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녹색인문학 3강 – 생태적 감수성, 인간과 자연을 잇다

2013.11.06 | 행사/교육/공지

녹색인문학 3강은 생태와 감성, 인간과 문화의 문제를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생태적 감수성, 인간과 자연을 잇다’라는 주제로 문화와 감성에 대한 기존에 있던 근대사회의 위계적 이분법의 재조정을 다루는 출발점에 함께 서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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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사회에서 자연과 문화는 대립되는 관계로 인식되어 왔다. 문화는 인간의 창의와 노동을 수단으로 자연에 행하는 것에 대해 부가적으로 생산해낸 것이라고 규정하며 위계적 구조로 생각했다. 계몽주의 이후에 문화는 인간중심주의를 확장시킨 개념으로 발전되었다. 문화는 자연을 정복하거나 변형시킨 것이라 정의하고 문화가 자연을 변형시킬 수 있고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이며,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러한 인간중심주의 태도를 비판하며 자연과 문화는 대립되는 것이 아니라는 입장을 취하는 것이 생태적 감성이다.

지구상의 인류가 지구 곳곳에서 역사적으로 발현시켜온 다양한 문화와 생활양식들 이면에는 놀라울 정도로 보편적으로 자리잡고 있는 성향을 발견할 수 있다. 위험하고 불확실한 상황에 미리 대처하기 위하여 계획적으로 행동하는 경향성, 도구나 무기 같은 중요한 것들을 변형시켜 특별한 것으로 만드는 경향성, 변형적이거나 자기 초월적인 감정 상태를 경험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경향성이 그것이다.

DSCN1679이러한 특성은 흔히 문화적 행동으로 분류되곤 하지만, 진화과정에서 생존에 도움이 되었던 자연선택의 산물, 즉 유전된 선천적 경향으로 간주되어야 한다. 특이한 것은 자연과 인간, 타자와 문화의 영역을 화해시키는 보편적 경향성이 빈번하게 그리고 본질적으로 ‘미적인 것’ 또는 예술이라고 불리는 것과 일치한다는 점이다.

자연의 시간과 공간에 형태를 부여하고, 자연의 시간과 공간을 이해 가능한 형식으로 전환하는 행동과 감정, 즉 문화성과 변용성이 인간에게는 보편적인 욕구이다. 이 보편적 욕구를 미와 예술의 원천으로서 ‘생태적 감성’이라 부를 수 있다.

여태까지 문화는 건축물, 문학작품 등의 결과물, 산물로 개념 지었지만 생태적 감수성에서의 문화는 행동의 경향성으로 새롭게 이해된다. 그래서 자연의 존재와 인간의 문화를 수평적 관점에서 바라보고 인간의 보편적 이해를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우리는 문화와 자연이 서로 다르고 대립적인 것으로 간주될 수 없으며 문화는 항상 자연의 기반 위에서 자연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존재할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글 : 김영채(녹색인문학 장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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