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전기를 만들어 바로바로 씁니다

2013.07.18 | 행사/교육/공지

음식으로 치자면 땅도 살리고 몸도 살리는 유기농식단입니다.
한국전력(한전)에서 생산해 집으로 오는 전기는 원자력·석유석탄, 새 모이만큼 적은 양의 풍력·태양광이 섞인, 원재료 성분 비율을 알 수 없는 전기지만, 요즘 우리 집 기기들이 먹는 이 전기는 자연성분 100% 믿을 수 있는 원료로 만듭니다,
몸에도 좋고 이름도 예쁜 이 전기원료는 바로 햇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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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작은 태양광발전소

집에 설치한 태양광 발전기는 가로 1.6미터, 생산용량 250와트, 이사 갈 땐 가구처럼 달랑 들고 가는 작은 발전기입니다. 여기까진 흔히 보는 태양광 발전시설의 미니버전이지만 우리 집 태양광 발전의 포인트는 ‘생산해서 바로 쓴다’는 점! 보통 가정에 설치하는 태양광 발전시설은 생산한 전기를 한전으로 보냅니다. 전기를 판매하는 거지요. 집에서 쓰는 전기는 다시 한전에서 받아서-사서-쓰게 됩니다. 하지만 우리 집은 소형 인버터(직류 전력을 교류 전력으로 변환하는 장치)를 연결해 태양광으로 생산한 전기를 바로 사용하고 부족할 때 한전의 전기를 사용하게 됩니다.그러니 전체사용량 가운데 30kw는 믿을 수 있는 자연성분100%, 맞습니다.

 

옥상에 태양광 판넬을 설치하고 인터넷 선이 들어오는 구멍으로 전선을 넣어 인버터와 연결, 인버터의 전원을 가장 가까운 콘센트에 꽂는 것으로 설치가 끝입니다.
간단하지요? 아파트라면 베란다에 판넬을 고정하고 선을 연결합니다. 설치는 베란다가 훨씬 간편하지만 생산량은 아무래도 방향과 각도가 고정된 베란다보다 옥상에 설치하는 편이 더 낫습니다.
전기가 만들어지면 이 전기는 인버터와 가장 가까운데 있는 기기부터 사용하게 됩니다. 저희 집은 아마도 인터넷 공유기가 젤 먼저 사용하고, 하루 종일 켜져 있는 냉장고가 그 다음, 냉장고가 쓰고도 남으면 아이 기저귀 빨래로 날마다 돌아가는 세탁기가 주로 사용할듯합니다.

전기요금 4880원보다 중요한 것
일 년 가운데 낮 길이가 가장 긴 편인 5월 한 달 생산된 전기는 27KW/h, 6월 전기요금 고지서에 나온 전기사용량은 66kw으로 지난달 사용량 90kw에서 24kw가 줄었습니다. 올해 초 아이가 태어나면서 약간 늘었던 전기요금도 제자리로 갔고요.

우리 가족이 태양광을 설치한 이유는 요금을 줄이려는 목적은 아니었어요.
원래도 사용량이 80kw정도여서 줄어든 전기요금으로 태양광 설치비용을 회수하는 것은 ‘불가능’입니다. 그렇다고 굳이 완전한 에너지 자립을 꿈꾸는 것도 아니고요. 그보다는 아기가태어나면서 늘어난 전기사용분을 스스로 해결하고 싶었습니다. 전기사용량이 느는 것은, 우리 가족에게는 몇 천 원의 요금 증가이지만 도시 전체로 보면 송전시설의 확대, 발전시설의 확대가 필요해지는 일이니까요.
겨울이 되면 낮 길이가 짧아지는 만큼 전기생산량도 줄어들 것입니다. 하지만 날이 추워지면 냉장고 문도 덜 열고 빨래도 약간 줄 테고 선풍기도 사용하지 않을 테니 전기사용량도 줄어들겠지요. 이 또한 계절같이 자연스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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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녹색연합 회원 문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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