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점으로 새를 살리는 녹색연합 새친구 활동, 태안에서 열려
– 한 해에 새 800만마리가 유리창에 충돌해 목숨 잃는 현실 바꾸고자 4년째 이어진 녹색연합 새친구 캠페인 – 그간 지자체 22곳에서 야생조류 충돌 저감 조례 제정하는 등 변화의 조짐 보여 – 근본적인 문제 해결 위해서는 건축물 관련 법제도 개선 절실 |
녹색연합은 오늘 (5월 28일) 충남 태안군 77번 국도 몽산포 교차로 부근에서 투명 방음벽 새 충돌 사고를 막기 위해 충돌 저감 스티커를 붙였다. 유리창 새 충돌 문제를 알리고 개선하기 위해 모니터링과 저감 사업을 벌이는 녹색연합 시민모임 ‘새친구’ 6기의 이번 현장 활동에는 시민 30여명이 함께 했다. 현장 활동에 앞서 녹색연합이 두 차례 진행한 모니터링 과정에서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II급인 새매를 포함해 물까치, 참새, 멧비둘기 등 투명 방음벽 충돌 새 사체 10여 구가 발견되었다.
서울, 경기, 충남, 광주 등 전국 각지에서 모인 참가자들은 방음벽에서 소리없이 죽어가는 새들의 죽음을 막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새친구 6기 활동에 열심히 참여했다. 이들은 스티커 부착 활동 전날인 27일 저녁 녹색연합과 국립생태원 외부연구원 김윤전씨가 함께 진행한 온라인 화상 교육을 통해 새 충돌 현황에 대해 배우고 모니터링 방법을 미리 숙지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매년 야생조류 800만 마리, 하루 평균 2만여 마리가 투명 유리창에 부딪혀 죽어간다. 환경부와 국립생태원이 2018년 발표한 연구 보고서에 따른 수치인데, 실제론 이보다 훨씬 더 많은 새가 죽는 것으로 추정된다. 녹색연합은 이같은 현실에 문제 의식을 가지고 지난 2019년부터 꾸준히 새충돌 저감 활동을 이어왔다. 특히 충남 서산시 649번 지방도 곳곳에 새 충돌 저감 스티커를 붙이는 작업을 매년 해왔다. 649번 지방도가 세계적인 철새 도래지로 유명한 천수만 근처에 있는 탓에 투명 방음벽 새 충돌 사고가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충남 서산에 거주하며 몇 년 째 매달 정기 모니터링을 하고 있는 녹색연합 회원 서한수씨는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새의 안타까운 죽음을 마주할 때마다 마음이 아프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면 뭐라도 한다는 심정으로 모니터링과 스티커 부착 작업을 해 오고 있다. 작은 활동이지만 90% 이상의 충돌 저감 효과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새가 충돌하지 않도록 5*10cm 간격으로 스티커를 붙인 유리창
녹색연합 활동가 유새미씨는 “녹색연합은 새친구 활동을 4년째 이어오는 동안 더디지만 분명한 변화를 확인하고 있다. 전국의 광역·기초자치단체 22곳에서 야생조류 충돌 예방 조례를 제정하는 등 지자체의 저감 노력이 시작되었고, 녹색연합이 꾸준히 저감 캠페인을 진행해 온 649번 지방도의 관리주체인 충남종합건설사업소가 올해부터 자체적으로 저감 스티커 부착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물론 새 충돌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저감 스티커 부착만이 능사는 아니다. 사람과 새의 공존을 고려하여 건축 단계에서부터 저감 조치를 포함하도록 하는 등 좀 더 세심한 정책을 마련해야 할 때다. 더 많은 시민이 이 문제에 공감하고 함께 행동한다면 변화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다.”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