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제 21회 세계 환경의 날을 맞아

2016.06.05 | 환경일반

 

2016년 세계 환경의 날을 맞아

– 이윤보다 생명이 우선이다.

‘세계 환경의 날’이다. 유엔환경계획은 2016년 세계 환경의 날을 ‘야생동물 불법거래 근절’을 위한 해로 정했다.

 

우리나라도 1996년 6월 5일을 법정기념일로 지정한 이래 21년째를 맞고 있다. 지구 환경보전을 위한 다짐과 약속이 한국에서도 줄곧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올해 우리의 다짐은 단지 선언으로만 그치고, 우리의 약속은 엄중하지 못하다.

 

1967년 지리산을 시작으로 지난 4월 태백산국립공원까지 우리나라 국립공원 역사는 50년을 내려왔다. 하지만 2016년 오늘, 그야말로 대한민국 국립공원은 위기다. 국립공원을 포함해 5개의 보호구역으로 묶여 있는 설악산은 또다시 케이블카 격랑에 휩싸이고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국립공원인 지리산도 개발광풍의 상징인 케이블카 앞에 처연하다. 제 21회 세계 환경의 날에 우리는 바야흐로 케이블카 전성시대를 국립공원을 필두로 맞고 있는 셈이다.

 

그리고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참사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정부의 무능한 대처는 생명보다 이윤이라는 참혹한 현실을 더욱더 부채질했다. 1991년 ‘유해화학물질관리법’이 제정된 이래 2014년 기준으로 국내에서 유통된 화학물질 중 19%만을 대상으로 유해성 심사를 완료했다는 정부 발표는 뻔뻔하기까지 하다. 가습기 살균제 참사는 대한민국 최악의 환경참사로 기록될 것이다.

 

또 서울은 이제 숨 쉬는 것 자체가 위험한 곳이 되어가고 있다. 정부 발표에서도 서울 공기는 일주일 중 이틀이 미세먼지 가득하다. 하지만 개선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화력발전, 자동차 등 미세먼지 문제에 대한 원인은 진단되었지만, 관련 업계의 뒷심 탓인지 여전히 정부는 근본적인 해결을 미루고 있다. 속도를 근간으로 한 막무가내 자본의 이윤추구는 이제 우리가 마시는 공기까지도 망가뜨리고 있는 것이다.

 

세계환경의 날을 맞아 우리 정부는 정신이 없다. 광폭으로 질주하는 자본에 대해 설악산으로 지리산으로 환경부가 나서서 길잡이를 자처한다. 가습기 살균제 문제를 수년 전부터 알고 있었으면서도 무능으로 일관했던 정부는 이제야 대책마련에 호들갑이다. 미세먼지 문제의 주범인 경유차에 대해서는 여전히 미온적이며 화력발전을 정당화하는 부실한 에너지정책을 우리 정부는 고수하고 있다.

 

6월 5일 ‘세계환경의 날’인 오늘, 우리나라 환경은 위태롭고 우리의 목숨까지도 위기에 처해있다. 설악산에 사는 산양처럼 우리 역시 위험한 지경이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가 처한 위기와 위험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길은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모든 생명이 제 몫의 삶을 온전히 평화롭게 사는 세상’을 위한다는 녹색의 가치다. 녹색 가치의 확산이 지금의 위기를 역전시킬 수 있다.

 

2016년 세계 환경의 날을 맞아 녹색연합은 녹색 가치에 근거한 우리의 다짐과 약속을 엄중한 실천으로 확장하고자 한다. 녹색연합은 설악산을 지켜내는 일에 온 힘을 쏟을 것이다. 설악산을 온전히 지키는 길은 또 다른 가습기 살균제 참사를 막을 수 있는 길이다. 그리고 피폐해진 우리 삶의 질을 회복할 수 있는 길이다. 그 모든 것이 이윤보다는 생명을 우선하고 지키는 한 가지 길이기 때문이다.

 

 

2016년 6월 5일

녹색연합

 

문의 : 정규석(010-3406-2320,nest@greenkore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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