. 그럼, 진짜 끝!

 

● 산양?
산양은 약200만년전 태초의 모습부터 거의 변화하지 않은 채 남아 있어 살아 있는 화석 동물, 고대 동물로 불립니다. 주로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함한 바위 지대에 살고 있지요.
산양은 CITES(멸종위기에 처한 동식물 교역에 관한 국제협약) 부속서-1에 등재되어 있으며,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Red List)에 취약종(VU)에 등록되어 국제적으로 보호받고 있어요. 국내에서도 산양은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종1급이자 문화재청 지정 천연기념물217호로서 법적으로 보호받고 있는 동물입니다.
산양은 과거 백두대간 전 구역에 널리 서식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현재 과도한 서식지 파괴와 무분별한 밀렵으로 인해 우리나라에서 600여 마리만 생존해있어요. 지금도 산양이 살고 있는 서식지는 파괴되고 있으며, 밀렵으로 인한 위험은 계속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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